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

시계방향으로 CD, 카세트, MD, 라디오

Walkman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소니에서 생산하는 휴대용 음향 기기. 처음에는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만을 가리키는 브랜드였으나, 90년대 말에 CD 플레이어 브랜드인 Discman이 CD Walkman으로 합류하더니, 후일 출시된 MiniDiscMP3 플레이어도 워크맨 브랜드로 출시되었다.

아래에 소개된 주력 4종 외에도 소니에서 어지간한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에는 거진 워크맨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있고, 2015년까지 소니 엑스페리아의 음악 어플 이름도 워크맨이었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1968년, NASA는 각국의 전자제품 기업들에게 사흘간의 폐쇄된 비행동안 우주비행사들이 즐길 수 있을법한 도구의 개발을 요청한다. 대기권을 벗어나야하는 로켓에 실어야하는 물건인만큼 나사는 무게와 부피에 엄격한 제한을 뒀는데, 소니는 카세트테이프 한개의 부피와 크게 다르지 않을정도로 소형화한 플레이어, TC-50을 개발하여 제출하였다. 1969년 이 제품은 아폴로 11호 임무에서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달에 도착했으나, 소니는 녹음이 안되고 재생밖에 못하는 카세트 플레이어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며 TC-50을 상용화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약 10년 뒤, 평소 이동 도중에 오페라를 즐겨 듣던 소니의 창업자 아키오 모리타는 평소 본인이 애용하던 카세트 플레이어가 지나치게 큰 것에 불만을 가지고 엔지니어들에게 소형화를 직접 부탁한다. 기존의 노하우가 있던 소니 엔지니어들은 간단한 수정과 기능 추가를 거쳐 아키오 회장에게 완성 제품을 보고하였고, 이것을 즉시 상용화하자는 그의 제안에 최초의 소비자용 포터블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이 1979년 탄생하게 된다. 당초 소니는 지역에 따라 사운드어바웃, 프리스타일 등의 이름도 사용하였으나 최종적으론 워크맨이라는 브랜드 아래로 모든 제품이 통합되었다.

