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게임

워 게임(War game)의 전쟁이 주제인 보드게임의 일종으로, 본래는 군사 훈련의 일환이었다. 군대에서 실전의 결과를 시뮬레이팅하기 위해 행하는 시뮬레이션을 워 게임으로 불렀는데, 현대에는 컴퓨터를 이용하지만 과거에는 일정한 규칙과 표에 따라 진행되었다. 이 군사 시뮬레이션이 민간에 보급되면서 보드게임이 되었고, 미니어처 게임 등으로 발전한 것이다.

놀이 목적[편집 | 원본 편집]

전쟁은 현실의 참혹함과는 달리 언제나 좋은 소재였다. 전쟁을 소재로 하는 게임의 역사는 오랜 과거부터 이어져 왔으며 그 모습은 장기체스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여러 제약 때문에 복잡한 규칙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지금은 복잡한 룰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여가 시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길 정도로 사회가 발달해 있다. 워 게임은 취미로써 전쟁과 그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을 위한 게임 장르로써 보드게임 중 가장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워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은 역사적인 전쟁을 테이블 위에서 재연해내는 데에 있다. 플레이어들은 역사적인 전투, 전쟁을 재연해낸 보드 위에서 그 상황을 직접 마주하며, 평소 생각하던 "그 지휘관이 그런 결정이 아닌 이런 결정을 하였다면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실제로 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목적 때문에 워 게임은 그 카테고리 내에서도 스펙트럼이 다양하며, 워 게임들을 나누는 가장 큰 요소는 '룰에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했는가?' 이다. 이런 점에서 실제 과거에 행해지던 워 게임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 다만 군사 목적이 아닌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으로써,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실제 워 게임보다 복잡하거나 간단한 룰도 허용된다.

워 게임도 기본적으로 상품이므로 완전하게 전쟁의 재연하는 게임은 '매니악'한 게임으로 실제로 잘 판매되지는 않는다. 현실을 잘 반영하면서도 간단한 룰과 빠른 진행이 가능한 워 게임이 선호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광의 길》이 있다.

구분[편집 | 원본 편집]

워 게임을 구분하는 용어는 게임의 시스템, 시리즈에 따라 나누는 용어는 '몬스터 게임' 정도 외에는 없으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구분은 룰의 복잡함에 따라 나뉜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Risk》 시리즈는 룰이 몹시 간단하기에 워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전쟁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으로 분류된다. 리스크보다 조금 더 심화된 룰의 《Axis & Allies》 시리즈 역시 워 게임으로 분류되기에는 여전히 간단한 전쟁 테마의 보드게임으로 분류된다. 그럼 반대로, 워 게임으로 분류되는 게임 중에 전쟁을 테마로 하지 않은 게임에 대해 살펴보면, 《황혼의 투쟁》이 있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워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전쟁을 소재로 하지 않으며, 배경이 냉전이지만 게임의 진행은 오히려 보드게임의 한 장르인 '영향력 게임'에 가깝다. 보드게임을 장르로 구분하는 것보단 '테마'로 구분하는 것이 추세인 만큼 어떤 것이 워 게임이고 어떤 것이 일반 보드게임인가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워 게임 내에서도 몇 가지 구분이 있다. 전술, 전략 그리고 몬스터 게임이다. 전술은 다수의 병력을 이용하여 전략적인 결정보다는 일반적으로 중대 규모 이하의 소규모의 병력으로 전술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컴뱃 커맨더》 등이 유명하다. 전략 게임은 다수의 병력을 이용하여 하나 이상의 전투를 다루며 게임의 스케일은 보통 하나의 유닛을 사단에서 군단급으로 하여 통제하며 게임에 사용되는 카운터의 수가 많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인 워 게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 분류는 일반적으로 '워 게임'으로 부르는 대에 있어 이의가 없을 것 이다. 몬스터 게임은 하나 이상의 전선을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몹시 많은 수의 카운터와 병력을 운용하는 게임으로 게임에 걸리는 시간, 룰의 복잡함, 카운터의 갯수, 맵의 크기 등이 '상식을 벗어났다' 하여 '몬스터 게임'으로 불린다. 《Battle For Normandy》는 몬스터 게임의 대표주자로서 노르망디 전투부터 시작되는 서부전선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고, 맵의 크기가 약 가로 3미터, 세로 5미터의 크기에 스케일은 한 개의 유닛이 대대 단위, 카운터는 천 개 이상되는 게임이다.

