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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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보나라(이탈리아어: Carbonara)는 이탈리아 요리파스타 중 하나다. 까르보나라라고도 표기한다.

본래 이탈리아어로 광부풍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중부와 남부의 산악지대에서 먹던 스타일의 파스타이다. 기원 자체는 대부분의 전통 음식이 그러하듯 언제부터인지 명확하지 않지만[1] 널리 보급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에 의해 퍼졌다는 설이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퍼트린 카르보나라는 미국적 취향이 가미된 크림 파스타인데 비슷한 조리법인 카르보나라가 이름을 뺏겼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이 이탈리아식 카르보나라와 미국식 카르보나라 둘 다 만들어서 시연한 적이 있으니 차이가 궁금하다면 참고해보자.

이탈리아의 카르보나라[편집 | 원본 편집]

기름이 엄청많은 볼살 햄, 구안찰레(Guanciale)[2]를 녹여서 갈아놓은 페코리노 로마노[3] 치즈와 푼 날계란을 함께 섞은 뒤 후추로 맛을 내어 만든다. 낙농업이 발달한 산악지대에서 햄은 상비식품이고 (그것도 가격이 안 나가는 기름햄.), 치즈 또한 저장식품이고, 계란은 아침마다 조달이 가능한 식품이니 결론적으로 산동네 라이프에 절대로 특화된 파스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조리법 자체는 간단한 편인데 은근히 실패율이 높은 요리이다. 생계란을 익히지 않고 소스화 시키는 기술이 난관이기 때문이다. 기름이 식거나 모자라면 뻑뻑하게 만들어지고 반대로 기름이 너무 뜨거우면 소스가 되기 전에 계란이 익어버려서 괴상한 식감이 된다. 또한 계란이 신선하지 않으면 비린맛이 나서 요리 전체를 망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계란 자체가 카르보나라 맛의 포인트가 된다.

계란의 고소한 맛이 특징이기 때문에 간혹 조리의 융통성을 위해 크림을 눈치 못 챌 정도로 살짝 넣기도 한다. 다만 미국인들이 이걸 전수받고는 취향에 맞춰 크림을 왕창 쏟아넣은 크림 파스타로 마개조하였고,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걸 한국과 일본 등지로 퍼트리고 만다.

한국에서의 카르보나라[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에서 카르보나라라는 메뉴 자체는 치즈 오븐 스파게티와 함께 피자집과 경양식집(패밀리 레스토랑)을 통해 들여왔다. 루에 볶은 크림 소스로 흥건하게 스파게티를 말아낸 뒤[4] 구운 닭가슴살을 얹은 것으로 당시 통용명은 치킨 크림 스파게티. 거의 99% 미국에서 건너왔음을 짐작케 한다. (닭을 넣는 방식은 이탈리아에 없다. 계란 낳아야 할 닭을 왜 잡아!)

이때부터 카르보나라 = 느끼한 흰 국수의 공식이 정착되었고 "있어보이는 현대도시녀성의 잇 아이템"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크림을 잔뜩 사용한 메뉴 자체가 한국에선 생소한 개념이었고, 평소 맵고 짜게 먹는 습관이 길들여진 한국인에게 우유와 버터의 느끼한 맛은 가히 치명적에 가까웠다. 2015년 당시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여자들조차 맛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 걸 보면 그 자체로서 괴리감이 큰 메뉴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토마토 스파게티, 오븐 스파게티, 알리오 올리오와 함께 가장 흥하는 파스타이며 여러 개의 파스타를 주문할 때 꼭 1접시는 들어가는 메뉴이기도 하다.

각주

  1. 조리법을 두고 보면 아마트리치아나가 그나마 유사하다.
  2. 베이컨으로 대체해도 된다.
  3. Pecorino Romano,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양젖치즈의 일종. 파르미지아노 치즈 혹은 그라나 파다노 치즈로 대체해도 된다.
  4. 소스가 국물처럼 많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긴다. 드라마파스타》에서도 이런 걸로 항의하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