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痔疾, Hemorrhoid[1], piles[2]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직장의 정맥총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부어올라 항문과 항문 안쪽에 고통을 유발하는 질병. 건강한 상태의 정맥총은 변을 볼 때 쿠션 역할을 해 도움을 주지만, 부어오르거나 염증이 생기면 변을 볼 때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엄청나게 불편한 고통을 준다. 죽을 정도로 괴롭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고통을 주기 때문에 치질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우며, 증상이 심하면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화장실에 가는 것마저 두려워지기도 한다.

치질의 정확한 원인은 불명이지만, 하복부의 압력이 증가하면 생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복부의 압력은 변비가 있거나 설사를 할 때는 물론,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증가한다. 특히, 임산부는 자연히 하복부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치질이 자주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항문쪽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치질이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의사가 진찰해보면 치질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치열, 치루, 종기, 사마귀, 진균 감염, 을 스스로 구분할 방법은 항문직촬을 하지 않는 이상은 없기 때문에 치질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하자면, 치질은 항문 내외가 부어오른 것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등을 다 포함하는 단어이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치핵만을 가리킨다. 때문에 이 문서에서는 치핵만을 다룬다.

증상[편집 | 원본 편집]

치질은 항문 밖으로 돌출된 외치핵과, 직장 내벽에 돌출된 내치핵으로 나뉘는데, 외치핵이냐 내치핵이냐에 따라 초기 증상이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질 환자는 외치핵과 내치핵을 동시에 앓게 된다(...). 다행히 어느 쪽이든 문제가 생기자 마자 바로 감지할 수 있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사람들이 부끄러워해서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치질은 다른 흉악한 질병에 비하면 치료가 간단한 편이니, 아래 증상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가자.

외치핵
대부분의 내치핵과는 달리 초기 부터 항문에 불편함을 유발한다. 샤워할 때든 휴지로 닦을 때든 항문을 만져보면 뭔가 튀어나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가 치질에 걸렸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혈전증이 생긴게 아니라면 이 고통은 대개 2~3일 내에 사라지지만, 부어오른 것은 몇 주에 걸쳐 가라앉는다. 또한, 내치핵과는 달리 상태가 심하지 않는 이상 피가 나오지는 않는다.
내치핵
대부분의 초기 내치핵은 외치핵과는 달리 고통이 없고, 대신 변을 볼 때 밝은 붉은색의 피가 나온다. 하지만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내치핵이 있는데 피가 나오지 않거나, 신경이 밀집한 곳에 생겨 초기인데도 큰 고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통은 있는데 피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피가 나오는 상태이나 양이 적어서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만약 이대로 냅둔다면 피가 나오는 양이 늘어 휴지로 닦았더니 갈색이 아닌 시뻘건 색이 나오는 풍경을 볼 수 있게 된다(...). 아니 아프면 일단 병원을 가라고 제발 다행히, 치질로 인한 출혈로 인해 빈혈이 오는 일은 매우 적다.

진단[편집 | 원본 편집]

다른 항문 관련 질환이 전부 다 그렇지만, 의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 진단한다. 항문 밖은 물론, 항문 안도. 의사에게 항문에 문제가 있어서 왔다고 하면 일단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는지, 증상이 나타난지 얼마나 되었는지, 항문에 이상한 짓(...)[3]을 하진 않았는지 물어본다.

그 다음엔 의사가 젤을 꺼내고 장갑을 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그거 맞다(...). 의사가 침대에 옆으로 누운 뒤, 바지를 내리고 한 쪽 무릎을 가슴팍으로 끌어당겨 잡는 포즈[4]를 취하라고 한 뒤, 먼저 항문 외부를 관찰한다. 그 뒤에는 의사가 직접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내치핵이 있는지 확인한다. 당신 항문의 순결이 의사에게 겁탈당하는 순간(...). 처음이 아닐 수도... 다른 도구를 써서 항문 안을 관찰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의사가 직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자주 쓰인다.

내치핵은 상태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되는데, 다음과 같다.

  • 1단계: 내치핵이 막 생긴 상태. 살짝 부어올랐지만 항문 밖으로 탈출하지는 않았다. 보통 무고통의 출혈이 일어나며, 외부에서 관찰하면 혈관이 도드라진 것을 볼 수 있다.
  • 2단계: 변을 보면 내치핵이 항문 밖으로 탈출하지만, 아직까지는 스스로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 출혈은 물론, 고통을 유발하므로 보통 이 때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3단계: 내치핵이 항문 밖으로 탈출하며, 스스로 다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 하지만 다행히도 직접 손으로 밀어 넣으면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
  • 4단계: 직접 밀어 넣어도 안 들어가지는 상태. 여기에 도달할 때까지 병원을 가지 않았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수술을 해야할 것이다.

