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일련번호(一連番號, 영어: Serial Number)는 대량으로 나열된 것을 모두 다른 것으로서 식별할 수 있도록 타의(他意)에 의해 연속적으로(혹은 규칙적으로) 매겨진 번호이다. 기번호(記番号)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국어 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은 일본어식 표현이다.

목적[편집 | 원본 편집]

일련번호는 각각의 개체가 모두 온전히 동일할 때 식별용으로 붙이는 것과, 포괄적인 면에서 같은 종류 중 세부적 구별을 위해 붙이는 경우로 나뉜다. 어지간하면 이 두 개념을 섞지 않으나 드물게 동시에 표기한 일련번호도 존재는 하며, 만들 수도 있다.

사회상에서 보안 따위를 목적으로 지속적인 관찰(추적)이 필요한 경우, 정확한 통계 조사 등이 필요한 경우, 품질 관리 등을 위해서 주로 매겨진다. '일련번호'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그저 나열되어 있는 숫자라는 의미에 불과하지만, 목적이 목적인 만큼 독자적인 식별성을 가지고 있어야 일련번호라 할 수 있다.

일련번호는 단순한 생산물품뿐만 아니라 생물이나 사람, 혹은 추상 개념에도 매길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주민등록번호이다. 물품 중에서 이것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지폐이고, 전자기기와 같은 고가 제품, 의도적으로 한정 수량만 생산되는 사치품기념품(의 보증서)에서도 볼 수 있다. 전 세계의 출판물의 종류를 일률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ISBN도 일련번호의 일종이다.

보안 목적으로 매겨진 것이라면 일련번호 자체에도 보안 요소를 넣는 것이 가능하다. 인위적 일련번호 위조를 막기 위해 수학적 규칙(암호)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것을 증명하기 위한 번호가 따로 매겨져 붙기도 한다. 체크섬(Checksum, 검사합)의 일종이다.

혼동할 수 있는 요소로서, 다음과 같은 경우는 일련번호라고 하지 않는다.

  • 일부분이라도 번호를 자의로 매길 수 있는 경우. (예: 차량번호, 전화번호 등)
  • 지정된 한 개체의 번호에 개변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예: 주소번호/우편번호, 역번호,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1]
  • 번호들을 가리키는 대상을 묶었을 때 공통점이 없는 경우. (예: ISO 코드 및 그 하위 번호)
  • 번호 자체가 불규칙적(혹은 선착순처럼 임의적)으로 매겨진 경우. (예: 여권번호 등)
  • 직접적으로 개체를 가리키지 않고 검증하기 위해 재차 매겨진 번호(암호)인 경우. 혹은 번호만으로 직접 식별이 불가능한 경우. (예: 아이핀)

사회 제도의 일련번호[편집 | 원본 편집]

앞서 언급했듯 일련번호가 널리 쓰이는 분야 중 하나가 사람을 통계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국가체제나 사회관행에 따라서 이런 번호가 평생을 따라다니는 곳도 있고, 평생 만들 일이 없는 곳도 있다. 정부기관의 개개인 간섭 요소가 많아질수록 이런 사회번호체계가 강력하거나 많아지거나 하니, 없던 것이라도 신설되면 상당히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

물품보증서의 일련번호[편집 | 원본 편집]

같은 모델로 대량 생산된 사치품이나 소프트웨어처럼 복제 위험성이 있는 물품, 혹은 한정생산 및 한정증정품 등에는 정식 절차를 통해 생산했다는 증거로서 일련번호를 개체에 직접 새기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정황상 그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물품보증서와 같은 별지(別紙)를 이용하여 표기하게 된다.

이런 일련번호는 몇 가지 의미와 목적을 내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조나 복제를 통해 같은 번호에 같은 것이 복수로 존재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역으로 어떠한 것이 중복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일련번호를 이용하는 목적이 있다. (이를 잠금 해제용으로 쓴다고 하여 시리얼 (Serial Key)라고도 한다) 그리고 한정생산품의 경우는 번호의 최대값도 병기하거나 끝번호를 가리킴으로서 최종적으로 몇 개를 생산했는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화폐의 일련번호[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으로 동전에는 일련번호를 붙이지 않는다. 동전은 그 자체로도 금속가치를 갖는 칭량화폐에서 비롯된 것이고, 무엇보다도 개별적으로 다른 번호를 압인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다만 복제의 위험성은 있기 때문에 대개 동전 액면을 금속값과의 큰 차이로 부여하지 않는 편이고[2], 귀금속을 쓴 현대 동전[3]처럼 한정생산품 정도에만 별지 보증서를 이용해서 일련번호를 붙인다.

하지만 지폐는 다르다. 현대 사회에는 통화거래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보관료나 운송료 등의 이유로 지폐 자체가 중요한 거래수단으로 쓰이는데, 자체적으로는 가치가 없고 위조는 (아무런 장치가 없다면) 동전에 비해서 간단하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 및 위조방지를 목적으로 일련번호를 찍어내게 되었다.

그런데 수집계에서 이 번호에 주목하여 몇 가지 의미를 부여해 나름의 차별성을 높이고 있는데, 이를 특이번호(혹은 특수번호)라 부르고 있다. 그 구분은 아래와 같다.

