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믈렛

Sunday Omelets.jpg

오믈렛(Omelette)이란 오묘한 뉘앙스의 단어에서 짐작했겠지만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사실 스페인 유래설 같은 이견은 많은데 일반적으로는 프랑스에서 기원했다고 여긴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달걀 요리'를 꼽을 때 항상 순위권에 드는 요리. 아침식사나 브런치로 즐겨먹는다. 더 나아가 점심과 저녁 식탁까지 점령중. 달걀버터(또는 기름)만으로 쉽고 빠르게 훌륭한 한 끼 식사를 만들 수 있다. 순수하게 계란으로만 맛을 내거나 계란을 베이스로 채소고기, 치즈 등을 함께 넣어 만든다. 이와 같은 오믈렛은 17세기,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전해진 음식을 기반으로 발전한 것이다. 또한 오늘날 '오믈렛'이란 말은 달걀을 기반으로 한 유사한 음식들을 포괄하는 의미로도 확장되어 쓰이곤 한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유래[편집 | 원본 편집]

Tomato and fresh dill omelet.jpg

옥스퍼드 음식백과(Oxford Companion to Food)의 저자 앨런 데이비슨(Alan Davidson)에 의하면, 오믈렛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 중반 프랑스에서였다고 한다. 그는 이 음식의 근본이 고대 페르시아의 요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페르시아에 나름의 레시피가 있었고 거기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 고대부터 있었다는 게 의외일 수 있는데, 조리법이 워낙 쉬운 편이라 그렇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에서도 Ova Sphongia Ex Lacte(혹은 ova mellita)라는, 계란우유기름을 섞어낸 혼합물을 팬에 조리하고 을 끼얹어 먹는 요리가 있었다.

그러나 고대 요리가 뜬금없이 부활해서 16세기의 프랑스 요리에 영향을 주었다는 건 아니다. 일례로 1393년 '메나지에 드 파리(Ménagier de Paris)'란 책에서 나온 알류멜(alumelle), 알류매트(alumete)란 단어가 있다. 오믈렛을 가리키는 단어다. 그러니까 이 두 단어가 Omelette의 고어이며, 사실상 같은 단어라는 말이다. 이게 이름만 '오믈렛'이라 정확히 안 불렸지 이전부터 이런 요리가 존재했음은 여러 기록상 확인할 수 있다. 즉 오믈렛은 시대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바뀌었을 뿐이며 16세기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요리가 아니다. 고대때부터 먹어왔던 간단한 레시피를 가진 음식이니, 점차 바뀌어가는 단어 형태에 발맞춰 조리법이 구체화되고 다양화된 것이다. 이리저리 이름이 바뀌던 프랑스의 음식은 17세기에 그 이름이 영어에 편입되면서 구체화된 조리법도 함께 전파됐다. 단어의 편입 초기에 영어권에서는 오믈렛을 두고 계란 팬케이크니 뭐니 하며 갈피를 못찾다가 점차 자세히 알려지면서 기본적인 형태가 굳어지게 된다. 이 간단한 음식은 이후 일반화되고, 다양화되며, 타국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거쳐 현대 오믈렛의 형태로 자리잡아갔다.

정리하자면 오믈렛이란 단어는 프랑스에서 유래됐으며, 이런 요리가 프랑스 요리에서 지속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프랑스의 그 음식이 사실상 현대 '오믈렛'이란 음식의 기본적 레시피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다. 이런점에서 오믈렛은 '프랑스에서 구체화되었으며 영어권으로 도입된 이후 발전을 거쳐 세계화된 계란 요리'라 말할 수 있다.

어원[편집 | 원본 편집]

앞서 언급했듯 오믈렛처럼 휘저은 달걀 혼합물을 요리한 음식은 고대부터 있었으나, '오믈렛'이란 단어 자체가 17세기 초까지는 영어에 존재하지 않았다. 1611년 랜들 코트그레이브(Randle Cotgrave)가 쓴 '불영사전(Dictionary of the French and English Tongues)'에서 처음으로 관련 설명이 있긴 한데, '계란으로 만든 팬케이크'라 써놨다. 더불어 Haumelette이란 단어도. 뒤죽박죽이었던 단어 사용의 흔적인 모양이다. 실상 오믈렛이란 용어로 굳어진 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다.

  • 단어의 어원부터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다.[1]
  1. 고대때부터 오믈렛의 원조격인 음식 얌냠.
  2. 단어의 처음 시작은 '얇은 판'이라는 뜻의 라틴어 lamina의 지소어[2] lamella.
  3. 단어가 프랑스로 이동.
  4. (잘못 알아들은)프랑스인 : lamella ? 정관사 la + 명사 lemelle구나! 이제부터 널 alemelle이나 alumelle이라 불러주마.
  5. 한동안 alemelle 또는 alumelle라 불림.
  6. 이후 14세기에 -elle를 대체하여 -ette로 썼다. 둘은 같은 기능을 하는 접미사다. 그래서 alemette.
  7. 그런데 이 alemette에서 앞의 두 자음이 서로 자리를 바꿔서 amelette.
  8. 17세기, 단어가 영어에 포함됐다.
  9. 온갖 단어가 뒤죽박죽 쓰였다. amulet(17~18세기), emlett(17세기)등 이것저것 쓰이다가 영국 영어에서는 드디어 omelette으로 정착했다. 다만 1902년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서 omelet이란 단어를 첫머리에 달고 밀어주다가 현대 미국에서 해당 단어를 정식 명칭으로 쓰게 만드는 업적을 달성한다.

