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여객 등급

"Great Railway Station at Chicago-Departure of a Train.", ca. 1880 - NARA - 535752.jpg

철도의 여객 등급(旅客等級 ; passenger class)철도 여객 운송에서 객실, 접객 등 여객에게 제공되는 편의를 구분하는 제도 내지 실무이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철도는 그 시스템의 특성상 대량 수송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이용객에게 균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런 극단적인 균질 서비스로는 이용객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철도회사로서는 영업 개선을 위해서 서비스의 차별화를 강구하게 되며 그 대표적인 방향이 등급별 서비스이다.

여객 등급 제도는 철도의 초창기부터 영국유럽 등지에서 발생하였다. 이는 전근대 사회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습귀족이나 신흥 부르주아지, 중산층, 노동자 계층 등으로 사회적 계층이 분화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계층별로 제도나 사회 서비스가 차등 적용되는 것이 통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은 현대사회에 와서도 어느 정도 유습으로 남게 되었으며 그 결과 철도 여객 운송에서의 등급제는 전근대적 뉘앙스가 희석되기는 했으나 현재까지도 대개 유지되고 있다.

구 공산권의 경우 계급제를 적극 부정하는 입장에서 여객 등급을 용인할 수 없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미 차량 기재의 차별이 있는데다 외국 여행객 등에 서비스 제공 등을 이유로, 1등을 '연석(軟席)', 2등을 '경석(硬席)' 정도로 부르며 등급제를 유지하였다. 이는 중국 철도에서도 그대로 사용중이다.

등급제도는 통상 좌석차량과, 침대차에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의 맞이방이나 라운지 등 부대시설의 사용 권한에 차등을 주거나, 열차의 부가설비, 주로 전망차같은 차량에 대해 상위 등급에게만 사용이 허용되는 등의 차등도 종종 존재하였다. 다만 현재에 이르러서 침대차의 연결이 줄어들고 좌석 위주의 영업관행이 흔해지면서 점차 등급제 운임은 특별차 내지는 특별좌석 정도로 그 적용 범위가 축소되는 추세이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 3등급제
    가장 전통적인 등급 체계이며, 여객선, 여객기에서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분 체계이다. 여객을 3개의 등급으로 구분하는 제도로, 등급별의 이름은 상중하 또는 1, 2, 3으로 부르거나, 민항 등의 관례에 따라서 퍼스트(first), 비즈니스(business), 이코노미(economy) 내지 스탠더드(standard) 등의 형태로 개별적인 명칭을 붙여 부른다. 현재에는 한 열차에 3개 등급을 두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은 편이다.
  • 2등급제
    현재 가장 흔한 등급 체계로, 2개의 등급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1등과 2등으로 구분하는 제도의 시초는 1954년에 유럽철도연합에 의해 가맹 철도회사가 동시에 2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을 결정하면서 시작된 것으로[1], 이후 빠르게 확산되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표준이 되었었다. 한국 철도의 현행 특실 제도나 일본 철도의 그린샤 제도 또한 2등급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 단일등급제
    등급체계 자체가 없는 경우로 흔히 모노클래스(monoclass)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대개 철도 중 도시철도광역철도에 해당하는 노선들은 통상 단일등급제를 기본으로 한다.
  • 변칙등급
    등급제도가 마케팅적 요소에 근간을 두기 때문에, 기존의 2등급제나 3등급제 제도에서 각 등급의 사이에 해당하는 등급을 끼워넣기 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즉, 자유석이 기반인 3등실이나 2등실에 좀 더 좋은 좌석을 예약제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시트를 제공하거나, 1등실 위에 더 고급의 좌석을 제공하는 특별1등을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좀 더 요금을 늘리고 차등을 만드는 마케팅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한국철도의 등급제[편집 | 원본 편집]

한국철도는 경인철도의 개통시에 일본의 관행에 영향을 받아 상등, 중등, 하등의 3등급제 운임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등급별 운임 수준은 일본의 관행과 유사하게, 중등이 하등의 2배, 상등은 중등의 2배를 적용받는 형태로 이루어졌다[2].

3등급제 제도는 이후 일제시대에도 지속 이어졌다. 이때, 각 등급은 일본의 경우와 유사하게, 1등급은 왕족이나 고관대작들 처럼 세습 작위를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 되었으며, 2등급은 재력을 가진 사업가나 회사원 정도의 중산층(middle class)을, 3등급은 그 외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등급 여객은 전 노선에 적용하는 것이 차량 등의 확보상 지극히 어려운데다, 실제 사용대상이 되는 목표 고객군이 극히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영업적으로는 경부선이나 경의선과 같은 국제 연결노선의 성격이 있는 노선이나, 경인선 처럼 외교관의 이용이 빈번한 노선에 국한되었다.

해방후에도 이런 관행은 그대로 남아서 3등급제 운임 제도는 계속 유지가 되어 왔다. 이후 1969년 2월 10일에 관광호가 데뷔하면서 객차 고급화에 부응한 운임 현실화를 하면서 특급열차의 3등차를 폐지하여 2등급제로의 전환을 꾀하였다.[3]. 그러나 이는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용객의 대대적인 이탈이 발생하였다. 당시에는 특급열차에는 1, 2등을, 급행열차보통열차에 대해서는 2, 3등을 적용하려 하였다가 여론의 논란이 지속되어, 결국 1969년 12월에 운임개정에서 단일요금제로 전환하는 조정을 단행하였고[4], 그 반대급부로 좌석지정료를 받으면서 특실차 지정을 하는 경우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형태로 개정하여 현재의 특실제도의 원형을 구성하게 되었다[5].

각주

  1. "鉄道ジャーナル", 2018년 11월호(제625호). p 53.
  2. . 손길신(2015). '최초의 경인철도 집중탐구'. 철도저널 18권 5호, 한국철도학회. pp.9-14.
  3. '텅빈 「요금인상」 특급열차 등급조정의 이면'. 매일경제 1969년 2월 14일 보도.
  4. '철도여객 요금을조정'. 매일경제 1969년 12월 20일 보도.
  5. '철도여객 운임 조정에 즈음하여'. 경향신문 1969년 12월 23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