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

크로바 두벌식

Typewriter

컴퓨터키보드, 워드프로세서가 생기기 전에 대중적으로 쓰였던 글 쓰는 기계. 자판을 치면 금속활자가 튀어오르고, '리본'이라는 먹지에 부딪치면서 종이에다 글자를 찍는 원리이다.

원래는 워드프로세서의 발명 이후로 사라졌을 법한 물건이지만, 먹지 양식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도트 프린터와 함께 간간히 쓰이고 있다. 또한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찰칵찰칵하는 타자 소리나 고풍적인 디자인, 특유의 매력 등으로 현대인들한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재는 실용성이 뛰어난 타자기보다 타자 소리가 아름다운 것을 더 좋은 것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확실히 손으로 쓰는 것보다 빠르게 쓸 수 있었지만, 빠르게 쓰다보면 잉크 찍는 활자가 서로 꼬이기도 했다고 한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 기계식
    온전히 사람의 손가락 힘으로 활자를 치는 방식으로, 키압이 매우 높아 근육 피로도가 상당한 방식이다. 수십개의 자판과 활자가 하나씩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유지보수도 쉽지 않았다.
  • 전기식
    전기의 힘을 빌어 활자를 치는 방식으로, 키압이 대폭 감소하였다. 기계식의 구조보다는 다양한 구조의 활자뭉치가 등장했으며, 원판이나 구형(볼) 형태의 활자뭉치가 등장했다. 특히 IBM에서 개발한 구형 활자뭉지방식을 사용하는 셀렉트릭(Selectric)은 기존 선형 활자뭉치방식(typebar)의 단점을 불식시키고, 다양한 폰트로 교체하기 용이하여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 전자식
    인자나 종이의 움직임을 전자 회로로 제어하는 방식. 셀렉트릭의 후속 기종인 휠라이터(Wheelwriter)는 구형 활자뭉치보다 더 가벼운 데이지휠 방식을 사용하였으며, 반 스페이스보다 더욱 세밀한 마이크로스페이스 단위로 자간을 조절할 수 있었고, 아예 메모리를 내장하여 타자한 내용을 기억했다가 똑같이 인쇄해주는(...) 기능을 가진 모델도 출시되었다.
    컴퓨터로 이행하던 시절의 과도기적인 물건으로 전자식 타자기에 워드프로세서를 탑재한 방식도 있다. 당시에도 원시적인 프린터의 구조를 갖춘 워드 전용기가 있었으므로 이와 경쟁했어야 했다.
  • 인쇄전신기
    타자기와 전신을 결합한 형태로, 텔렉스 등에 사용되었다. 입력과 동시에 서면 기록을 남길 수 있었으며 출력 기능도 있어서 컴퓨터 초기 시절에 입출력 장치로도 활용되었다.

구조[편집 | 원본 편집]

  • 자판
    자판은 문자와 숫자 및 문장부호·특수문자로 구성되어 있다. 영어 자판은 일부 특수문자를 제외하고 대개 현대 키보드와 같은 QWERTY 배열이다. 한글 타자기의 경우 다섯벌식과 세벌식 자판이 우세했으나 네벌식, 뒤이어 두벌식이 표준으로 지정되며 세벌식은 빠른 속도와 한영 타자기 제작의 용이성으로 겨우 살아남고 다섯벌식은 몰락하고 말았다.
  • 활자
    글자가 새겨진 부분으로, 자판을 누르면 지랫대에 의해 활자가 튀어오르는 구조다. 전기 타자기는 이부분을 전동화하여 키압을 낮추어 피로도를 낮춘 방식이다.
  • 리본
    잉크를 먹인 먹지. 타자기 후기에는 수정용 테이프가 들어간 버전도 있어서 오타를 지울 수도 있었다.
  • 캐리지
    활자가 찍힐 용지를 잡아주는 부분. 왼쪽에는 리턴 레버가 붙어 있어 당길때마다 줄간격만큼 종이를 올리게 되어 있으며(라인 피드), 레버를 끝까지 당겨 캐리지 전체를 오른쪽으로 밀어 글자가 찍히는 위치를 맨 왼쪽으로 되돌리는 기능(캐리지 리턴)도 겸했다. 그래서 21세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이런 참사가.... 종이의 한 줄을 거의 다 채워 캐리지가 끝 지점에 가까워지면 종을 쳐서 알려주는 기능도 한다.
    캐리지 리턴의 흔적은 이스케이프 문자 \r로 남아있다.

언어별 타자기의 모습[편집 | 원본 편집]

Typewriter – Museu de la Tècnica de l’Empordà 69.jpg
  • 타자기는 현대 한국에서 한글전용 보급에 큰 기여를 했다. 한자 타자기는 소형 인쇄기 수준으로 복잡했기 때문.
  • 한글 타자기 역시 완성된 형태로 만들어지기까지가 순탄치 않았다. 타자기를 만들기 위해 풀어쓰기를 하거나 로마자 비슷하게 한글을 개조하자는 주장까지 나왔을 정도.
  • 한자를 쓰는 일본어중국어 타자기는 자판이 있는 대신 활자를 골라 한 글자씩 찍는(...) 방식의 타자기를 사용한다. 아예 로마자로 쓰는 방식도 있었다. 한국어의 경우도 음절 단위로 된 완성형 활자를 쓰는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타자기를 사용했으며, 한자를 사용해야 하거나 미려한 글꼴이 필요한 경우 인쇄소에서 주로 사용했다.
  • 현재 영문 키보드로 주로 쓰이는 QWERTY순 배열이 타자기 시절 활자 꼬임을 방지하기 위해 빠르게 치기 어렵도록 설계한 것이라는 설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
  • 독일어에서 쓰이는 QWERTZ, 프랑스어에서 쓰이는 AZERTY 역시 타자기 시절부터 유래한 것이다. 특이한 예로 베트남어의 AĐERTY가 있는데, 현재 베트남어 자판은 QWERTY를 사용한다.
  • 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아랍어 타자기는 캐리지(종이를 끼우는 부분)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줄바꿈 레버 역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민다.

이야깃거리[편집 | 원본 편집]

  • 타자기를 오케스트라악기로 쓴 음악이 있다. "The Typewriter"라는 경음악으로 1953년에 발표되었다. 타자기와 함께 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를 대신하기 위한 종도 함께 사용한다.
  • 톰슨 기관단총, 또는 토미건의 별명이 "시카고 타자기"다. 토미 건의 발사 소리는 타자기와 비슷하고, 시카고 타자기는 여타 타자기보다 소리가 큰 편이라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