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관제(Train dispatch; 鐵道管制)는 철도에서 철도차량 등의 운행을 집중 제어, 통제, 감시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철도 관제는 철도가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운행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행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제하며, 적법, 안전한 운행이 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실시하고,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수습하고 지시, 감독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보통 철도관제는 좁은 의미로 다룰 경우 이른바 철도교통관제로 여기에서 직접적인 열차 운행 통제와 전력 계통의 중앙 통제 만을 의미한다. 그러나, 포괄적인 범위에서 다루는 경우 이러한 교통관제 및 전력 관제의 범위 외에 여객, 화물, 승무, 차량, 시설, 신호 등 철도 내 각 부문에 대한 지시 및 의사결정을 포함하는 이른바 운행관리 전반을 포괄하게 된다.[1] 철도관제를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이른바 수송계획이라 불리는 철도회사의 각 부문의 기본 운영 계획을 적정히 실행될 수 있도록하는 전반적인 관리감독 업무라 할 수 있다.
철도관제의 관제사 또는 각 상황실 담당자는 과거 부문명을 따서 사령(司令) 등으로 칭해졌었다. 이는 군대와 같은 일사불란한 지시전달 체계가 강조되었기에 사용되었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일본에서는 군사용어에 가까운 해당 어휘를 피해 지령(指令)으로 칭하며, 관제센터는 지령소로 통칭하고 있다.
내용[편집 | 원본 편집]
협의의 철도관제[편집 | 원본 편집]
- 철도교통관제
- 직접적인 열차 운행의 조정, 통제를 의미한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열차의 운행 상황을 열차 집중 제어 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서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이다. 지연 등 운행상의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른바 운전정리라 불리는 조치, 예를 들어 열차의 간격 조정(조하 내지 조상) 지시, 운행순서 변경, 대피, 운행선로 변경 등의 지시를 내리게 된다. 운전정리를 실시함에 있어서는 관제에서 직접 열차집중제어장치를 통해 신호기 및 선로전환기를 원격 조작하거나, 각 역의 로컬관제 등에 조작을 의뢰하게 된다.
- 전기운용
- 이른바 SCADA라 불리는, 전력설비의 원격중앙제어 설비의 운용을 의미한다. 원격제어를 통해서 전차선이나 각 변전소 등 전력 설비의 상태를 감시하고, 그 운용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전력 공급 상태를 상시 감시하며, 필요에 따라서 송배전 계통을 변경하거나 전력을 차단(단전)하거나 다시 투입(급전)하는 등의 조치를 담당하게 된다. 또한 전기 단락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전력 확보와 복구 대응을 담당하게 된다.
광의의 철도관제[편집 | 원본 편집]
직접적인 철도교통관제를 지원하는 관제들로, 교통관제 등에서 직접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부문별로 어떤 현업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정보를 교환하고 결정을 내리는 기능을 한다. 과거에는 사령(司令) 등으로 불렸으나 고압적인 용어를 피하기 위해서 상황반 내지 상황팀, 지원관제 등으로 부른다. 일본에서는 지원관제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교통관제와 동일하게 지령이라 부른다.
- 여객지원
- 과거 여객사령 등으로 통칭되던 업무로, 여객이 쾌적하고 원활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각종의 조치를 지시하고, 사고나 장애 등이 발생하거나 할 경우 각 역, 승무사업소, 열차승무원 등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운행중단이 발생하는 경우 대체교통수단을 확보하거나, 승무원의 임시 투입, 승차권의 환불조치를 강구하여 각 역에 지시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담당한다.
- 물류지원
- 차량지원
- 시설지원, 전기지원
- 기계지원
- 신호지원, 통신지원
- 말 그대로 신호 관련한 조작과 통제, 통신설비에 대한 통제를 담당한다. 관련된 유지보수 작업을 실시하거나 하는 경우의 그 통제를 담당한다. 업무 분장에 따라서는 전기 지원 또는 전기 운용에 통합되기도 한다.
