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천자문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남조 양나라 때 양나라의 황제인 양무제의 명을 받아 주흥사(周興嗣, 470?~521)가 편찬한 4언 절구의 한시(漢詩)이다. 무려 4자 250절로 된 엄청난 길이의 한시인데 놀라운 점은 모든 글자가 중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문장이 8글자로 구성되어 있고 125개의 문장이 있다. 옛날부터 한자 학습 교재로 사용되었다. 한자 학습 교재로 사용되기 적합한지는 아래와 같이 의견이 갈리고 있다.

홍윤표 전 연세대 교수는 천자문이 전근대시기 아동 한자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천자문이 한자 교육에서 흔히 쓰인 이유로 하늘천 따지처럼 쉽게 외울 수 있고 아동이 학습하기에 분량이 적당하다는 것을 꼽는다. 아동 한자 교육을 위해 편찬한 3360자의 훈몽자회, 약 1500자의 유합, 2000자의 아학편보다도 분량이 적다.[1]

반대로 <천자문뎐>의 저자 한정주는 2006년 한겨레 신문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천자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한자 학습서가 아닙니다. 한자를 가르치려면 교육부에서 정한 상용한자처럼 쉬운 것부터 해야 할 터인데, 천자문에는 한문을 많이 아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학동들이 몰라도 될 어려운 한자들이 무척 많아요. 고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문서라고 할까요. 잘 뜯어보면 1천자 안에 중국의 고전, 고사 등이 응축돼 있어요.

홍윤표 교수가 천자문이 아동이 학습서로 적합하다는 의견과는 반대이다. 어린 아동 학습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고 하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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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편집 | 원본 편집]

천지현황 우주홍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도 크다.

宿

일월영측 진수열장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별은 자리를 잡아 늘어서 있다.

한래서왕 추수동장
추위가 오고 더위가 가니 가을엔 거두고 겨울엔 갈무리하여 둔다.

調

윤여성세 율려조양
윤달을 더하여 한해를 이루고 가락을 맞추어 양기를 돋운다.

운등치우 노결위상
구름은 올라가 비가 되고 이슬은 얼어 서리가 된다.

금생여수 옥출곤강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은 곤강에서 난다.

검호거궐 주칭야광
검은 일컬어 거궐이요 구슬은 일컬어 야광이라.

과진이내 채중개강
과일 가운데 진미는 오얏과 능금이요 채소 가운데 중요한 것은 겨자와 생강이라.

해함하담 인잠우상
바다는 짜고 강물은 싱거우며 비늘 달린 물고기는 물에 잠기고 깃 달린 새는 높이 난다.

용사화제 조관인황
복희씨, 신농씨, 소호 와 황제헌원

시제문자 내복의상
문자를 처음 짓고 옷을 지어 입혔지.

추위양국 유우도당
자리를 미루며 나라를 물려주니 유우 와 도당 이라.

조민벌죄 주발은탕
백성을 돕고 죄를 벌하니 주나라 무왕 과 은나라 탕왕이라.

좌조문도 수공평장
조정에 앉아 도를 묻기에 두 손으로 문장을 올리니,

애육여수 신복융강
백성을 아끼고 오랑캐가 신하로 복종하게 하소서.

하이일체 솔빈귀왕
멀고 가까운 곳이 하나가 되어 임금께 이끌려 따를 것입니다.

명봉재수 백구식장
봉황은 나무에 내려 울고 흰망아지 풀을 뜯으니

화피초목 뇌급만방
덕화가 초목까지 미치고 만방에 퍼지리.

개차신발 사대오상
몸에 털이 덮힌 것과 같이 4대5상을 지키고

공유국양 기감훼상
길러준 은혜를 공경하여 감히 상처를 내지 말아야 한다.

여모정렬 남효재량
여자는 정조를 따르고 남자는 재량을 본받아

지과필개 득능막망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고치고 배운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망담피단 미시기장
다른이의 단점을 입에 담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너무 믿지 마라

使

신사가복 기욕난량
믿었던 장점이 뒤집힐 수 있고 다른 사람 기량은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묵비사염 시찬고양
이 때문에 묵자는 실이 물드는 것을 탄식하였고 시경은 고양을 찬송하였다.