  • 공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특수번호
    • 빠른번호 (Low Serial): 일반적으로 지폐를 인쇄할 때는 문자의 첫번째 글자와 0을 포함한 '1번'부터 찍어낸다. 즉, 앞쪽의 번호일수록 원판에 가장 가깝다는 의미가 되어서 샘플 보존의 목적으로 관련 기관에서 보존하거나 한정기념품으로 배포하거나 하였다.
      • 원칙상, 빠른 번호는 100번(1다발) 혹은 1000번(1관봉) 이내를 가리킨다. 인쇄 후 포장단위가 이 두 가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행기관 주도로 경매 등을 거치면 그 구간까지도 빠른번호로 간주하며, (帖)의 존재로 빠른 번호임을 증명한다. 전량이 첩으로 발행된 기념지폐 등에도 적용시키는 경우가 있으나, 그런 경우는 시세 끌어올리기 등을 목적으로 한 억지로 보는 것이 일반적.
    • 보충권 (Replacement Serial):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만큼,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지폐 인쇄 도중에는 반드시 불량품이 나온다. 불량지폐는 시중에 내놓지 않고 폐기시키지만, 이때 불량품에 찍힌 번호 또한 보안/통계 등을 목적으로 재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무마하기 위해 특수한 번호를 붙이는데, 이를 보충권 번호라 부른다.
      • 참고로 한국 원화에는 LA9○○○○○○(A, B, C..)가 해당되는데, 기념품으로서 만든 현행 지폐(연결권 등)에도 이 번호를 붙이고 있다. (단, 번호책정 구간이 다르므로 구별이 가능하다) 미국 달러의 경우는 끝자리에 '*'마크를 넣으며, 스타 노트(Star note)라고 부른다.
  • 취향에 의한 특수번호[4]
    • 솔리드 (Solid): 숫자 부분이 모두 같은 숫자로 된 일련번호. (예: 1111111) "0"만으로 된 번호는 견양권에만 쓰이므로 9/10^n[5]의 확률로 발견된다.
    • 밀리언 (Million): 첫번째 숫자 외에는 모두 0인 경우의 일련번호. (예: 1000000) 솔리드와 확률이 같지만, 900...번이 999...번보다 가까우므로 수학적으로는 아주 약간 더 확률이 더 높아진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최대 1장 차이다.
      • 포커 (Poker) : 밀리언 노트의 하위버전으로, 끝자리의 4개 번호가 같은 숫자를 가지는 일련번호를 가리킨다. 어원은 포커 게임 족보의 상위 조합인 포 오브 어 카인드(Four of a kinds). 밀리언 노트가 워낙 극악의 확률인데다, 간혹 첫번째 숫자를 기호로 간주하여 모든 밀리언 노트가 견양권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목표대상이 된 사례이다. 발견 확률은 1만장당 9~10장.
    • 레이더 (RADAR): 레이더는 애칭[6]이고, 원래는 '펠린드롬(Palindrome, 회문)'이라 한다. 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같은 번호인 경우를 가리킨다. (예: 1304031 혹은 130031 등) 등장확률은... 심심한 이과 위키러가 직접 계산해보자.
    • 스트레이트 (Straight): 사다리노트 라고도 하며, 숫자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번호를 가리킨다. (예: 2345678어센딩 스트레이트 혹은 7654321디센딩 스트레이트) 숫자 부분이 10개를 넘어가면 존재할 수 없다. 여기서 0의 존재는 특수해서, 1의 앞뒤로 인정하는 경우와 0의 앞뒤로 인정하는 경우로 나뉜다. 혹은 0을 반환점으로 삼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는 10자리가 넘어가도 존재할 수 있게 된다.
    • 리피트 (Repeat): 중간 지점에서 같은 숫자가 반복되는 일련번호. (예: 130130) 숫자 부분이 홀수개인 경우는 존재할 수 없으나, 정중앙 부분을 예외로 쳐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예: 1304130) 그러면 등장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한다.
    • 로테이터 (Rotator): 180도 회전시켜도 같은 숫자로 읽히는 일련번호. 이에 만족하려면 숫자에 0, 6/9페어[7], 8만 쓰여야 하므로 매우 까다로워서 등장확률이 매우 낮다. 1의 경우는 폰트에 따라 포함 가능과 불가능이 갈린다. 이런 이론이면 8도 폰트에 따라 갈려야 하지만...

각주

  1. 특히 토지(대지) 등에 매긴 번호는 토지를 관리하기 위함이 아니라 번호로 기호화 한 것이니 일련번호라 하지 않는다.
  2. 때문에 동전은 발행가가 비싸다. 그 대신 수명이 길어서 별 상관은 없지만.
  3. 중세/근대 때는 동전 자체가 높은 가치를 지니도록 귀금속 합금 등으로도 만들었으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4. 공통적으로 1단위씩 매겨지는 일련번호에 적용되는 것으로, 유로처럼 체크섬 번호가 있거나 발행연도를 병기하는 일련번호 등에는 서술된 확률과 별개로 거의 발견할 수 없다. 반대로 선점 빼돌리기나 매수 등의 경로를 통해 오히려 쉽게 유출되는 경우도 있다.
  5. n은 사용된 숫자의 갯수
  6. 글자 자체가 회문이기 때문.
  7. 이 두 숫자는 서로 대칭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