탄수화물

탄수화물(炭水化物, 영어: Carbohydrate)은 생물체를 이루는 거대분자(macromolecule) 중 하나이다. 녹말, 셀룰로스, 포도당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탄소·수소·산소의 세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 유기 화합물이다. 생물체의 구성성분이거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등 생물체에 꼭 필요한 화합물로, 단백질, 지방과 함께 3대 영양소라고 불리며 탄단지로 외운다.

1 분류[편집]

1.1 단당류[편집]

단당류(monosaccharide)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탄수화물이며 세포의 주 영양분이다. 탄수화물은 1개의 카르보닐기(C=O)와 여러 개의 수산기(–OH)를 가진다.

분류 방법은 카르보닐기의 위치에 따라, 혹은 탄소골격의 크기(탄소의 수)에 따라 나눈다.

카르보닐기가 탄소골격 끝에 붙으면 알도오스(Aldose) 또는 알데하이드당(Aldehyde Sugars)이 된다. 카르보닐기가 탄소골격 내부에 있으면 케토오스(Ketose) 또는 케톤당(Ketone Sugars)으로 부른다. 아래의 표에서 C=O가 어디 붙어 있는지 잘 살펴보자.

대부분의 5-탄소 당과 6-탄소 당은 선형구조보다는 고리구조를 더 많이 형성한다.

1.1.1 선형구조[편집]

알도오스(Aldehyde Sugars) 케토오스(Ketone Sugars)
삼탄당: 3-carbon sugars (C3H6O3)
글리세르알데하이드.jpg 디하이드록시아세톤.jpg
글리세르알데하이드 디하이드록시아세톤
포도당의 초기 분해산물
오탄당: 5-carbon sugars (C5H10O5)
리보오스.jpg 리불로오스.jpg
리보오스 리불로오스
RNA 구성요소 광합성의 중간 생성물
육탄당: 6-carbon sugars (C6H12O6)
포도당.jpg갈락토오스.jpg 과당.jpg
왼쪽부터 포도당, 갈락토오스 과당
생명체의 에너지원

단당류가 이렇게 다양한 이유는 카르보닐기의 위치, 탄소 골격의 길이, 그리고 비대칭 탄소[1] 주변의 공간적 배열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갈락토오스와 포도당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둘의 차이는 4번 탄소(위에서 네 번째 탄소)에서 수산기(–OH)의 방향이 하나 다른 것 말고는 없다. 그런데도 둘의 성질은 많이 다르다.

여담으로 육탄당에서 포도당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포도당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포도당의 구조를 보면 3번 탄소의 수산기만 반대 방향인 것을 볼 수 있다. 갈락토오스는 4번 탄소 주변 배열을 제외하고 포도당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갈락토오스를 C4 epim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포도당에 대해 4번 탄소의 위치가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1.1.2 원형구조[편집]

고리구조라고도 한다.

  • 포도당의 선형구조와 고리구조 비교

포도당 선형구조 고리구조 비교.png

선형구조와 고리구조 사이의 화학적 평형은 주로 고리구조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당을 구성하는 탄소에는 번호를 붙이게 되는데, 이를 넘버링이라고 한다. 그림에서 1번 탄소가 5번 탄소와 결합한 산소에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포도당의 고리구조를 그릴 때는 관습적으로 3번 탄소에 붙은 수산기가 위로 가게 그린다.

  • 탄소를 생략한 고리구조

탄소 생략.png

모서리 부분이 탄소이다. 두껍게 그려진 선은 이 구조에서 앞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의미한다.

위 그림들에 나온 포도당은 전부 α-anomer이다. 6번 탄소와 1번 탄소와 결합한 수산기의 배향이 반대인 것을 α-anomer라고 부른다. 반대로, C6와 C1—OH의 배향이 같으면 β-anomer이다. 별 거 아닌 차이 같지만 아래의 이당류, 심지어 다당류의 결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과당의 고리구조

과당 고리.png

과당은 6탄당인데도 오각형 고리를 형성한다. 넘버링도 포도당과 다르니 조심해야 한다.

1.2 이당류[편집]

이당류(disaccharide)는 2개의 단당류가 글리코시드결합(glycosidic linkage)으로 연결된 형태이다. 글리코시드결합은 두 단당류가 탈수반응을 통해 형성한 공유결합이다. 당 사이의 글리코시드결합은 O-글리코시드결합이라고도 한다.

엿당은 맥주를 양조하는 데 사용되고, 설탕은 우리 일상생활에 친숙하며, 젖당은 우유에 많다. 유당불내증인 사람은 우유나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는데, 자세한 사항은 젖당을 참고하자.

이당류의 종류
이름 단당류의 종류 결합방식
엿당, 맥아당(maltose) 포도당 + 포도당 α(1→4)
셀루비오스(cellubiose) 포도당 + 포도당 β(1→4)
젖당, 유당(lactose) 갈락토오스 + 포도당 β(1→4)
설탕, 자당(sucrose) 포도당 + 과당 α(1→2)

위 표에서 α, β는 결합하는 포도당이 어느 anomer인지 나타내고 숫자는 결합한 탄소의 번호를 나타낸다.

  • 엿당의 합성

엿당 합성.png

1번 탄소와 4번 탄소의 수산기가 서로 만나 물이 빠지는 탈수 반응이 일어난다. 합성된 엿당은 α 1-4 글리코시드결합을 가진다.