특징[편집 | 원본 편집]

가벼운 플레이와 쉬운 룰의 워 게임은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추세 때문에, 일반적으로 부르는 '워 게임'의 특징은 당연히 쉽지 않은 플레이와 복잡한 룰이 되어버렸다. 워 게임보다 더욱 전략적 사고를 요하는 보드게임도 많기에 워 게임의 특징으로써 '전략성'을 내세우기는 애매하다. 가장 큰 특징인 쉽지 않은 플레이와 어려운 룰 외에는 워 게임의 특징이 특별히 없으며 이것은 단점이자 워 게임 최대의 장점이다.

쉽지 않은 플레이[편집 | 원본 편집]

워 게임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걸리는 시간이 길다' 이다. 캠페인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서는 보통 6시간 정도가 필요하며 6시간 내에 끝나는 게임은 굉장히 빨리 끝나는 편이다. 초기의 배치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매 턴마다 내려야 하는 결단에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게임 중간중간에 플레이를 느리게 만드는 여러 가지 '확인 사항'등이 주된 요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같이 플레이 할 인원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아 GMT Games 등의 회사에서는 자사의 워 게임에 '1인 플레이성'이라는 별도의 등급을 제공하여 혼자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한가를 고지하고 있다. 다만 이 1인 플레이는 상대편의 행동을 인공지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별도의 룰을 제공하는 경우는 적어 '1인 플레이 룰 포함'등으로 별도로 표기되고, 일반적으로 '양측을 혼자 번갈아 가며 플레이 하기 좋음' 수준이다. 워 게임은 특유의 매니악성 때문에 정식 한글판이 없어 영어를 번역해야 한다는 점 역시 하나의 걸림돌 이다.

복잡한 규칙[편집 | 원본 편집]

워 게임이 아니고서야 규칙이 복잡한 게임이 환영 받을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워 게임 플레이어들은 룰이 복잡하다는 뜻을 그만큼 현실을 잘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에 이것을 환영하는 매니아들도 다수 존재한다.

간단히 제2차 세계 대전의 동부전선을 배경으로 하는 워 게임에서 기갑부대를 이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규칙을 예시로 들어보자.

가장 간단하게 생각하면, 기갑부대에게 이동력이 있고 이 이동력을 소비하여 다른 칸으로 이동하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워 게임도 많다. 하지만 룰이 점점 복잡해진다고 하면, 기갑부대를 이동하는 대에 이러한 과정들이 추가된다. 우선 이번 턴의 날씨를 확인한다. 만약 날씨가 비나 눈이 내린다면 이동력이 저하될 것이다. 기온이 높다면 얼어있던 지면이 녹으면서 라스푸티차가 발생하여 기갑부대의 이동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 다행히 기온이 낮다면 지면 상황이 괜찮아 진격할 수 있을 것 이다. 다음은 보급을 확인한다. 보급로가 연결되어 있거나 전 턴에 보급을 받았다면 부대를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기온이 낮으므로 전차의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행히 아직 엔진이 얼지 않은 전차가 많다면 이들은 전선으로 진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이동이 가능할까? 다음은 적의 항공 상황을 확인한다. 적이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공격기가 대기 중이라면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요 전력인 전차를 소모시켜선 안 된다. 때로는 적의 항공영향력 내에 있는 기갑부대는 행동이 제한될 수 있다. 모든 확인이 끝났다면 비로소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전선이나 부대 단위로 확인하면서 최대한 룰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 상업성을 위해서라도 좋겠으나, 워 게임은 아니다. 최대한 사실적이되 플레이 가능한 룰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워 게임이며, 개발 중 계속해서 테스트 플레이를 거쳐 이것을 간결하게 통합해도 되는가, 아니면 유지하는 것이 게임의 컨셉에 맞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여 룰을 만든다. 이것이 워 게임의 플레이 시간을 오래 끌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보드게임도 플레이할 시에는 룰북을 옆에 끼고 하지만, 워 게임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여 한번 필요한 룰과 자주 잊어버리는 규칙들을 따로 정리하여 지참해야지 게임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이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