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서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 아모스서 5:24, 새번역성경

아모스서》는 구약 시대 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선지자 아모스가 기록한 예언서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경[편집 | 원본 편집]

솔로몬 왕국 사후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쪼개지게 되는데, 북왕국에는 하나같이 막장 왕들만 나와서 막장 정치를 벌이게 된다. 그 가운데 막장성이 가장 높았던 왕은 바로 여로보암 2세. 기원전 8세기에 여로보암 2세가 북왕국을 다스리던 시기에, 북왕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엄청난 부귀영화와 번영을 누렸지만, 막상 그 속을 파고 들어가 보면 신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내려 준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인 타자에 대한 사랑과 섬김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사회 전반에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 대한 억압과 착취가 만연해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신에 대한 예배는 열심히 드렸지만, 정말 그러한 신이 원하는 것, 그러니까 서로 섬기고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스라엘 사회에는 신의 뜻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정치적 억압과 핍박,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제적 착취와 수탈이 만연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삐까번쩍한 외형적 번영과 풍요 속에서, 노동자들은 극심한 착취에 시달리고, 소작농들은 지주들의 수탈에 시달리고, 빈민들은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모스는, 원래 드고아에서 딱풀 제조 사료용 무화과 재배(농업)와 목양(축산업)에 종사하던 시골 사람이었으나, 신의 계시를 받아 불의한 시대 현실을 규탄하는 예언을 시작하게 된다.

내용[편집 | 원본 편집]

신은 먼저 남북 이스라엘과 그 주변 국가가 얼마나 타자를 억압하고 스스로를 완성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었는지를 지적하며 규탄을 하고 심판을 경고한다. 주변 국가들은 자기네 국익을 챙기기 위하여 옆동네를 마구 침공하였고, 남북 이스라엘은 서로 섬기고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라는 신의 뜻을 무시한 채로 다들 각자가 신이 되어 자기 완성을 위해 타자를 억압하며 신을 배반했다.

이 부분을 잘 보면 처음 1장에서는 이스라엘 주변에서 멀리있는 국가들의 죄를 고발하고 1장 후반부와 2장 초반부에서는 점차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로 가까워지고 마지막에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를 밝히게 된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흘려듣다 나중에 통수맞았다는 기분이 들었을 듯.[1]

신은 그래서 5:4-15; 21-24에 나온 계시를 통해 예배만 열심히 드리지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나도 행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에게 드린 예배를 전부 다 빠꾸를 먹여 버린다. 지금 예배라고 드리는 건 다 갖다 집어치워 버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드리는 경배와 찬양에 대해서는 소음공해 그만 일으키라고 경고하고, 자신에게 올리는 제물도 전부 다 빠꾸를 먹인다. 그리고 계속 이런 식으로 살면 너네들 완전 탈탈 털리게 될 것이라며 엄중하게 경고를 한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 목록을 열거하면...

  • 신의 율법을 무시하고 신이 정한 율례를 지키지 않음(2:4)
  • 돈을 받고 의로운 사람을 팔며, 신 한 켤레 값에 빈민을 팔았음(2:6)
  • 힘없는 사람들의 머리를 흙먼지 속에 처넣어서 짓밟고, 힘 약한 사람들의 길을 굽게 하였으며[2],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여자에게 드나들었음 (2:7)
  • 전당으로 잡은 옷을 제단 앞에 펴 놓고는 그 위에 눕고, 신의 성전에서 벌금으로 거둬들인 포도주를 마심(2:8)
  • 귀부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빈궁한 사람들을 짓밟음 (4:1)
  • 재판을 개판으로 만들어 버림 (5:10)
  • 가난한 사람을 짓밟고 그들에게서 곡물세를 착취함 (5:11)
  • 의로운 사람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법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함 (5:15)
  • 초호화 사치생활: 상아 침상에 누우며, 안락의자에서 기지개 켜며, 양 떼에서 골라잡은 어린 양 요리를 먹고 우리에서 송아지를 골라 잡아먹으며, 거문고 소리에 맞추어서 헛된 노래를 흥얼대고 다윗이나 된 것처럼 악기들을 만들어 내며, 대접으로 포도주를 퍼마시며 가장 좋은 향유를 몸에 바르면서도 요셉의 집이 망하는 것은 걱정도 하지 않음 (6:4-6)
  • 빈궁한 사람들을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사람을 망하게 함 (8:4)
  • 도량형을 조작하여 부당 이득을 챙김 (8:5)
  • 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삼 (8:6)

어째 이거 전부 다 2700년 후 동아시아의 모 반도 국가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 같은데

아모스가 이렇게 사회 지도층과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듣기 껄끄러운 소리를 날리고 다니자, 베델의 아마샤 제사장은 아모스를 유언비어 유포죄와 내란 선동죄를 뒤집어씌워 고발한다. 그리고 아모스 본인에게는 여기서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남왕국으로 꺼지라고 어그로를 끈다. 그러자 아모스는 자신은 종교 지도자들과는 거리를 두고 살던 평범한 농민이었으나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아서 신의 뜻을 전하기 위하여 이렇게 예언 활동을 시작했다고 대답한다.

한편으로 아모스는 이러한 신의 심판을 엄중하게 경고하면서도, 마지막 장에서는 언젠가 신이 이렇게 막장이 되어 버린 세상을 다시 일으키고 바로잡아 보듬어 줄 것을 약속한다. 기독교에서는 이러한 아모스의 예언이 예수를 통하여 성취되었고, 또 역사 속에서 성취되어 가고 있다고 믿는다.

아모스서의 핵심 내용은 사회 구조악과 종교악에 대한 열렬하고 신랄한 규탄은 이후 호세아-이사야-미가-스바냐-하박국-예레미야-에스겔(-제2이사야-제3이사야)-학개-스가랴-말라기-세례 요한-예수로 이어지며, 이를 예언자적 전통이라 한다. 예수는 이러한 예언자적 전통을 계승하여 최종적으로 완성했으며, 그러한 사회 구조악과 종교악에 맞서서 신의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아모스서의 내용 자체가 독재정치나 빈부격차, 부정부패와 같은 사회 구조악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보니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강조하는 신정통주의나 유럽형 복음주의에서는 아모스서를 굉장히 강조한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 2017년 결정문의 보충의견의 결론부에서 이 아모스서의 5장 29절을 인용하였다.

주석[편집 | 원본 편집]

김근주, 구약의 숲, 대장간, 2014, pp.371-372

함께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심판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다마스쿠서(아람)→가사, 아스돗, 아스글론(블레셋의 5대 도시 중 셋)→두로(현 레바논 튀레→에돔→암몬→모압(에돔, 암몬, 모압은 창세기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사촌뻘쯤 되는 민족 취급이다)→유다, 이스라엘
  2. 권세 있는 사람들만 편하도록 길을 닦아 힘이 없는 사람들은 불편하게 다니게 되었다는 뜻이다.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