워크맨은 출시 직후부터 북미를 중심으로 큰 히트를 쳤다. 워크맨이 사용한 포맷인 컴팩트 카세트필립스에서 개발한 이후 십여년간 주로 어학 연습용이나 범죄 심문 청취, 현장 인터뷰 등 목소리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서 특수직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니의 워크맨 판매 이후로 음원 시장에서 엄청난 판매율 증가를 겪으며 대부분의 사람에들에게 음악 포멧으로서 각인되었고, 필립스 또한 이를 통해 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워크맨의 급격한 성공으로 산요, 파나소닉, 파이오니아, 테크닉스, 샤프 등 수많은 일본계 전자제품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나서 워크맨과 유사한 제품을 급히 개발하였다. 갑작스럽게 과열화된 시장에서 소니는 흔들리거나 충격을 받아도 플러터[1]나 드리프트[2], 잡음이 훨씬 적다는 점을 내세워 들고다녀도 안정적인 제품으로서 차별화를 꾀했다.
갑작스럽게 새로 생겨난 음악 시장을 거대 음원 회사들은 정작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테이프는 기존의 주된 음원 도구인 LP와 달리 사용자가 마음대로 녹음을 하거나 덮어쓰기가 가능한 도구였다. 즉 음원회사들은 사용자가 음악을 무슨 방법으로 들을 수 있는가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리고, 사용자들은 원저작자에게 돈을 내지 않아도 원하는만큼 테이프를 복제하여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의 불법 복제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나 처벌 기준이 모호했던 당시 음악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테이프의 열풍에 골머리를 앓는다. 이후 1982년 출시된 CD는 한동안 사용자가 마음대로 편집하거나 녹음을 할 수 없는 형태로만 유통되었기에 음원 회사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수용되었으나, 얼마 후 사용자가 마음대로 구울 수 있는 CD-R이 출시되면서 소니는 본격적으로 대형 음원회사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게 된다.
테이프 기술이 점차 낡은 것이 되고 신기술들이 속속 발명됨에 따라 워크맨 역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였다. 그러나 디스크맨, CD워크맨은 지나치게 큰 크기로 인기를 누리지 못했고, DAT나 MD워크맨은 상술된 음원회사들의 반발 때문에 음반이 출시되질 못하면서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소니 워크맨의 시리즈는 다른 모든 포터블 음악 재생 기기가 그러하듯, 2001년 애플이 공개한 iPod의 인기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되었다. 소니는 새로운 컴퓨터 중심적 음악 감상에 맞춰 Net-MD 워크맨이나 메모리스틱 워크맨 등을 개발하였으나, DRM 규제로 사용하기 불편해진 독자 소프트웨어와 시대에 맞지 않게 부족한 용량 등으로 인하여 대중에 어필하지 못한다. 소니는 뒤늦게 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한 MP3 워크맨을 개발, 생산에 나섰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서 아이팟 그 자체와 함께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소니는 2010년 중순부터 워크맨이라는 브랜드를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음악 재생 능력과 명백하게 구분짓기 위하여 자사의 스마트폰 시리즈인 엑스페리아에서 워크맨에 대한 언급을 제거하고 하이엔드 오디오 단말기로서 라인업을 분리시켰다. 현재 생산되는 워크맨은 (A시리즈를 제외하고) 고가의 아날로그 음원 디바이스들로, 음질에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휴대용 디바이스지만 콘덴서와 두꺼운 전선이 사용되어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훨씬 무겁고 두꺼워지면서 워크맨이라는 이름은 다소 아이러니해졌지만, 오늘날까지도 달라진 방식으로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1979년 출시한 TPS-L2가 워크맨의 시초이다. 당시의 휴대용 카세트는 음악 재생보다 비즈니스 녹취나 어학 녹음에 치중해 스피커나 녹음 장치를 달아 크고 육중한 기기들이 많았는 데, 틈새를 뚫고 작고 음악 재생에 특화된 워크맨이 등장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비록 일본식 조어였지만 해외에도 입소문이 퍼져 너도나도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워크맨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이내 워크맨은 일반명사로 자리잡게 된다.[3]
  • FM/AM 라디오 수신기
    휴대용 라디오 수신기에 FM/AM 워크맨이라는 브랜드가 붙었다. 카세트 워크맨이나 CD 워크맨에 부가기능으로 라디오 수신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라디오 워크맨이라는 단독 제품도 있다.
  •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 (디스크맨, Discman→CD 워크맨)
    1984년 최초의 휴대용 CD플레이어(D-50)를 출시한 것이 디스크맨의 유래이나, 이듬해에 나온 D-7부터 디스크맨이라는 브랜드가 붙었다. 이후 차량용 패키지[4]를 판매하거나, 1992년 튐 방지(ESP)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을 주름잡았다. 이 라인업은 1997년 CD 워크맨으로 이름을 바꿔 워크맨에 통합된 후 현재에 이르게 된다.
    외장 CD롬을 겸한 제품이나, 비디오CD를 재생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또한 DATA DISCMAN이라는 이름으로, 전자책을 기록한 미니CD를 읽는 이북리더도 있었다.
  • 미니디스크 플레이어 (MD 워크맨)
    크기가 육중한 CD플레이어를 대신할 목적으로 만든 라인업. 하지만 1992년 첫 출시한 MZ-1이 어지간한 CD플레이어보다 크고 무거웠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카세트 워크맨과 비슷한 크기에 CD 워크맨보다 좋은 음질을 담아내면서 음향 매니아 사이에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MP3에 치여 2000년대 중반에 마지막 모델을 출시하고 사장되었다. 소닉스테이지가 극악이던 시절에 단종되는 바람에 MD를 소장한 사람은 소닉스테이지에게 계속 고통받고 있다.
  • MP3 플레이어 (네트워크 워크맨)
    1999년에 소니 최초의 MP3 플레이어가 출시되었다. 당시 부족한 용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D에서 쓰던 ATRAC 포맷을 가져와서 썼다. ATRAC을 쓰려면 전용 소프트웨어인 소닉 스테이지를 사용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MP3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파일을 전송해서 큰 단점이라 볼 수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이 USB 저장장치 연결 방식으로 넘어가면서 소니만 홀로 전용 소프트웨어를 고수하고 있었다. 이는 해외 시장에 한해 일반적인 방식으로 전송 방법을 바꿔서 대응했지만, 일본 내수에서는 여전히 전용 소프트웨어를 고수하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을 본체에 탑재한 제품군이 있으며, 이들은 전용 이어폰을 사용하면 소음을 상쇄할 수 있는 가공된 음향을 들을 수 있다.

각주

  1. 출력 주파수에 생기는 불규칙성; 플레이어가 놓인 각도에 따라 테이프 해더나 모터가 중력에 영향을 받아 늘어지면서 음악이 변조되는 정도를 뜻한다.
  2. 플레이어가 원래 의도된 속도보다 얼마나 빠르게/느리게 재생되는지를 확인하는 척도.
  3. 워크맨, 네이버캐스트
  4. 차량용 거치대 + 차량용 어댑터 + 카팩 + 리모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