중세 프랑스어에 대한 오해가 단어 난립의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시기별 단어의 변화라는 게 정확히 알 수는 없는 일이라 사람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기도 하다. 아예 어원을 따질 때 라틴어 유래설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식의 주장도 있다'정도로 알고 넘어가자.

오믈렛 전설[편집 | 원본 편집]

Jacques Louis David - Bonaparte franchissant le Grand Saint-Bernard, 20 mai 1800 - Google Art Project.jpg

프랑스에는 오믈렛과 관련한 전설도 있다.[3] 다름 아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의 이야기이다.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 남부를 돌아다니다가, 날이 저물자 오트가론(Haute-Garonne) 주에 위치한 베시에르(Bessières)마을 근방에서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는 출출함을 달래고자 근처 여관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이때 여관 주인이 준비한 음식이 바로 오믈렛이었다. 근데 그게 정말 맛있었다! 나폴레옹은 오믈렛의 훌륭함에 감명을 받아, 이를 치하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내일 아침'까지 군대 먹일 오믈렛을 준비하라고. 정확히는 마을에 있는 모든 계란을 싹 다 모아서 군대 전체를 먹일만한 슈퍼 사이즈 오믈렛을 만들라는 명령이었다. 그야말로 나폴레옹의 부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일화다. 어쨌든 이 이야기가 바로 베시에르의 거대 부활절 오믈렛 전설이다. '부활절'이 들어간 건 이 일화로 인해 부활절마다 마을 내 가난한 사람들에게 오믈렛을 대접하는 전통이 생겨서 그렇다.[4]

Giant Omelette.jpg

오믈렛 전설로 인해 매년 이 마을 주민들은 한을 풀고자 자이언트 오믈렛 축제를 연다.[5] 부활절 월요일에 하며, 몇천개의 계란을 깨부순다고 한다. 이 전설에 삘을 받은 다른 마을에서도 축제를 여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도 몇천개의 계란을 부숴댄다. 나오는 숫자를 보면 대략 5,000개 ~ 7,000개 정도 된다. 심지어 프랑스를 넘어 아르헨티나에서는 15,000개의 계란을 학살하여 지름 4.2m 초거대 오믈렛을 만들었다고 언론을 탔다.[6] 더 무서운 건 이게 기네스 기록에 오른 오믈렛이 아니라는 것. 2015년 기준으로 가장 큰 오믈렛은 2012년 포르투갈의 기록이다. 축제에서 만든 오믈렛이라고 한다. 145,000개 달걀의 원혼을 모아 지름 10.3미터, 4.,290kg의 팬에 구웠다. 측정된 오믈렛의 무게는 6.466kg. 아르헨티나에 이어 미국에서도 이런 축제를 연다고 하니 세계 곳곳에서 거대 오믈렛 파티가 벌어지는 것 같다. 이런 이벤트성 음식이 늘 그렇듯, 여러명이 거대한 주걱으로 계란물을 뒤적뒤적하는 걸 보면 그저 대단하다는 느낌만 든다. 더불어 압박감도.

일반적인 형태[편집 | 원본 편집]

가장 기초적인 오믈렛의 재료는 달걀버터(또는 기름)다. 우유(또는 크림)를 추가하기도 한다. 오믈렛에 우유를 넣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그걸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왜 넣어먹냐며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7] 몽실한 식감을 위해 우유가 필수라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잡맛이 난다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저 취향 차이인 듯. 어쨌든 뭘 넣던간에 잘 섞어낸 혼합물에는 간을 할 소금이나 후추(때때로 설탕)를 뿌린다. 그리고 적당히 팬에 구워내면 완성. 서양에서는 흔히 여기에 토마토마당에서 따온 바질, 치즈같은 걸 곁들여 먹는다. 을 넣고 반접어서 먹기도 한다.

'그냥 계란맛'에서 벗어나고픈 욕심이 생긴다면, 당신은 오믈렛의 마수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들어가는 부재료가 매우 다양하다. 치즈를 시작으로 양파, 토마토, 시금치, 감자, 버섯같은 채소, 사과아보카도같은 과일, 소시지, , 베이컨 등의 온갖 고기류, 훈제 연어, 를 포함한 여러 해산물까지 넣는다. 단일 재료만을 넣거나 혹은 몇몇 재료를 혼합하여 쓴다. 무엇을 어떤 것과 조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오믈렛에 넣을 부재료 조합을 추천하는 글도 있다.[8] 일반적으로 부속 재료 조합은 최대 5개~6개 정도까지 같이 쓴다. 따로 조리하거나, 계란물에 같이 섞거나, 혹은 부쳐낼 때 위에 올려 조리하거나 하여 오믈렛을 만든다. 그 뒤 모양을 잡고, 소스를 끼얹는다. 속재료를 소스에 미리 버무려두는 경우도 있다.