경행유현 극념작성
바르고 어진 것을 보고 행하여 지극히 생각하면 성인이 되고

덕건명립 형단표정
덕을 쌓아 이름을 세우면 바른 모양이 겉으로 드러난다.

공곡전성 허당습청
빈 골짜기에 울리는 소리처럼 또한 빈집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화인악적 복연선경
화는 악행을 쌓은 것이 원인이요 복은 선행의 결과이다.

척벽비보 촌음시경
커다란 옥 구슬이 보배가 아니니 작은 시간을 경주하여야 하여라.

자부사군 왈엄여경
부모를 모시고 임금을 섬기는 것은 엄정하면서도 정성스러워야 하는 것이니

효당갈력 충즉진명
효도는 마땅히 온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은 목숨도 바쳐야 하는 것이다.


임심리박 숙흥온정
깊은 곳을 만나도 살얼음 지나듯 조심하고 일찍 일어나 덥고 차가운지 살피는 것(이 효도하는 마음가짐이며)

사란사형 여송지성
난초와 같이 향기롭고 소나무처럼 굳센 것(이 충성하는 마음가짐이다.)

천류불식 연징취영
냇물을 쉬지 않고 흐르고 연못은 맑아 그림자를 비추듯

용지약사 언사안정
얼굴은 생각과 같게 하고 말은 안정되게 하여야 한다.

독초성미 신종의령
일을 시작할 때에 정성을 다하고 마무리 지을 때에도 신중히 하면

영업소기 적심무경
이를 바탕으로 이루는 업적이 끝없으리라.

학우등사 섭직종정
학문이 뛰어나 벼슬에 올라 직무를 맞고 정사를 돌볼 때에

존이감당 거이익영
벼슬을 맡아 팥배나무 밑에서 정사를 본 소공과 같이 청렴하면 물러날 때 칭송을 들을 것이다.

악수귀천 예별존비
즐거움에 귀천이 없으나 예절에는 존비가 있으니

상화하목 부창부수
상하가 화목하고 부부가 원만하며

외수부훈 입봉모의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안에서는 어머니의 뜻을 받을며

제고백숙 유자비아
모든 고모 삼촌의 아이를 내 아이라 여기고

공회형제 동기연지
형제는 서로 품어주니 같은 기운에서 나온 가지기 때문이고

교우투분 절마잠규
벗을 사귈 때는 가려서 사귀고 규범을 염두에 두어 절제하여

인자은측 조차불리
어질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여 떠나지 말아야 하고

退

절의염퇴 전패비휴
절의를 지키고 청렴히 물러나 이러한 (예의가) 이지러지지 않게 하여야 한다.

성정정일 심동신피
성정이 고요하면 심정이 편안하고 마음이 동요하면 정신이 피로하니

滿

수진지만 축물의이
참 뜻이 가득하도록 지키고 물욕을 멀리하라.

견지아조 호작자미
우아하고 절개가 있으면 관작은 스스로 오게 되어 있다.

西

도읍화하 동서이경
화하 의 도읍은 동서 2경이라

배망면락 부위거경
낙양은 북망산을 등지고 낙수를 마주하고 장안에는 위수와 경수가 흐르는 구나.

殿

궁전반울 누관비경
궁전은 울창한 숲에 쌓였고 누각에 올라 놀라운 경치를 보며

도사금수 화채선령
날짐승 들짐승을 그리니 신선 사는 그림이로구나.

병사방계 갑장대영
병사 옆을 열어 갑장 이 기둥을 마주하게 하고

사연설석 고슬취생
자리를 마련해 연회를 열고 비파를 뜯고 생황을 부니

승계납폐 변전의성
계단을 올라 납폐하는 신료들은 별인듯 번쩍이고

우통광내 좌달승명
오른쪽은 광내로 통하고 왼쪽은 승명에 닿아

기집분전 역취군영
이미 분전 을 모은 곳에 영웅들이 모였도다.

