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체어맨

KG모빌리티가 과거 쌍용자동차이던 시절 개발, 생산한 대형 세단. '회장'을 뜻하는 체어맨이라는 영어 단어답게 기업 대표 등 고위 부유층들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한 고급차량이다.

소개[편집 | 원본 편집]

1세대[편집 | 원본 편집]

체어맨 초기형.jpg

한국의 고급차는 대우의 로얄 시리즈와 그 뒤를 이은 임페리얼, 현대의 그랜저, 기아의 포텐샤 등 현재에는 준대형급으로 불리는 세단들이 최고의 차들로 여겨졌다. 당시 이런 고급 세단이 없던 쌍용차는 이들을 능가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제휴를 발표, 벤츠의 엔진과 변속기를 탑재한 고급 대형 세단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지금이나 그때나 현대, 기아에 밀리던 이미지의 쌍용이기에 벤츠조차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지만, 최초로 공개된 체어맨의 완성품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성능을 자랑했고, 벤츠도 이에 놀라 기술제휴를 대가로 해외 수출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1]

그 당시 최고 크기의 차인 그랜저, 포텐샤 등을 한참 뛰어넘는 크기의 대형 세단인 체어맨은 등장과 동시에 대한민국 최고의 고급차 자리를 가져갔다. 조금 더 일찍 출시된 현대의 다이너스티, 더 일찍 나와 일찍 단종된 대우의 아카디아는(대형차가 드물던 당대에는 얘들도 대형차긴 했다만) 애초에 크기 차이가 많이 나는 준대형급이었고, 그나마 비슷한 시기 기아의 엔터프라이즈가 제대로 된 후륜구동 대형 세단으로서 경쟁할 뿐이었다. 그나마 판매량, 이미지로 제대로 붙어 볼 만한 에쿠스는 2년여 뒤에나 출시된다.

체어맨은 플랫폼, 엔진, 변속기 등 큰 부분뿐만 아니라 당시 벤츠의 특허였던 1개짜리 와이퍼나, 리어램프를 울퉁불퉁하게 해 빗물을 빠르게 씻어내는 디자인 등 소소한 디테일까지 벤츠에게 이식받았고, 덕택에 벤츠의 후광을 제대로 누리며 잘 나갔다. 그러나 출시 이후 얼마 안 되어 IMF가 터지고, 쌍용그룹이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 부문을 대우에게 넘겨주면서 한때는 대우 체어맨으로 팔리기도 했다.[2] 그러나 대우 역시 IMF의 여파를 제대로 맞았기에 몇 년 가지 못하고 다시 쌍용자동차를 토해 냈고, 쌍용차는 독립된 회사가 되어 생을 이어나갔다.

페이스리프트, 뉴 체어맨[편집 | 원본 편집]

뉴 체어맨.jpg

그렇게 독립 회사로 근근이 살던 2003년, 체어맨의 첫 페이스리프트가 실시되었다. 후에 렉스턴 등에 응용되는 '석굴암 헤드램프'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웃는 눈의 모양을 하고 있다며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있었으나 상업적으로는 2008년 체어맨 H의 출시 이전까지 역대 체어맨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로 성공했다.

체어맨 리무진.jpg

고급차답게 리무진 모델도 출시했다. 현재의 제네시스 G90L에 적용된 롱 휠베이스가 아닌, 당대 유행하던 B필러를 늘린 '스트레치드 리무진'형태였다.

체어맨 H[편집 | 원본 편집]

2008년 체어맨의 신형 모델 체어맨 W가 출시되었지만, 라인업이 부족하던 쌍용차는 기존 구형 체어맨에 '체어맨 H'라는 이름을 붙여 W보다 한 단계 낮은 준대형 세단 포지션으로 팔았다. 세월이 지나 준대형차와 대형차의 구분이 생길 정도로 고급차 시장이 커졌고, 그동안 한 급 아래로 여겨졌던 그랜저, 오피러스 등이 점점 커져 구세대 대형차인 체어맨과 맞먹게 되었기에 적절한 판매전략이었으나, 구형 모델을 우려먹는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실제로 H라는 이름과 이로 인해 트렁크에 체어맨 H 레터링만 새로 붙었을 뿐, 이외 개선된 부분은 전무했다.

되려 염가형 모델이라는 이유로 멀쩡한 편의장비가 빠지기도 했고, 태생이 구형 모델인 만큼 경쟁차들에 비해 오래된 티가 많이 났으나 보수적인 노령의 소비자들이 너무 젊어진 경쟁 모델을 기피하기도 했고, 원래 대형차였음을 인식시키는 물렁하고 편한 승차감, 고급차는 후륜구동이라는 오랜 관념 덕택에 계속 팔릴 만한 소비층은 있었다.

