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1982년 서울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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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로고

파일:/api/File/Real/5969f55a4820a97208b0d517 우승의 순간! 어우홍 감독을 헹가래해주는 선수단

1982년 서울 세계야구선수권 대회(1982 World Baseball Championship Series) 혹은 1982 아마추어 월드시리즈(1982 Amateur World Series)는 대한민국의 서울, 인천에서 열린 아마추어 야구대회였다. 이 대회는 대한민국 야구사에 있어서 1977년 니카라과 슈퍼 월드컵 우승에 이어 한국 야구가 세계의 흐름 속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의미의 대회였다.

로스터[원본 편집]

대한야구협회는 대회를 1년 6개월여 앞둔 1981년 1월부터 선수단 구성에 들어갔다. 최초 54명이던 예비 엔트리를 간추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작성하겠다는 구상이었는데 1981년 말 프로야구의 창립이 가시화되면서 선수 구성에 문제가 생겼다. 대한야구협회는 프로야구 관계자와의 협상을 통해 박노준, 선동열, 최동원, 장효조 등 총 27명의 프로행을 유보하고 대신 김용희, 김봉연, 이선희 등 노장 선수들은 프로에 진출시키는 것을 합의했다.

그러나 대표팀 준비과정에서 최동원, 김재박, 김일권 등이 프로행을 요구했다. 결국 협회에서 프로행을 유보한 선수들에게 월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면서 사태가 김일권 1명의 이탈로 마무리되었다. 1982년 7월 20일 최종 확정된 로스터는 다음과 같다.

  • 감독 : 어우홍
  • 코칭스태프 : 김충, 배성서
  • 투수 : 김시진, 최동원, 임호균, 선동열, 박노준, 오영일, 박동수
  • 포수 : 심재원, 김진우, 한문연
  • 내야수 : 김상훈, 이석규, 정구선, 한대화, 김재박, 박영태, 이선웅
  • 외야수 : 이해창(주장), 박종훈 1 , 조성옥, 장효조, 유두열, 김정수

경기 결과[원본 편집]

이탈리아전(9월 4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이탈리아 0 0 0 0 0 0 2 0 0 2
대한민국 0 0 0 1 0 0 0 0 0 1
  • 승리투수 : 파리나 / 패전투수 : 김시진
  • 결승타 : 카렐리(이탈리아, 7회초 2타점 2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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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발 김시진의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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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카렐리의 역전 2타점 2루타

첫 판부터 충격의 패배를 안다

대한민국은 중하위권 전력이라 평가받던 이탈리아를 맞아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2회말 이해창과 장효조의 연속안타 등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맞이했다. 4회말 4번 장효조가 3루타로 나간 상황에서 5번 심재원이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선취점을 내긴 했지만 이후 이탈리아 선발 파리나의 코너웍과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득점지원이 한 점뿐인 상황에서 외롭게 마운드를 지키던 대한민국의 선발 김시진도 7회초 연속안타를 허용하더니 5번 카렐리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대한민국은 최동원을 구원등판시키고 대타를 투입하는 등 역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2:1 충격의 패배를 안아야만 했다.

미국전(9월 5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미국 1 0 0 0 0 0 0 0 0 1
대한민국 0 0 1 0 1 0 0 0 0 2
  • 승리투수 : 선동열(완투) / 패전투수 : 빌 스위프트 2
  • 결승타 : 이해창(대한민국, 5회말 1타점 3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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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 배성서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는 선동열

' 선동열, 전국구 스타로 탄생하다!

그야말로 선동열로 시작해서 선동열로 끝난 경기였다. 대학 2학년생이었던 만 19살의 선동열은 미국 타선을 상대로 피안타는 5개로 최소화하면서 탈삼진을 15개나 뽑아내는 대활약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1회 연속안타로 선취점을 냈으나 이날 속구 최고구속이 시속 144km를 찍은 선동열의 구위에 눌려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이 경기를 통해 대학야구의 스타였던 선동열은 비로소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타선도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전날의 빈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3회말 좌전안타로 나간 김재박이 미국 유격수 도널드 롱의 연속실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5회말에는 조성옥의 2루타와 주장 이해창의 역전 3루타로 승기를 잡았다. 전날의 충격적인 패배를 뒤집은 이날 경기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네덜란드전(9월 6일, 인천)[원본 편집]

1 2 3 4 5 6 7 R
대한민국 2 4 1 2 0 0 2 11
네덜란드 0 0 0 0 0 0 0 0
  • 7회 콜드게임
  • 승리투수 : 오영일 / 패전투수 : 호이벨 지롤리
  • 결승타 : 장효조(대한민국, 1회초 1타점 2루타)
  • 홈런 : 김재박(2회 2점), 이해창(4회 2점, 이상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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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치고 김재박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해창

드디어 대폭발한 머신건 타선, 8회와 9회를 삭제하다!

