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세가

제갈세가(諸葛世家)는 무협물에 나오는 가문이다. 그 이름처럼 제갈씨로 이루어진 혈족이며 무협 소설 등지에서는 유력한 무림세가로 나온다.

기원[편집 | 원본 편집]

제갈씨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촉한의 승상이었던 제갈량인데, 무협물에 나오는 제갈세가는 으레 이 제갈량의 후손임을 자칭하고 있으며[1] 가문의 특색 또한 삼국시대의 군사로 활약한 제갈량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오해를 사기 쉽지만 무협 소설의 제갈세가는 중국이나 대만의 작품에 기원을 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설정이다. 제갈세가는 구무협 시절부터 한국 무협 소설에서 모습을 보였으며, 백상의 《제갈세가》(1994년)에서 정형이 확립되었다. 일례로 《제갈세가》에서 주인공 제갈신중은 가문의 보법인 천기미리보를 이야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후대의 다른 작가도 제갈세가의 가전무공으로서 천기미리보를 차용했다.

통속적인 묘사[편집 | 원본 편집]

제갈세가는 오대세가, 십대세가 등 유력 집안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리적으로는 섬서성 한중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현실에서 제갈량의 묘지인 무후묘(武侯墓)가 한중 인근에 있기 때문이다.

제갈량의 후예로서 대개 지략이 아주 뛰어난 가문으로 묘사된다. 신기제갈(神機諸葛)이라는 별명마저 있을 정도. 그러나 그 반면 무공의 수위는 유력 무림 조직 중에서는 낮은 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 대신 기관에 대한 지식이나 진법 같은 것에 도통해 있다는 설정이 보편적이다. 특히 진법에 관해서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자주 나오는데, 이는 제갈량의 팔진 전설에 영감을 받은 설정일 것이다.

안습한 대우[편집 | 원본 편집]

제갈무후의 전설에 비해서는 무협 소설에서 제갈세가의 대우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무림맹이 나올 경우 군사(참모) 및 총사 역할은 대개 제갈세가의 차지이며, 지적 노동 또한 제갈세가의 전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힘 쓰는 무부(武夫)나 뜬구름 잡는 소리밖에 못하는 도사승려가 주축을 차지하는 무림맹에서의 실무자 역. 덕분에 만년 2인자라는 설정도 자주 있다.

더구나 무림은 이래저래 완력을 대우해주는 세계라 머리를 쓰는 제갈세가를 경시하거나 소외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정의 작품도 많다. 여기에 가전무공이 다른 명문에 비해 손색이 있다는 통설까지 어우러져 제갈세가가 무림에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피해의식을 느낀다는 클리셰가 생겼다.

무공[편집 | 원본 편집]

판관필

지자(智者), 문사의 인상이 강한 제갈세가의 무공은 사실 그다지 강조되지 않는 편이고, 제갈세가는 주로 진법에 관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제갈세가가 무공을 선보일 경우에는 섭선, 판관필 따위의 선비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무기를 사용하곤 한다.

그 외에도 비도술 등에 뛰어나다는 설정 또한 간간히 눈에 띄며, 보법으로는 천기미리보(天機迷離步)가 유명하다.

각주

  1. 실제로 후손이 맞는지는 작품마다 설정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