치료[편집 | 원본 편집]

크게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시술, 수술의 4종류의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 이 넷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며, 보통 여러 개가 동시에 진행된다.

생활 습관 개선

제일 먼저 변을 보는 습관을 개선하라고 의사한테 듣게 될 것이다. 변기 위에 5분 이상 앉아 있는 것은 절대 좋지 않으며, 힘을 주는 것은 금기. 만약 변기 위에 앉았는데 변이 나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그냥 바로 닦고 일어나 다음 기회를 노리자. 만약 변비가 있어 배가 아프다면, 변기 위에서 힘주지 말고 병원을 가자. 배가 심하게 아플정도로 변비가 심하면 아마 관장을 하게 될 것이다. 변비를 막기 위해서는 섬유질 섭취가 중요한데, 섬유질은 변비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변이 시원하게 나오게 해주는 역할도 하므로 채소를 많이 먹자. 수분 섭취도 매우 중요하며, 하루 최소 6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정 귀찮다면 섬유질 보충제를 몇 알 먹어주면 된다. 변비 뿐만 아니라 설사를 일으키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치질이 있는 동안에는 괜히 이상한거 먹지 말고 안전한 것만 섭취하자. 좌욕을 하는 것도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의학적인 근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확실히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 좌욕을 할 때는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물의 온도를 맞추고 5~1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15분을 넘어가면 역효과가 나므로 적당히 하자. 참고로, 이 생활 습관은 치질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하면 치질 예방에 매우 좋은 것들이다.

약물 치료

외치핵에 바르는 연고와 내치핵을 치료하기 위한 좌약의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어느쪽이든 의학적인 치료 효과에 대한 증거는 적다.[5]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연고는 치핵을 치료한다기 보다는 진통 역할을 하며, 좌약은 변을 보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친다. 만약 처방전을 받았다면 하이드로코티손(hydrocortisone)이 들어간 약을 쓸텐데, 스테로이드 계열 약들이 다 그렇듯이 오래 사용하면 안 된다. 14일 이상 사용하는 것은 비권장되며, 부작용으로 피부가 얇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약을 끊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진통제로는 NSAID 계열이 흔히 쓰이며, 아세트아미노펜 역시 괜찮다.

시술

많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자주 쓰이는 시술은 rubber band ligation과 경화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rubber band ligation이란, 핀셋으로 내치핵을 잡은 뒤, 내치핵에 고무줄을 감싸서 치핵으로 가는 피를 막는 시술이다. 피가 흐르지 않는 치핵은 자연히 시들게 되며, 약 1주일 뒤에 변과 함께 떨어져 나가게 된다. 내치핵의 위치에 따라 이 과정에서 피와 고통이 있기도 하지만, 금방 가라앉게 된다. 만약 내치핵이 너무 작다면 의사 재량에 따라 핀셋으로 잡아 끌거나 으아아악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치료율은 83~87% 정도이며, 한 번의 시술로 2~3개의 내치핵을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술 자체가 간단하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으며, 관장이나 마취같은 사전 작업이 필요 없다. 게다가 1~3단계의 내치핵 모두에 적용가능한 시술. 하지만 4단계 내치핵이거나, 내치핵의 수가 너무 많으면 다른 방법을 쓴다. 경화액은 말 그대로 치핵을 경화시켜 부어오른 것을 줄이는 약물로, 치료율은 70% 정도. 다른 시술로는 레이저, 적외선, 전기 소작기 등등이 있다.

수술

3~4단계의 내치핵과 상태가 매우 심한 외치핵을 치료하기 위해 행하는 의사의 최종 수단. 만약 상태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데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면 진료비만 던져주고 살포시 다른 병원을 찾자. 치질 수술 자체가 출혈, 다른 병원균에 감염, 소변 장애 등등을 부작용으로 끌고 올 확률이 있기 때문에 정말 어지간히 답이 없지 않는 이상 수술까지 가지는 않는다.

각주

  1. 혹은 Haemorrhoid. 발음은 헤모로이드로 같다
  2. 일상에서 쓰는 말
  3. 항문을 자주 만졌는지, 혹은 뭔가를 삽입했는지 물어본다.
  4. 좌약을 넣는 그 포즈
  5. Lorenzo-Rivero, S (August 2009). "Hemorrhoids: diagnosis and current management". Am Surg 75 (8): 6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