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비론

양비론 (兩非論)은 쌍방의 의견을 비판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1] 반대말은 양시론이다.

의미[편집 | 원본 편집]

어떤 주장이 대립되는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이다. 학문적 이론이나 사회적 주장이 양분되어 있을 때, 어느 한편에도 동의하지 않는 제3자가 새로운 주장을 전개하는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 특히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대립되는 두 주장을 시시비비 가림없이 양쪽 모두가 다 잘못되었다고, 싸잡아 비판하는 태도를 함축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모두까기 인형과 일맥상통하는 논리.

양비론 비판[편집 | 원본 편집]

특정 쟁점에 대해 뚜렷하게 대비 되는 두 관점이 있다고 가정할 때, 만약 한 쪽 편을 들다가는 다른 쪽을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비판을 받거나, 더 나아가서 비난이나 인신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양 쪽을 비판하여 겉으로는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는 논조를 취하는 양비론을 취한다면 특정 주장으로 편향될 수 있다는 위험성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 디시인사이드에서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이라는 각종 혐오성 단어를 만들며 비난하기만 하는 것도 이러한 양비론의 예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양비론을 펼친다면 모든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기 때문에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적어진다는 단점이 발생한다. 또한, 쟁점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양 측에게 일방적인 혐오와 비판을 표출하기 때문에 양비론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양비론이 극단적인 쪽으로 발현되면 모든 것을 혐오하는 사상인 염세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언론의 양비론[편집 | 원본 편집]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언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킬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의 본질은 외면하고 사건의 주변 상황을 기사화하여 본질을 호도하는 이른바 물타기를 통해 잘못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2016년 후반기 불거진 대한민국 헌정사의 크나큰 오점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가 탄핵소추되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을때, 이를 두고 박근혜를 옹호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세력과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 세력의 대결구도만 집중적으로 부각하여 사건의 본질인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및 대통령의 부적절한 국정운영 등에 대한 비판적인 논지를 흐려버리고 오로지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를 부각시켜서 나라가 양분된다는 식으로 탄핵 찬반 세력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양비론을 채택한 경우가 있다.[3]

또한 과거 국회에서 특정 법안에 대한 기습적인 날치기 심사가 이뤄지는 경우,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과 통과시키려는 여당의 물리적인 몸싸움 등 이른바 국회 공성전을 기사화 하면서, 본질인 날치기 심사를 다루지 않고 오로지 여야 의원들간의 볼썽사나운 몸싸움 장면만 부각시키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을 흐리면서 단순히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만 증폭시키는 논조의 기사가 자주 등장했었다.

각주

  1. 그래서 모두까기로 검색해도 들어올 수 있다.
  2. 이른바 위장 중립
  3. 민심은 두 동강일까…‘양비론’ 띄우는 언론, 한국기자협회, 2017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