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철도

이 글에서는 일본의 철도를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일본의 철도에 할당된 UIC 철도 코드는 47번이다.

개황[편집 | 원본 편집]

일본의 철도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상위권에 속하는 인프라망을 갖추고 있으며, 수송량으로는 연간 73억명(2014)을 수송, 세계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많은 인구 뿐만 아니라 거대 도시권이 잘 발달한 대신, 도로망과 그 수준이 기형적으로 열악한 일본의 특수성이 깔려있으며, 때문에 화물에 치중한 미국의 철도나 고속 간선 여객과 촘촘한 지역망 등을 발달시킨 유럽의 철도와는 또 다른 특색을 보이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일본의 철도는 그 특성상 제한된 인프라를 가지고서도, 최대한의 인원을 수송시킬 수 있는 대량 운송 영역에 특화되어 있으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철도에 비해서 그 시스템이 꽤 복잡하고, 운용의 변동을 최대한 막아 수송량을 확보하도록 정시성을 요구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또, 자동화나 보안장치 등에 많은 노력을 쏟은 유럽과 비교해, 일본의 철도는 아직까지도 인력에 기반하는 부분을 많이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고용 창출이나 대규모 인원 통제 등에는 꽤 강점을 보이지만, 반대로 조직이 경직되어 있고, 휴먼 에러에 의한 통제 불가능한 영역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약점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교통사업은 각 회사가 알아서 재량껏 벌고 재량껏 쓰며, 국가의 관리감독과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는 완전한 사설철도 운영이 가능한 독립채산제를 그 근간으로 한다. 때문에 공공교통적 접근이 아닌, 회사들의 수익 창출 목적으로도 철도 노선의 개설이 가능하고, 이는 한때 일본의 사설 철도망을 폭발적으로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1987년 국유철도의 분할민영화가 이루어지며 형식상으로는 일본에 국유철도의 개념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시설의 소유 일부나, 홋카이도, 시코쿠 등 로컬 JR 회사들은 실질적으로 국영기업 상태이므로, 완벽한 민영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일본의 철도망은 상당수가 1,067 mm 협궤를 사용하고 있다. 이 규격의 협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흔히 케이프 궤간이라고 불리는 규격으로, 1,435 mm 표준궤에 비해서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120 km/h 내외까지도 비교적 안정적인 운전을 지원하며, 자원을 적게 소모한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때 일본의 철도사에서 군부의 표준궤 부설 요구와 정부의 협궤 존치 대립으로 논쟁이 오고 갔으나, 결국 기존 네트워크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협궤가 우위를 점하게 되어, 현재의 JR 전신인 국유철도가 협궤망을 까는 배경이 되었고 1964년 표준궤 고속철도이자 세계 첫 고속철도인 신칸센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반면, 국유철도망과 분리된 사설철도들에서는 표준궤를 사용하거나, 변형 궤간(762 mm 특수 협궤간, 1,372 mm 스코틀랜드 궤간 등) 등을 사용하였고, 지금까지도 그 형태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발달된 노선망은 대부분이 여객 운송에 사용되며, 반대로 화물 운송에는 매우 취약함을 보인다. 차량 한계는 부피상으로는 협궤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대륙 기존선망에 거의 준하는 수준으로 확보 가능했지만, 일본 철도의 대부분의 구간은 축중 한도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생기는 제약이다. 축중 23 ~ 25 t 정도는 기본적으로 확보해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에서 주로 사용되는 축중 한도는 16 ~ 17 t대로 매우 낮다. 협궤 특성도 있고, 축중 기준 완화는 노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주었기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축중을 낮추는 시도가 많았으며, 때문에 현재도 일본의 철도 화물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JR 망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수준이다. 또, 이러한 낮은 축중 기준을 만족시키는 열차를 만들기 위해, 일찍부터 경량화 기술 및 동차 기술이 발달했으며, 그 반대 급부로 기관차 기술이나 차체 강성 부분에서는 취약한 부분을 낳기도 했다. 또한 화물 열차 운용에 필요한 시설 설비에 대해서도 많이 부족한 편으로, 한국의 화물역에 집하용으로 리치스태커 등이 배치된 것과 달리 일본의 화물역에서는 여전히 팔레트 운송 시절에나 썼던 포크리프트가 주역이다.

노선망[편집 | 원본 편집]

일본의 철도망은 약 27,000 km에 달하며, 이 중 JR의 노선망이 약 20,000 km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전체 철도 중 전철 구간이 약 20,000 km 전후로 전철화율이 매우 높다. 간략하게라도 그 노선을 나열하기에는 이 화면이 너무 좁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전철화 방식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하다. 많은 구간이 가공전차선을 사용하고 있으며, 직류 600, 750, 1,500 V, 교류 20 kV, 25 kV 등이 주로 사용되는 전압이다. 또, 일본의 전기 공급 특성상 지역에 따라 교류는 다시 50 Hz와 60 Hz 영역으로 나뉘어,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한 전기 특성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도시철도망 등에는 제3궤조가 쓰이고 있으며, 자기부상열차나 모노레일, 가이드웨이 레일, AGT와 같은 특수한 형식의 노선 또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일본은 도시권 규모가 크고, 스프롤 현상이 뚜렷하게 일어나는 편이다보니, 시골에서도 인구 밀도가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이런 배경 덕분에 다른 나라에 비해서 광역철도가 발달하였다. 완행 열차의 경우에는 평균 정차역간 거리가 10 km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이 다양한 운용을 낳는 배경이 된다. 또, 대규모 도시권이 발달한 그 특성상 도시철도망도 매우 발달하였는데, 아시아 최초로 1927년에 개통한 지하철인 도쿄 지하철 긴자선 등 이른 시기부터 인프라가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깔끔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차량[편집 | 원본 편집]

일본의 철도 차량은 기관차의 구성비율이 극히 낮고, 동차의 구성비율이 극히 높은 형태를 보인다. 이는 영국의 철도 등과 비슷하게, 물리적으로 다른 나라와 분리되어 있었으며, 전기 철도율이 높고, 낮은 축중 제한 기준, 많은 인구에 기인한 높은 수송량 등을 배경으로 한다.