완성된 오믈렛은 다음 네 가지 모양을 띤다.[9]

  1. 부쳐낸 오믈렛을 그대로 접시에 깔고, 부재료를 그 위에 올린다. 팬케이크처럼 오믈렛을 겹겹이 쌓아두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종류와 함께 Open Omelette 또는 Open Faced Omelette 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명칭은 속재료가 그대로 보이는 오믈렛을 말한다. 그래서 얇게 부쳐서 속이 보이는 오믈렛도 Open Omelette 이라고 부른다. 'Open (Faced) 음식명'은 오믈렛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가령 오픈 샌드위치라던가.
  2. 접어둔 모양. 오믈렛에 속재료를 올린 뒤, 그대로 접는다. 한번 접든 두번 접든 아예 둘둘 말아버리든 간에 전부 이 스타일의 오믈렛이다. 우리가 음식점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모양새.
  3. 반질반질한 모양의 오믈렛. '럭비공 오믈렛'이란 게 여기 속한다. 저런 예쁜 타원형은 조리시 팬 가장자리를 통해 살살 모양을 낸다. 속재료를 넣을 땐 위에 칼집을 내어 집어넣는다. 터질듯이 집어넣으면 모양새가 이상하기 때문에 양을 잘 조절해야 한다. 이 방식 외에 팬에서 조리할 때 반쯤 익은 계란물에 속재료를 담듯이 하여 모양을 내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요리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오믈렛이 이상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 뭔가 오믈렛 요리에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이면 넘어야할 필수 관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오믈렛을 만드는 사람들은 오늘도 예쁜 모양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
  4. 아예 계란물에 재료를 섞어 같이 부쳐낸다. 어디서 많이 본 모양새다. 그럴 것이 달걀로 만든 한국 전종류도 이런 모양의 오믈렛으로 취급된다. 이 사진의 오믈렛은 부재료를 허브로만 써서 더 전 같이 보인다. 그냥 계란과 속재료가 마구 섞인 모양새라면 다 이 스타일의 오믈렛이라 생각하면 된다. 두툼한 것도 있고 이렇게 얇은 것도 있고… 전 같이 생긴 건 말그대로 전같이 부쳐낸다.

유사한 음식[편집 | 원본 편집]

  • 프리타타와 토르티야는 거의 똑같아 보인다. 아예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만한 게 프리타타 또는 토르티아를 갖다놓고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다. 음식의 유래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기 때문에 무엇이 무엇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오리무중. 어쨌든 이 음식들이 오믈렛과 구별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두께다. 얇게 부치는 오믈렛과는 달리, 납작한 케이크정도의 두께를 가진다. 그만큼 재료도 더 들어간다. 더불어 일반적인 오믈렛이 계란부침과 속재료를 따로 조리한다면, 이 두 종류는 아예 계란물에 속재료를 섞어 만든다. 오믈렛은 빠르게 구워내지만 프리타타와 토르티아는 약한 불로 천천히 익혀내기 때문에 질감이 좀 더 단단하며, 별다른 모양 변화도 없이 그저 둥근 모양이다. (정확히는 프라이팬 모양에 따른다. 네모난 프라이팬이면 네모모양.) 그러니까 전자가 계란부침이라면 후자는 계란찜. 형태부터 이렇다보니 프리타타·토르티아는 오믈렛처럼 쪼잔하게 접거나 하지않는다. 그저 스케일 크게 통째로 뒤집을 뿐. 두께가 있으니 어떻게 접겠냐만은... 이 때문에 재료가 훤히 보이는 특성을 가져 Open Faced Omelette의 일종으로 취급된다.

외부 링크[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Why are they called omelettes?, An A-Z of Food and Drink, John Ayto
  2. 지소사가 붙어 나온 말. 지소사는 본래의 단어를 짧게 부르거나 뒤에 특수한 접미사를 붙이는 것을 말한다. 애칭처럼 친밀함을 나타내거나, 혹은 본래의 대상보다 작은 것을 가리키고자 쓴다. 예를 들면 강아지나 송아지의 '~아지'가 지소사다.
  3. A World of Wonderful Taste: Persy’s Famous 3 Egg Omelets
  4. 출처
  5. 프랑스, 부활절 대형 오믈렛, 2014-04-22, 일간투데이
  6. 사용된 계란만 1만 5000알…초대형 오믈렛, 나우뉴스
  7. 예시
  8. 예시
  9. 달걀로 빨리 만드는 요리, 오믈렛
  10. 게임 섬의 궤적의 등장인물. 작중 엘리엇의 오믈렛 창작요리를 이용한 돈 노가다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