두고종례 칠서벽경
두고 와 종례 의 글 칠서 와 벽경

부라장상 노협괴경
각 부에 장군과 재상이 있어 고관이 즐비하여 길이 좁다.

호봉팔현 가급천병
여덟 고을을 봉지로 주고 천명의 군사로 지키게 하니

고관배련 구곡진영
높은 관을 쓰고 수레에 올라 바퀴를 구르며 갓끈을 떨치는 구나.

祿

세록치부 거가비경
대대로 받는 녹으로 부귀를 누리며 수레는 (제물로) 무겁고 가마는 가벼우니

책공무실 늑비각명
끝없이 쌓은 공적 비석에 세기는 구나.

반계이윤 좌시아형
반계의 (태공망)과 (탕왕을 도운) 이윤은 때가 도와 아형의 벼슬에 올랐고

엄택곡부 미단숙영
곡부에 궁전을 지은 것은 주공 단 이 아니면 누가할 것인가

환공광합 제약부경
환공은 제후를 널리 합쳐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구했지

기회한혜 설감무정
기리계 가 한 혜제를 회복시키고 부열이 무정을 감동시키듯.

준예밀물 다사식녕
준걸과 예사가 모이니 참으로 평안하구나.

진초갱패 조위곤횡
진과 초가 다시 패자가 되고 조와위는 연횡으로 곤궁에 빠져

가도멸괵 천토회맹
진은 위계를 써 괵을 멸하고 천토에서 회맹하였고

하준약법 한폐번형
어찌 (한고조의) 약법을 두고 한비자의 낡고 번잡한 형벌을 따를 것인가

기전파목 용군최정
백기 왕전 염파 이목은 군사를 가장 잘 다루었고

선위사막 치예단청
위엄을 사막에까지 떨치니 단청에 넣어 기리는 구나.

구주우적 백군진병
하우씨가 구주를 두어 백군이 진에 병합되고

악종항대 선주운정
산중 으뜸은 항산과 태산이라 임금을 정하는 운정이 그곳에 있으며

안문자새 계전적성
안문관과 만리장성, 계전과 적성

곤지갈석 거야동정
운남의 곤지와 부평의 갈석, 거야의 넓은 들판과 동정의 큰 호수

광원면막 암수묘명
아득히 멀리 줄지어 있으니 아득하고 묘연하구나.

치본어농 무자가색
다스림의 근본은 농업이니 때를 맞추어 심고 거두어야 하리

숙재남묘 아예서직
이제 남쪽 이랑을 일궈 나는 기장과 피를 가꾸어

세숙공신 권상출척
익으면 세를 내고 햇곡식으로 제사를 지내 상을 권하고 (못된 자는) 내쫓으리라.

맹가돈소 사어병직
맹자는 도타운 사람이었고 사어는 강직했으니

서기중용 노겸근칙
중용을 으뜸으로 삼고 겸손에 힘쓰고 경계해야지

영음찰리 감모변색
들리는 소리 자세히 살피고 거울에 비치는 모양 꼼꼼히 구별하고

이궐가유 면기지식
그 아름다움이 후세에 미치도록 그 덕을 쌓기를 부지런히 하며

성궁기계 총증항극
몸을 살펴 나무라고 탓할 일은 없는지 반성하고 총애가 늘면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태욕근치 임고행즉
위태로운 치욕은 부끄러운 일에 의한 것이니 수풀과 언덕에 있는 것이 도리어 다행이다.

