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투치

Almond, rose and ginger biscotti.jpg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에서 기원한 길쭉하고 딱딱한 비스킷. 국내에서는 영어권의 용법을 따라 비스코티라 부른다. 그런데 사실 비스코티란 단어는 그저 비스킷이라는 뜻이라 본래 명칭과는 거리가 멀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과자를 보통 칸투치라고 지칭한다.

칸투치가 딱딱한 이유는 두번 구워 만드는 조리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굳이 두번 굽는 건 식품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어서 그렇다. 로마 제국 시기 활발히 쓰였던 제법이기도 한데, 칸투치의 뿌리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윗 사진과 같은 현대의 칸투치는 19세기 프라토(Prato)라는 마을에서 개량된 형태다. 프라토의 제과사 안토니오 마테이(Antonio Mattei)가 기존 레시피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칸투치를 만들었고, 이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널리 알려졌다. 그러면서 칸투치라는 과자 자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현대 칸투치 레시피는 마테이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다. 생겨난지 오랜 시간이 흐른 데다가 전세계적으로 즐기는 과자다보니 그 형태가 19세기에 비해 매우 다양해진 상태다. 마테이식 칸투치는 밀가루, 달걀, 설탕, 아몬드, 으로만 만든다. 그의 레시피를 비롯한 고전적인 레시피들은 대개 아몬드를 넣는 편이다. 피스타치오같은 다른 재료로 맛을 내는 칸투치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버터베이킹 파우더 등의 재료가 포함된 종류도 마찬가지다. 조리법을 살펴보면, 우선 반죽을 넙적하게 뭉쳐내어 통채로 한번 굽는다. 이후 갓 구워낸 반죽을 균일하게 썰어내고, 또 한번 굽고, 식히면 끝난다.

이름[편집 | 원본 편집]

  • 비스코티(Biscotti)
  • 칸투치(Cantucci) · 칸투치니(Cantuccini)
  • 비스코티 디 프라토(Biscotti di Prato) · 칸투치 디 프라토(Cantucci di Prato)

비스코티 디 프라토[편집 | 원본 편집]

역사[편집 | 원본 편집]

비스코티 디 프라토가 생긴 건 1858년이다. 2차 이탈리아 통일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어수선한 시기였다. 제과사 안토니오 마테이는 토스카나 프라토, Via Ricasoli 22(도로명 주소)에 그의 비스코티 공장(Biscottificio)과 가게를 차렸다.[1] 그리고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아몬드 비스코티를 팔기 시작했다. 그는 두번 굽는 조리법을 가진 사워도우(sourdough) 빵을[2] 기반으로 삼아 아몬드와 달걀 등을 넣고 새로운 비스코티를 만들어냈다. 이게 바로 프라토의 자랑거리가 된 비스코티 디 프라토다.

마테이의 제과점 외관

마테이의 비스코티는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그 명성은 이탈리아를 벗어나 해외에도 알려질 정도였다. 1861년에는 이탈리아 박람회에서 상을 받았고, 1년 뒤 62년에는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박람회에 소개되었으며, 1867년에는 파리 국제박람회에서 다시 한번 특별히 언급되기까지 했다. 또한 이름을 날리던 여러 인물들도 마테이의 비스코티를 즐겼다. 예를 들면 유명 요리저술가 펠레그리노 아르투시(Pellegrino Artusi),[3] 외교관이자 저술 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낸 쿠리조 말라파르테(Curzio Malaparte), 문학과 그림·조각을 넘나들던 아르덴고 소피치(Ardengo Soffici), 국내외로 호평받은 극작가 셈 베넬리(Sem Benelli),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이탈리아 대통령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Carlo Azeglio Ciampi)와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Bill Clinton)이 있다.[1]

이런 명성에도 불구하고 마테이의 자식들은 아버지의 일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가게는 마테이의 공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던 어네스토 판돌피니(Ernesto Pandolfini)에게 맡겨졌다.[4] 판돌피니는 마테이의 유지를 잇고자 노력했으며, 그의 가게와 공장을 운영하는 일은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마테이 제과점은 2008년에 창립 150주년을 맞아 행사를 치렀다.

이모저모[편집 | 원본 편집]

곁들이는 음식

칸투치니와 빈 산토

여타 비스킷들처럼 커피와 함께 먹는다. 물론 프라토에서 먹듯 디저트 와인과도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칵테일 안주로 삼아도 좋다. 전통적으로 칸투치는 스트로 와인같은[5] 디저트 와인과 함께 후식으로 나온다. 주로 곁들이는 와인은 토스카나 지방의 명물, 빈 산토(Vin Santo)다.[6]

먹을 때는 칸투치를 와인에 잠시 담갔다가 먹는다. 과자가 워낙 딱딱해서 조금이나마 먹기 편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고, 와인을 흠뻑 머금어 색다른 맛을 내기도 하니 이런 식으로 즐겨 온 모양이다. 물론 꼭 이렇게 먹어야 한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본고장에서도 호불호가 나뉘는지, 프라토 사람들끼리도 이 비스코티를 와인에 적셔먹어야 한다 vs. 아니다로 의견이 갈리는 중.[7]

칸투치와 함께 먹는 다른 음식들은 판나 코타, 젤라토 등이다. 또한 이 과자는 애프터눈 티의 티푸드로도 종종 등장한다. 한편 프라토에서는 시판 칸투치를 이 곳의 또다른 전통 비스킷, 브루티보니(비스코티 문서 참조)와 같이 묶어 판매하곤 한다. 이를테면 마테이의 제과점에서는 100년 넘게 사용중인 특유의 푸른 포장에 반씩 담아 팔고 있다.

관련 문서[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1.0 1.1 Antonio Mattei 제과점 홈페이지
  2. 사워도우는 이름처럼 시큼한 맛을 내고 '산성반죽'이라고도 불린다. 반죽의 젖산과 초산이 신맛을 내는 요인이다. 사워도우는 빵을 발효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호밀빵이 이 방식을 사용해 만든다. 빵을 만들 때는 반죽의 일정부분을 남겨두며 다음에 만들 빵 반죽에 사용한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 - 사워 도우
  3. 펠레그리노 아르투시는 마테이와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다. 아르투시의 글 중 마테이를 언급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4. 다만 곧바로 그가 맡게 된 건 아니다. 1904년에 마테이의 자식으로부터 판돌피니의 고모인 이탈리아 참폴리니(Italia Ciampolini)가 사업체를 인수하고, 이어 1908년 어네스토 판돌피니가 이를 상속받는 형식이었다. 출처:마테이 제과점 홈페이지 - Antonio Mattei
  5. 로마 때부터 만들어 온 달달한 와인이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 건조시킨 포도를 쓰는데, 이 때 포도를 짚 뭉치 위에 올려놓고 건조시키기 때문에 '스트로 와인(Straw wine)'이란 이름이 붙었다.
  6. 토스카나 주에서 전통적으로 생산해 온 화이트 와인. 달짝지근해서 디저트용으로 마신다. 빈 산토는 건조시킨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종종 스트로 와인의 일종으로 취급되곤 한다. 다만 빈 산토끼리도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 방식이 서로 다를 때가 많아 일반화하기는 곤란하다.
  7. Biscotti di Prato with Almonds 09 June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