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자책골(Own Goal (a.k.a. O.G.))은 구기종목에서 선수가 상대 골대가 아닌 자기편 골대에 공을 집어넣어 상대의 득점을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축구에서 이런 상황이 많이 연출되기에 흔히 축구 용어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굳이 축구가 아니라도 골대에 공을 얼마나 많이 넣는지를 겨루는 구기종목이라면 얼마든지 자책골이 나올 수 있다.

축구[편집 | 원본 편집]

축구에서는 자책골 상황이 흔하게 나오는데, 일단 축구는 손으로 공을 건드리면 안 되기 때문에 손보다 다루기가 어려운 발로 공을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자신의 팀에게 자책골로 어이없게 실점을 헌납하는 것이 마치 자살하는 것 같다는 의미에서 자살골이라는 용어로 많이 불렸지만, 미국에서 개최된 1994년 FIFA 월드컵 미국 vs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에서 자책골을 넣은 뒤 살해된 콜롬비아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영향 때문인지 현재는 자살골이라고 말하는 것이 반쯤 금기시되어 있다.

사례[편집 | 원본 편집]

  • 바베이도스 vs. 그레나다 - 1994년 쉘 캐리비안컵(Shell Caribbean Cup) 예선 1그룹 최종전[1]

당시 쉘 캐리비안컵에서는 예선전이라도 무승부를 허용하지 않고 연장전+골든골 제도를 시행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최종전을 앞두고 조직위 관계자들이 최종전의 연장전 골든골은 2점으로 한다는 황당한 규칙을 만들어버렸다.

바베이도스는 결선 진출을 하기에는 골득실 때문에 2점차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2:0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87분 실점을 허용하면서 2:1이 되자 2점짜리 골든골을 위해 일부러 자책골을 넣었다. 그레나다는 어쨌든 승부만 나면 결선 진출을 하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 골대나 슛을 하기 시작했고 바베이도스는 모든 골대를 수비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연장전에 돌입해서 바베이도스가 2점슛을 성공시키면서 4:2로 승리를 거두었으나… 결선에서 3위로 탈락했다.정의구현

  • 태국 vs. 인도네시아 - 1998년 타이거 컵 A조 예선 최종전[1]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준결승을 확정한 두 팀은 '준결승 상대를 고르기 위해' 대강대강 경기를 했다. 그러다가 인도네시아 선수가 아무런 제지없이 자책골을 넣으면서 3:2 태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게 올라간 준결승에서 두 팀은 모두 탈락했다(…)

하지만 FIFA에서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양팀에게는 벌금 4만 달러, 자책골을 넣은 인도네시아 선수에게는 선수자격정지 1년을 부과했다.

가장 비극적인 자책골

콜롬비아 선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자책골에 힘입어(?) 미국이 2:1로 승리했다. 콜롬비아는 결국 1승 2패라는 성적으로 조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책골을 넣었던 콜롬비아 대표팀은 매일 살인 협박에 시달렸고, 프란치스코 마투라나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은 아예 에콰도르 망명을 선언했다. 다른 동료들 역시 귀국을 주저했다. 하지만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자책골에 대한 책임감으로 귀국했고 결국 고국에서 이 자책골을 이유로 살해당했다.[3] 월드컵 기간 중에 월드컵에 참여했던 선수가 피살된 것.

스위스가 무려 10: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에콰도르의 엔지 폰세는 2개의 자책골과 1개의 페널티 킥 득점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1:1로 팽팽하던 두 팀. 마침내 전광판 시계는 90분을 가리킨 채 멈춰섰고 부심은 추가시간 3분을 알리는 표지판을 들어올렸다. 양팀 벤치에서는 연장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연장전으로 가기 전에 경기를 끝내려는 양팀 선수들의 공방이 치열하게 오가던 추가시간 2분. 일본이 우측 사이드에서 올린 얼리 크로스를 잉글랜드의 로라 바셋이 잘못 건드린 것이 그대로 골라인을 넘고 말았다. 결국 잉글랜드는 마지막 1분을 막지 못하고 일본에게 8강행 티켓을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전광판 시계가 멈춘 후반 45분까지 1:2로 밀리던 코스타리카, 하지만 호엘 켐벨이 추가시간에 행운의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브라이언 루이스가 키커로 나섰다. 루이스의 발끝을 떠난 볼은 우측 크로스바를 맞춘 뒤 우측으로 다이빙했던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의 뒷통수를 맞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2-2 동점. 루이스의 골이라고 기록하기에는 슛의 질이 좋지 않았고, 좀머의 자책골이라고 기록하기에는 운이 없었던 상황. 기록원들은 한참을 고심하다가 좀머의 자책골로 기록했다.

선의의 자책골

성남 일화가 2-1로 앞서던 후반 32분, 부상 선수가 나오자 성남 골키퍼 전상욱이 응급치료를 돕기 위해 공을 터치라인 바깥으로 걷어냈다. 치료가 끝나고 전북의 스로인으로 게임이 재개됐는데, 이동국이 전상욱에게 볼을 넘겨준다는 것이 골네트를 가르며 2-2 동점이 된다. 성남 선수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자 전북의 백전노장 골키퍼 최은성은 일부러 전북 측 골대에 공을 차 넣으며 성남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비록 전북이 만회골을 넣는 데 실패해 2-3으로 패했지만, 최은성의 자책골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농구[편집 | 원본 편집]

농구에서도 드물지만 자책골이 나올 수 있다. 주로 골밑에서 리바운드 싸움을 하다가 어떤 선수가 건드린 공이 상대편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갈 때 이런 장면이 나온다. 그 예로, 만화 《슬램덩크》 제19권에서 강백호가 능남고교 선수들과 리바운드 싸움을 하다가 건드린 공이 능남 골대에 들어가 자책골로 연결된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기록상으로는 자책골 개념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책골을 넣은 선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상대팀 선수의 득점으로 인정되었지만, 이후 FIBA 룰을 따르면서 상대팀 주장이 득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6]

사례[편집 | 원본 편집]

경기 종료 3초전에 코리아텐더 정락영이 서울 SK 나이츠 골대에서 리바운드 싸움을 하다가 공을 건드린 것이 그만 골로 연결되면서 83-85라는 스코어로 SK에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이 골은 정락영과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인 나이츠 김영만의 득점으로 기록됐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