구성[편집 | 원본 편집]
철도 관제는 일정 장소에서 모든 정보를 집산하여 거기에 맞는 지시를 각 현장에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기에, 이런 과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가급적 공간적으로 집약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할 수 있다. 특히나 최근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각 시설물의 신뢰성 향상 및 기능의 고도화에 힘입어 다수의 거점을 하나의 센터로 통합하는 움직임도 존재한다. 이렇게 집약한 시설을 관제센터라고 부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렇게 집중화 하다 보면 어떤 물리적인 장애가 생겼을 경우(통신 두절 등) 기능이 쉽게 마비가 될 수 있으며, 또한 현장과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지시의 정확성이나 적정성이 약해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고, 또한 과도한 정보가 집산되어 처리의 지연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최적화된 관제 체계가 어떤가에 대해서는 늘 논란이 존재한다.
그래서 대개의 철도는 한 장소에 모든 걸 집약하기 보다는 선구 단위 내지는 지역 단위의 관제소를 두어 운영하는 것이 보통이며, 또한 필요에 따라서는 선로전환기나 신호기의 취급을 집약하기 보다는 이른바 로컬 취급이라 하여 각 역이나 신호취급실(signal box)에 역할을 분담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CTC 등을 도입하였다고 해서 각 역의 로컬 관제 기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로컬 관제의 역할이 확대되어 인접한 역의 관제기능까지 포괄하기도 한다.
- 한국
- 한국의 경우, 국가가 관할하는 국철 노선은 하나의 통합관제센터에 집약되어 있다. 과거 철도청 시절에는 서울, 대전, 순천, 영주, 부산 등 5개 지방청 별로 각각의 관제실이 존재하였으며, 이와 별개로 경부고속철도 구간을 관할하는 고속관제실이 따로 존재했었다. 그러나 공사화 이후 관제업무가 국가사무로 잔류하면서 하나의 통합관제센터로 집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철도교통관제센터의 위치는 수도권 모 처로 잘 알려져 있으나, 법률상 국가보안시설로 위치를 공식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 한편 각 도시철도는 대개 노선별로 관제실이 존재하는 게 보통이지만, 서울시의 경우는 1~4호선과 5~8호선이 집약되어 관제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다만, 최근의 조직 합병으로 두 관제센터와 9호선 관제를 아우르는 통합 관제센터 설치가 추진중이다.[2]
- 미국
- 1급 철도들의 경우 회사별로 자체적인 통합 관제실을 두고 있다. 유니언 패시픽 철도(UP)의 경우는 네브라스카주의 오마하시에 해리먼 디스패칭 센터(Harriman Dispatching Center)를, BNSF철도는 텍사스주 포츠워스에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센터(Network Operation Center)를 두고 있다.
- 일본
- 영국
- 영국은 12개의 ROC(Rail Operating Centre)를 두고 있다. 초기엔 14개까지 ROC가 증가하였으나, 이후 2개가 정리되었다.
- 독일
- 스위스
- 스위스는 4개의 관제센터(BZ: Betriebszentral)에 운전업무를 집약하였다. 로잔에 BZ West, 취리히 공항에 BZ Ost, 그리고 폴레지오에 BZ Süd, 그리고 올텐에 BZ Mitte가 위치한다.
조직[편집 | 원본 편집]
한국 철도에서는 관제업무는 국가사무로, 한국철도공사가 국가로부터 위탁을 받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철도공사에서는 다시 지원관제에 대해서는 본사에 지원부문을, 철도교통관제센터에 종합관제실 조직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CTC가 지원되지 않는 구간(비CTC역)이나 열차의 착발이 많거나, 입환이 많거나, 노선의 분기 등이 있는 등 운전상 필요한 곳은 각 역에 로컬관제를 두어 처리하고 있다.
관제사[편집 | 원본 편집]
철도교통관제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은 철도교통관제사로 부르며, 흔히 줄여서 관제사로 칭한다. 과거에는 철도에서 소정의 근무경력을 채운 사람에게 관제사 자격을 부여하는 형태였으나, 2017년부터는 소정의 학과 및 실기 교육훈련을 수료하고, 소정의 학과 및 실기시험을 합격하여야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게 바뀌었다.