첫 두 경기에서 3점을 내는데 그쳤던 대한민국의 타선이 드디어 대폭발했다. 1회 장효조와 심재원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2회 김재박, 4회 이해창의 투런 홈런 등을 보태 9점차로 벌렸다. 한국은 경기가 여유로워지자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박동수, 박노준이 등판하여 에이스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중화민국전3 (9월 8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대한민국 1 0 1 2 0 0 1 1 0 6
대만 0 0 0 0 0 0 0 0 0 0
  • 승리투수 : 선동열(완봉) / 패전투수 :
  • 결승타 : 없음
  • 홈런 : 한대화(대한민국, 8회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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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전에서 역투하는 선동열

선동열, 난적 대만을 물리치는 호투

고교 시절부터 대만 원정을 자주 나선 경험이 있던 이날 선발 선동열은 대만 타자들을 맞아 9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이끌어내는 호투를 했다. 한국 타선은 경기 후반 대만의 예푸중에게 3이닝 7탈삼진을 당하기도 했지만 경기 초반 상대 실책 등을 묶어 6점을 내며 승리에 모자라지 않는 지원을 해줬다.

한편 9번타자 겸 3루수로 나선 한대화는 4회 3루타와 8회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대회 마지막 날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파나마전(9월 10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대한민국 0 0 1 2 1 0 0 0 0 4
파나마 1 0 0 0 0 0 0 1 0 2
  • 승리투수 : 최동원 / 세이브투수 : 임호균 / 패전투수 : 비질
  • 결승타 : 심재원(대한민국, 4회초 2타점 적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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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원의 적시타 때 득점하는 이해창

못한 대한민국, 더 못한 파나마

전반적으로 '어떻게 이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기긴 이긴' 경기였다. 이날 한국 선발 최동원은 8이닝 동안 비자책 2실점으로 막았으나 8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좋은 구위는 아니었다. 타선도 9볼넷을 얻긴 했으나 4안타에 그쳤고 4회초 심재원의 2타점 2루타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은 하지 못했다.

이전 경기까지 무실책 행진을 이어가던 야수진도 세개의 실책을 하는 등 영 힘을 못쓰면서 파나마에게 진땀승을 거두며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하다'는 언론의 평가를 받게 된다. 한편, 임호균은 9회 구원등판하여 깔끔하게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캐나다전(9월 11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캐나다 0 0 0 0 0 0 0 1 0 1
대한민국 1 0 0 0 2 0 1 1 0 5
  • 승리투수 : 김시진 / 패전투수 : 웨스트가드
  • 결승타 : 없음
  • 홈런 : 유두열(대한민국, 8회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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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치고 나가는 김재박

철벽 투수진, 안타는 내줘도 점수는 최소화한다!

한국은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대학생 투수 박동수를 선발로 넣었다. 바람잡이만 해달라는 벤치의 기대에 넘치도록 부응하듯 박동수는 5회 마운드를 물려주기 전까지 캐나다의 공격을 산발타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전날 침묵을 지켰던 타선은 4회에서야 첫 안타를 기록하고 6회까지 4안타에 그치는 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1회 김재박과 장효조의 더블 스틸로 점수를 내는 등 다양한 루트로 점수를 뽑아냈다.

5회 김시진이 구원등판한 한국은 7회 연속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내야수비의 도움으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비록 8회초 올라온 선동열이 한점을 내주긴 했지만 8회말 대타 유두열이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도미니카 공화국전(9월 12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대한민국 0 0 1 0 1 0 0 0 1 3
도미니카 0 0 0 0 0 0 0 0 0 0
  • 승리투수 : 박동수 / 세이브투수 : 임호균 / 패전투수 : 도밍게스
  • 결승타 : 심재원(대한민국, 3회말 1타점 적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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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조성옥의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

발로 만든 점수, 도미니카를 얼게 만들다!

경기 초반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대한민국은 적극적인 주루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3회 이해창의 2루타와 장효조의 고의4구로 만든 찬스에서 심재원이 좌중간 안타를 쳐내며 리드를 잡았다. 이어 5회에는 이해창이, 9회에는 김재박이 안타와 도루로 2루까지 간 사이 각각 장효조와 조성옥이 적시타를 치며 점수차를 더 벌렸다.