승강장 규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120 cm의 고상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술한 동차화의 배경과 맞물려있으며, 이 때문에 지상 접근은 약간 손해를 보지만, 승강 자체의 배리어 프리 등을 편하게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운용[편집 | 원본 편집]

일본의 철도는 전술한대로, 높은 정시성과 복잡한 등급 체계를 그 근간으로 한다. 복잡한 등급 체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송량 대비 인프라 수준이 제한적이고, 높은 속도를 확보하기 힘든 일본 철도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 사설철도일수록 그 운용이 복잡하다. 또, 하나의 복선에 여러 등급 체계를 굴리기 때문에 열차 대피 등의 운용이 발달하게 되었고, 시설이 제한적이다보니 지정된 역에서 대피를 시켜야하는 경우가 많아, 높은 정시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영향의 반대급부로 2005년 JR 니시니혼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와 같은 기형적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기본적으로 개별 노선을 개별 계통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효과는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운행 지장에도 강해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네트워크 효과의 극대화를 막으며, 운용의 파편화나 추가 환승의 필요성을 많이 만들어내는 구조다. 이는 전적으로 유럽의 철도들과는 대조적인 부분으로, 고속철도인 신칸센에 대해서도 규격의 차이 등이 있어 이런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운용의 표준화는 매우 더디며, 안내에 있어서도 추상적 개념(숫자 안내) 보다는, 구체적인 지명 및 노선명, 열차명 등을 강조하는 안내를 사용하고 있어 여객 안내면에서는 다소 부실한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및 각 운영사에 따라서 해당 지역에 맞게 운영을 특화하고 있다는 점이라든지, 일본 특유의 분위기[1] 때문에 실제 이용객은 그렇게 크게 불편하게 느끼지 못하며, 각각의 고유한 특색이 강하다. 이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며, 각 노선의 운용에 대해서는 각 문서를 통해 참조하기 바란다.

비판[편집 | 원본 편집]

비싼 요금[편집 | 원본 편집]

다른 운영사 간의 환승 할인제 도입이 미약한 편이다.

기본 요금은 우리나라보다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해도 거리비례 요금이 우리나라보다 무척 비싸다.

이러한 요금 부담은 지바 뉴타운같은 신도시 사업이 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고 요금 인하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곳이 있다.[2]

규격 문제[편집 | 원본 편집]

궤간, 차량 한계, 설계 축중, 차량의 문 위치 등의 규격이 저규격이거나 중구난방인 경우가 많다.

철차륜 궤간만 해도 1067mm, 1372mm, 1435mm로 세 가지나 된다.

일본이 철도를 처음 지을 때 궤간을 표준궤인 1435mm가 아닌 차량의 폭이 좁아지게 되고 고속 운행에 불리한 협궤인 1067mm로 결정한 건 그걸 결정한 오쿠마 시게노부 본인도 흑역사를 인정할 정도로 천추의 한이 되었다고 한다. #

협궤가 고속 주행에 불리하니까 고속철인 신칸센은 어쩔 수 없이 1067mm인 재래선과 호환이 안 되는 표준궤로 깔게 되었고 고속선과 일반선과 직결 운행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신칸센과 재래선과 직결 운행하는 게 어려워졌다.

일본 철도는 보통 고상홈을 쓰고 있는데도 같은 고상홈에 문 위치가 다른 여러 열차가 정차하다 보니까 열차의 문 위치를 통일하거나 여러 문 위치에 대응되는 스크린도어를 개발하기 전가지는 스크린도어 설치가 늦어져서 스크린도어 설치율이 우리나라의 고상홈보다 뒤떨어지는 상태다.

줄어들어가는 노선망[편집 | 원본 편집]

2020년대 들어서 철도 건설 계획이 줄어들고 있고 오히려 폐선이 논의되고 있는 철도가 늘어나고 있다. 국철의 분할 민영화 이후로 수도권 등의 흑자 노선에서 벌어든 돈으로 벽지 지역의 적자 노선을 운영하는 교차 보조가 어려워졌다 보니까 인구가 적은 지역의 JR 홋카이도에서는 적자 노선의 폐선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건널목 입체화[편집 | 원본 편집]

우리나라는 도심지의 건널목이 대부분 입체화한 데 비해 일본에는 도심지에도 건널목이 많이 남아있다. 배차간격이 짧은 전철이 다니는 구간에 많이 남아있다 보니까 열리지 않는 건널목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관련 항목[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일본의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지만, 어디든 이름을 붙이는 것을 좋아하며, 숫자를 거의 쓰지 않는 편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 위주로는 잘 알기 때문에 그것만 알면 된다는 분위기도 강하기 때문.
  2. 호쿠신 급행전철사례, 호쿠소선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