  • 셀루비오스의 합성
  • 젖당의 합성
  • 설탕의 합성

설탕 합성.png


1.3 다당류[편집]

다당류(polysaccharide)는 단당류가 매우 많이, 대략 수백개에서 수천개 정도가 글리코시드결합으로 연결된 중합체고분자이다. 다당류의 구조와 기능은 다당류를 구성하는 당 단위체(monomer)와 글리코시드결합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1.3.1 저장성 다당류[편집]

급할 때 사용하려고 쟁여 두는 당의 형태이다. 식물은 녹말(starch)의 형태로, 동물은 글리코젠(glycogen)의 형태이다.

1.3.1.1 녹말[편집]

식물이 여분의 포도당을 비축할 때 쓰는 방법이다. 더 정확히는, 엽록체를 포함하는 색소체로 알려진 세포구조 내에 과립 형태로 저장한다. 필요할 때는 가수분해로 포도당 사이의 결합을 끊어서 꺼내 쓰면 된다. 인간을 비롯해 대부분의 동물들은 식물의 녹말을 가수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훌륭한 녹말 공급원에는 , , 감자, 옥수수 등이 있다.

녹말 알파.png

녹말의 종류에는 아밀로오스아밀로펙틴이 있다. 녹말의 가장 간단한 형태는 아밀로오스로, 1번 탄소가 4번 탄소에 계속 연결되는 α 1-4 결합이다. 이런 결합 각도에 의해 아밀로오스는 나선형이 되고, 가지가 없다.

800px-Amylose 3Dprojection corrected.png

Amylopektin Sessel.svg

아밀로펙틴에 가지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밀로펙틴도 계속 α 1-4 결합이지만 1-6 결합을 가진 곳이 하나 있다. 그곳을 가지점 또는 분기 지점이라 부른다.

1.3.1.2 글리코젠[편집]

동물이 다당류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아밀로펙틴과 유사한 포도당 중합체이지만 가지가 훨씬 많다. 간과 근육세포에 저장되고, 쓸 일이 생기면 역시 가수분해해서 포도당을 방출한다. 하지만 오래 쓰지는 못해서 인간은 하루 정도 포도당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저장해 두었던 글리코젠이 거의 다 바닥난다.

글리코젠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물질이다보니 지방으로 가끔 혼동하는 일이 있는데 글리코젠은 탄수화물이다.

1.3.2 구조 다당류[편집]

구조 다당류는 세포나 생명체를 보호하는 구조물의 재료 역할을 하므로 단단하다. 셀룰로오스(cellulose)는 식물 세포벽의 주된 구성 성분이다.

이당류에서 보았듯이 포도당은 α끼리 결합할 수도 있고 β끼리 결합할 수도 있다. 전자가 녹말이 되고 후자가 셀룰로오스가 된다. 녹말은 단위체가 항상 같은 위치에 놓이기 때문에 나선 구조를 이루려는 경향이 있지만 셀룰로오스는 포도당 단위체의 위치가 매번 이웃과 반대 방향이므로 곧게 편 직선형이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해보자.

셀룰로오스 베타.png

셀룰로오스는 서로 평행하게 놓였을 때 다른 셀룰로오스 분자와 쉽게 수소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식물의 세포벽은 이런 식으로 평행한 셀룰로오스 분자들이 다발을 이루어서 미세원섬유(microfibril)를 형성한다. 이런 구조는 견고하기 때문에 사람 살갗보다 식물이 좀 더 뻣뻣하고 단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셀룰로오스는 이런 β결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소화할 수 없다. 이걸 소화하려면 셀룰레이스(cellulase)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가 없다. 인간에게는 영양분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소화관을 지나는 동안 벽을 열심히 건드려서 점액 분비를 자극한다. 이 점액은 음식물이 부드럽게 통과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쾌변에 매우 중요하다. 식료품 포장지 뒷면에 "불용성 섬유질"이라고 적혀 있는 게 거의 다 셀룰로오스이다.

그런데 길어야 효과가 있으니 과일주스보다는 과일을 먹는 게 낫다.

그럼 초식동물들은 녹말만 먹고 사는가? 그렇지는 않다. 초식동물은 셀룰로오스를 분해해서 흡수한다. 그런데 자기들 스스로 안 하고 속에 살고 있는 원핵생물원생생물에게 시킨다. 소나 양 같은 동물들이야 원래 이쪽으로 유명하지만, 흰개미조차도 셀룰로오스 소화는 창자에 사는 미생물에게 시킨다! 갉아먹은 목재를 스스로 소화할 수 없기 때문. 셀룰로오스를 소화할 수 있는 곰팡이도 있다. 곰팡이는 위에 언급한 다른 미생물과 달리 진핵생물이므로 중복이라고 하지 말자.

동물도 구조 다당류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키틴(chitin)이다. 곤충, 거미, 갑각류와 같은 절지동물외골격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탄수화물이다. 이걸 세포벽 구성물질로 사용하는 균류도 있다. 키틴도 셀룰로오스처럼 β결합을 가지는데, 순수한 포도당이 아니라 포도당 단위체에 질소를포함한 다른 기가 붙어 있다.

  • 키틴 단위체인 N-Acetyl-Glucosamine(NAG).
N-acetyl-glucosamine.png

키틴도 인간의 뱃속에서 소화가 안 된다. 새우껍질이 어땠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그런데 인간의 세포는 키틴을 소화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키틴을 세포벽 구성물질로 쓰는 균류가 침입했을 때 그 세포벽을 소화해 버려서 퇴치하는 것. 일종의 면역 반응이다. 그래도 여전히 뱃속에서는 소화가 안 되니 주의하자.

키틴이 피부 등의 세포에서는 소화되는 성질을 이용해 수술용 실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수술한 부위가 치유된 뒤에 몸이 알아서 실을 분해하게 하는 것이다. β구조라서 실 자체도 강한 편이니.

2 각주

  1. 네 가지 서로 다른 원자 혹은 원자 그룹과 결합된 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