전날 캐나다전에 이어 이틀 연속 선발등판한 사이드암 박동수는 5이닝 1피안타 7탈삼진으로 도미니카의 타선을 막았고 이어 등판한 임호균은 4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스트레일리아전(9월 13~14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R
호주 0 0 0 5 0 0 0 1 0 0 0 0 0 0 0 5
대한민국 0 1 2 0 0 0 0 2 1 0 0 0 0 0 1 6
  • 9회 서스펜디드 게임 4 / 9월 14일 10시 30분 10회초 경기 재개 / 연장 15회
  • 승리투수 : 임호균 / 패전투수 : 린치
  • 결승타 : 유두열(대한민국, 15회말 1타점 희생플라이)
  • 홈런 : 유두열(2회 1점), 이해창(3회 2점, 이상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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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선수들의 환영을 받는 유두열

' 우리, 일본 이길 수 있을까...?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수도 있는 일본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경기, 그러나 또 한번 고전에 시달렸다. 경기 초반 홈런 두 방으로 앞서 나갔지만 믿었던 에이스 최동원이 4회 집중타를 맞으며 5실점을 했다. 6회 올라온 또 다른 에이스 김시진도 8회 1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김시진과 이어 올라온 임호균은 실점을 한점도 하지 않았고 이윽고 타선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8회말 시작하기 전까지 6대3으로 패색이 짙었던 대한민국은 8회말 한대화의 2타점 적시타로 한 점차로 따라갔고 9회말 1사 2루에서 4번타자 장효조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규정상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이 경기는 다음날 오전에 속개되었고 연장 15회말 조성옥의 2루타와 호주의 만루작전으로 맞이한 1사 만루에서 유두열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호주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한국은 15회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투수도 쓸만큼 써버린 상황이었다. 당일 저녁에 펼쳐질 일본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승전일본전(9월 14일, 잠실)[원본 편집]

1 2 3 4 5 6 7 8 9 R
일본 0 2 0 0 0 0 0 0 0 2
대한민국 0 0 0 0 0 0 0 5 0 5
  • 승리투수 : 선동열(완투) / 패전투수 : 니시무라
  • 결승타 : 한대화(대한민국, 8회말 3점 홈런)
  • 홈런 : 한대화(대한민국, 8회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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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번트 홈런
일본전 하이라이트

한일전 약속의 8회, 그 시작을 알리다!

대한민국은 호주전의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선취점을 허용했다. 일본은 2회 주자 1루에서 나카야와 다케치의 연속 안타와 좌익수 실책, 무라카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두점을 내며 먼저 앞서나갔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고비마다 강팀들을 잡아준 선동열은 이후 일본 타선에게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 선발 스즈키에게 7회까지 단 1안타로 묶여있던 한국은 8회말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1이닝을 만들어낸다. 선두 심재원이 중전안타로 나간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김정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뽑아내며 드디어 한점을 낸다. 일본의 투수가 바뀌고 조성옥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 타석에는 마구마구 국대 블랙카드 나온 김재박이 들어섰다.

스퀴즈를 의식한 일본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시도했다. 그 때 김재박의 전설적인 '개구리 번트'가 나왔다. 허를 찔린 일본 내야진은 김재박을 잡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점수는 2:2 동점. 이후 이해창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장효조가 2루 땅볼을 때렸다. 병살타가 되는가 했던 그 순간 일본 2루수가 갑자기 홈으로 송구해 3루주자 김재박만 아웃되었다. 2사 1, 2루.

그리고 타석엔 대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대화가 타석에 들어섰다. 일본 투수 세키네의 손에서 떠난 6구째가 한대화의 강점인 몸쪽 높은 공이 되었다. 그리고 한대화는 이를 놓치지 않고 잠실야구장 좌측 폴대를 맞추는 쓰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순식간에 점수는 2:5가 되었다. 그해 8월 일본 문부성의 역사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분노에 차있던 한국 국민들의 응어리 진 가슴을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한방이었다.

일본의 공격이 한 이닝 남았지만 투수는 선동열. 세 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고 결국은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 8승 1패, 일본 7승 2패로 대한민국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10개국 풀리그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우승팀을 가리는 경기가 제일 마지막 날에, 그것도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나라끼리 붙었다는 것은 각본을 쓰려고 해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모저모[원본 편집]

  • 이 대회에서 한국이 수상한 개인상은 다음과 같다.
부문 선수 비고
최우수선수 선동열
평균자책점 임호균 11이닝 무실점, 0.00
다승 선동열 3승 무패
베스트선수 - 우완투수 선동열
베스트선수 - 유격수 김재박
  • 경기 후 최우수선수 발표 때 해프닝이 있었다. 원래는 선동열이 수상하는 것이었으나 당시 장내 분위기에 휩쓸려 발표자가 '한대화'로 발표해버렸고, 다음날 조용히 선동열로 수정되었다.
  • 이탈리아 대표팀은 2승 7패를 기록하고 한국을 떠났는데, 공교롭게도 1위 대한민국과 2위 일본에게만 1승씩을 따냈다.
  • 이 대회에서 뛰었던 실업야구 선수들은 대부분 1983년에 프로 입단을 했지만 유일하게 김재박은 결승전 보름여 뒤인 9월 30일 MBC 청룡과 계약을 맺고 10월 2일 대구 삼성전에 첫 선을 보였다. 시즌 성적은 13타수 무안타 3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