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Dimension

수학에서[편집 | 원본 편집]

초중학생들은 수학에서 말하는 차원이 좌표축의 개수인 것으로 생각하고는 한다. 수직선은 일차원, x, y축(가로, 세로)은 2차원, x, y, z축(가로, 세로, 높이)는 3차원, 이런식으로. 차원을 이렇게 생각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차원의 정확한 정의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발상이다. 차원의 정확한 정의는 선형대수학을 배워야 알 수 있으며, 선형대수학에서 차원은 단순히 벡터 공간의 기저의 원소의 개수를 말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일상에서 생각하는 3차원은 [math]\displaystyle{ \mathbb{R}^3 }[/math]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이 벡터 공간의 가장 단순한 기저는 [math]\displaystyle{ \left\{e_1,\,e_2,\,e_3\right\} }[/math], 즉 x축, y축, z축이기 때문에 축의 개수=차원이라고 흔히들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엔 다른 예를 들어보자. 최고차항의 차수가 [math]\displaystyle{ n }[/math]이하인 다항식의 집합을 [math]\displaystyle{ \Pi_n }[/math]이라 정의하자. 덧셈, 곱셈을 pointwise한 덧셈, 곱셈으로 정의하면 이 집합은 벡터 공간이 된다. 그리고 이 벡터 공간의 가장 단순한 기저는 [math]\displaystyle{ \left\{1,x,x^2,\ldots,x^n\right\} }[/math]이고, 원소의 개수는 [math]\displaystyle{ n+1 }[/math]이므로 [math]\displaystyle{ \Pi_n }[/math]의 차원은 [math]\displaystyle{ n+1 }[/math]이다. 문제는, [math]\displaystyle{ \Pi_n }[/math]을 현실 세계에서 직관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math]\displaystyle{ \mathbb{R}^3 }[/math]은 3차원 공간이라는 인간이 현실에서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다항식들의 집합을 현실에서 뭘로 표현한단 말인가? 요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차원은 수학에서 말하는 차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학교에서는 유클리드 기하학적인 관점에서 차원을 다룬다. 점은 0차원, 선은 1차원, 평면은 2차원, 공간은 3차원. 하지만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차원을 "입체의 단면은 면이다. 면의 단면은 선이다. 선의 단면은 점이다."로 정의했는데, 이는 3차원을 먼저 정의한 뒤에 차원을 줄여가면서 다른 차원을 정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 정의를 이용하여 푸앵카레는 4차원을 "단면이 입체인 도형"으로 정의했다. 같은 방법으로 임의의 차원이 정의 가능하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음이 아닌 정수 차원을 모두 정의할 수 있다. 그럼 자연히 드는 의문은, 무한 차원과 정수가 아닌 차원일 것이다. 일단 무한 차원은 찾기 쉽다. 선형대수학의 정의를 빌려 기저의 원소가 무한한 벡터 공간을 찾기만 하면 되기 때문. 모든 (음이 아닌 정수 계수) 다항식의 집합이 간단한 한 예이다. 그럼 소수점이 들어가는 차원은 어떻게 정의할까? 프랙탈 이론에서는 차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원 도형을 [math]\displaystyle{ r }[/math]배로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도형의 수를 [math]\displaystyle{ C }[/math]라 할 때, [math]\displaystyle{ C=r^D }[/math] ([math]\displaystyle{ D }[/math]는 차원).

예를 들어 유클리드 기하학삼각형은 크기를 2배로 확대하기 위해서 4개의 도형이 필요하다. 즉, [math]\displaystyle{ 4=2^D }[/math]이고, [math]\displaystyle{ D=2 }[/math]라서 2차원이다. 3차원 큐브는 크기를 2배로 확대하기 위해서 8개의 도형이 필요하고, [math]\displaystyle{ 8=2^D }[/math]를 풀면 [math]\displaystyle{ D=3 }[/math]이라서 3차원 도형이 된다. 그럼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어떨까? 2배로 확대하기 위해선 3개의 도형이 필요하고, [math]\displaystyle{ 3=2^D }[/math]를 풀면 약 1.585차원이 된다. 즉, 소수점 차원도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임의의 음이 아닌 실수 차원과 무한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