양소견기 해조수핍
양소는 기회를 보아 관복을 벗으니 누가 핍박하였으랴

색거한처 침묵적요
한가한 곳을 찾아 살며 고요히 살며 침묵한 채

구고심론 산려소요
옛일을 두고 논장을 찾고 염려를 잊고 소요하니

흔주루견 척사환초
기쁜 일은 알리고 누추한 것은 보내며 슬픈 일은 마다하고 기쁜 일을 환영하리

거하적력 원망추조
도랑에 핀 연꽃의 이력, 동산에 자란 풀 가지

비파만취 오동조조
비파나무 만추에도 푸르른데 오동나무 일찍이 시들었고

진근위예 낙엽표요
고목 뿌리 덮은 낙엽 바람에 날리니

유곤독운 능마강소
댓닭 한 마리 홀로 해엄치며 노을진 하늘을 업수이 여기고

탐독완시 우목낭상
(한나라 왕총은) 독서를 즐겨 한 번 보면 상자에 넣은 듯 (잊지 않았다지)

역유유외 속이원장
가벼이 경솔하게 구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담장에도 귀가 있다 하기 때문

구선손반 적구충장
반찬이나 저녁밥이야 먹고 배를 채우면 그만인 것

포어팽재 기염조강
배부르면 재상의 요리도 물리게 되고 배 고프면 겨 지게미로도 족하니

친척고구 노소이량
친척이나 옛친구 노소에 따라 음식도 다를 밖에

첩어적방 시건유방
아내가 길쌈하여 어른 방에 수건을 받들고

환선원결 은촉위황
흰 비단으로 지은 부채 둥글고 깨끗하며 은촛대 불빛 밝으니

주면석매 남순상상
낮에 자고 저녁에 또 자려 푸른 대로 코끼리 침상을 만들지

현가주연 접배거상
거문고를 뜯고 노래를 부르며 주연을 열고 술잔을 들어 부딛히고

교수돈족 열예차강
손을 들고 발을 움직여 춤추며 이처럼 평안함을 즐거워하세

적후사속 제사증상
맏이는 뒤를 이어 제사를 지내어

계상재배 송구공황
이마를 조아려 두 번 절하여 송구하고 두려운 마음을 보여야 한다.

전첩간요 고답심상
편지는 간략히 요지만 쓰고 답신은 자세히 살펴서 하라.

해구상욕 집열원량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할 생각이 나고 열이 차면 서늘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

여라독특 해약초양
노새며 망아지, 숫송아지가 놀라뛰며 내달리듯

주참적도 포획반망
적도는 잡아 죽이고 배역자는 잡아들이리

포사료환 혜금완소
여포는 활 잘 쏘았고 의료는 돌 잘 던졌으며 혜강은 금을 잘켰고 완적은 휘파람을 잘 불었지

염필윤지 균교임조
붓을 만든 건 몽념 종이를 만든 건 채륜, 마륜의 교묘한 솜씨 임공자의 낚시대

석분리속 병개가묘
이러한 재주를 세상에 푸니 모두 다 뛰어나고 신기하였다.

姿

모시숙자 공빈연소
오나라 모타와 월나라 서시의 자태는 찡그린 모습도 아름다워라

耀

연시매최 희휘낭요
세월은 살같이 언제나 제촉하나 햇빛 달빛은 밝게 빛나

선기현알 회백환조
천문을 보는 기계 매달려 돌듯 그믐이 지나 다시 보름이 되니

지신수우 영수길소
손가락에 섶불을 단 듯 수양에 전념하면 영원토록 평안하고 길하리라.

구보인령 부앙낭묘
반듯하게 걸으며 옷길을 끌고 사당에 엎드려 예의를 다하고

속대긍장 배회첨조
허리띠를 단단히 묶어 긍지를 갖고 여러 곳을 두루 살펴라

고루과문 우몽등초
(이런 글을 쓴 나는) 고루하고 들은 것 없어 어리석단 꾸짖음을 면치 못하리

위어조자 언재호야
어조사에는 언재호야가 있다.

출처: 위키 문헌, 번역문 원문 퍼블릭 도메인

대중 문화 속 천자문[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박상현 기자. “국어학자가 분석한 천자문 인기 비결…"학습하기 적당한 양"”, 《연합뉴스》, 2022.04.25 작성. 2024.4.20. 확인.
  2. 이종근 기자 (2006년 2월 6일). “천자문이 999자인 거 아세요?”, 한겨레,. 2022.7.31.에 확인. (기사의 내용과는 달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1000자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