관제사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업무를 수행한다.[3]
- 운행하는 열차의 제어, 통제, 감시
- 열차 운행선 지장 작업과 관련한 협의, 지시
- 운전정리의 결정 및 지시
- 철도사고 및 운행장애에 대한 대처
로컬관제[편집 | 원본 편집]
로컬관제는 관제라 불리지만 실질적으로는 역 또는 차량기지에 소속된 인원으로, 관제사의 지시 및 의뢰를 받아 조작반을 조작하여 신호기 및 선로전환기 등의 취급을 담당하는 업무 내지는 조직이며, 이를 수행하는 사람을 로컬관제원이라고 한다. 과거 로컬관제원은 운전원, 열차운용원 등으로 호칭되어졌다. 통상적으로는 1개의 역 내지 차량기지의 신호기와 선로전환기를 담당하는게 보통이지만, 편제에 따라서(특히 단선 구간) 여러 개의 역을 원격 제어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통신수단이 제한되어 있는데다 역의 설비들은 인력을 요하는 것들이어서 역의 재량이 그만큼 컸으며, 이를 총괄 결정하는 역장의 판단이 중시되었었다. 그러나, 현재는 제어기술의 발달과 자동화로 인해서 역의 운전업무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관제의 결정과 지시가 우선되는 추세이다. 다만, 모든 조작을 관제센터에 집약시키는 건 통신의 한계 등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사고 등의 유사시에 현장확인과 보고, 대용신호 및 분기기의 수동 취급, 대용폐색식의 사용이나 선로 유지보수 등에 부대한 안전확보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로컬관제의 배치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상당 수준의 자동화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고 또 무결성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비용효율성 면에서나 안전 면에서도 불가피한 면이 존재한다.
또한, 로컬관제는 각 역의 입환이 있는 경우 그 역할이 중요한데, 역 구내에서의 이동상황을 통제하고 입환 현장의 수송원 및 기관사 등 관계 계원과의 협업이 중시되기 때문에 관제에서 원격으로 진행하기가 어려워, 입환이 있는 경우 로컬관제가 이를 전적으로 통제하게 된다.
원칙적으로는 관제센터에서 현장설비를 취급하고 필요한 경우 별도의 승인을 발행하여 로컬관제 취급을 하지만, 입환 및 반복착발이 잦거나, 스위치백 등 취약구간은 평시에도 로컬관제에 일임하는 형태(상시로컬취급)로 운영된다.[4]
컴퓨터(TTC)[편집 | 원본 편집]
시격이 좁은 도시철도 등에서는 소수의 관제사들이 모든 열차편을 신경쓰기 어렵다. 그래서 일정부분은 자동화하여 컴퓨터에 그 역무를 부여하는 데, 그 부분이 열차운행종합제어장치(Total Traffic Control)다.
시각표를 미리 주입해두어 진로개통 등의 조작을 자동화하고, 열차정보통신장치(TWC)로 열차 위치를 분석, 이를 종합화면에 보여주어 열차 운행현황, 지연 유무 등을 시각화한다. 지연 등으로 열차운행 상황이 상이할 경우 현시각에 맞춰 시각표를 변경하여 TWC를 통해 기관사나 차장에게 운행정보를 띄워줄 수도 있다.
넓게 가져가면 열차 승무원의 교번관리, 열차 예방점검 주기 등의 부가적인 정보도 뽑을 수 있다.
각주
- ↑ 국토교통부(2013). "철도교통관제 운영개선 연구용역(안)". PP.5
- ↑ 1~9호선 지하철 관제센터 통합 구축 추진계획(안), 서울교통공사, 2018.05.03.
- ↑ 김구영·권혁빈(2016). '철도교통관제사의 직무분류에 관한 연구'.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 논문집.
- ↑ 철도교통관제 운영개선 연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2013. p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