2번째 페이스리프트, 체어맨 H 뉴 클래식[편집 | 원본 편집]

체어맨 H.jpg

원래라면 이쯤에서 수명이 끝나야 했을 체어맨은 또다시 페이스리프트를 하여 2011년 '체어맨 H 뉴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뉴 체어맨에서부터 이어진 디자인의 호불호를 한층 더 강화시킨 이상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안 그래도 기아의 K7, 그랜저 HG가 출시되어 경쟁차들의 상품성이 크게 발전한 상황에서 이런 디자인은 체어맨의 고루한 이미지만 증가시켰다.

체어맨 H 페이스리프트.png

그래도 어찌 회사를 존속시킬 정도의 돈은 되었는지, 아니면 정말 이거 아니면 팔 차가 없었는지는 몰라도 이 모델은 그릴 디자인을 변경시킨 연식변경 모델로 계속 연명하게 된다. 이렇게 억지로 생명을 유지시키던 체어맨 H는 마침내 2015년 단종된다.

결국 사골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퇴장했지만, 체어맨은 국내의 고급차 중 가장 대우를 잘 받은 모델이었다. 신차를 탁송할 때 제네시스가 현대, 기아차와 같이 카캐리어에 뭉텅이로 싣는 것과 달리 체어맨은 해외의 고급차들이 하는 것처럼 전용 윙바디 탑차에 1대씩 실어날랐고, 서비스센터에는 체어맨 전용 정비라인과 전담 정비공이 따로 있었다. 이 점 역시 제네시스가 현대차들과 같은 정비소를 쓰고, 기아가 K9과 스팅어 한정으로 몇몇 정비소에서 차등 서비스를 해주는 것에 비해 나은 점이었다.

스펙[편집 | 원본 편집]

전장 513.5cm 엔진 M104 가솔린 2799cc, M104 가솔린 3199cc
전고 146.5cm 출력, 토크 M104 2799cc 197마력, 27.6kg.m, M104 3199cc 225마력, 30.2kg.m
전폭 186.5cm 구동방식 후륜구동
휠베이스 289.5cm 중량 1730kg
승차인원 4~5인승 서스펜션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2세대[편집 | 원본 편집]

체어맨 W.jpg

2008년, 기존 체어맨을 체어맨 H로 변경시킨 후 나온 2세대 모델은 구분을 위해 '체어맨 W'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다. 최고급 렉시콘 오디오와 여전한 벤츠 변속기, 에쿠스에만 있다가 드디어 체어맨에게도 들어간 8기통 엔진, 완전히 새로 개발한 독자 플랫폼을 통해 에쿠스와 경쟁할 만한 상품성을 지니게 된 체어맨은 다시금 대한민국 최고급 세단 자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후 1년여밖에 되지 않아 신형 에쿠스가 나오긴 했으나, 벤츠의 후광과 이름값, 괜찮은 상품성을 내세워 괜찮은 인기를 누린다. 리무진 모델도 후일 출시되어 고급감을 더했다.

페이스리프트[편집 | 원본 편집]

체어맨 W 페이스리프트.png 체어맨 W 리무진.png

2011년, 체어맨 H와 비슷한 시기에 체어맨 W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다. 리무진도 뒤이어 페이스리프트 되었고, 여기에 '써밋'이라는 고급 트림을 신설해 상품성을 높였다.

여전한 인기를 보이며 쌍용이 정상화되는데 기여하지만, 현대의 에쿠스는 그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풀 LCD 계기판이나 더 나은 성능의 8기통 엔진을 탑재하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품성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체어맨을 능가하기 시작한 것. 게다가 2015년 현대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런칭되고 완전 신차인 EQ900이 출시되자 차이는 더 벌어졌다. 체어맨은 2015년 당시 쌍용의 소형 SUV 티볼리에도 탑재된 주행보조 시스템도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다.[3]

이에 상품성을 올려보고자 2016년 '체어맨 카이저'라는 모델도 내놓았으나, 전용 로고와 네비게이션의 개선 등 아주 작은 부분만 개선되어 EQ900에 미칠 수는 없었다. 결국 2017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체어맨은 최종 단종된다.

스펙[편집 | 원본 편집]

전장 513.5cm (리무진 543.5cm) 엔진 M104 가솔린 3199cc, M104 가솔린 3598cc, M113 가솔린 4966cc
전고 150.5cm 출력, 토크 M104 3199cc 225마력, 30.2kg.m, M104 3598cc 250마력, 35kg.m, M113 306마력, 45kg.m
전폭 189.5cm 구동방식 후륜구동, 사륜구동[4]
휠베이스 297cm (리무진 327cm) 중량 1935kg (리무진 2070kg)
승차인원 4~5인승 서스펜션 전후륜 멀티링크

각주

  1. 이 외에도 상용차인 이스타나, SUV 무쏘 등이 벤츠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하여 잘 나갔다.
  2. 이때 대우 특유의 디자인인 3분할 그릴이 달리기도 했는데, 이미지를 올리기 싫을 정도로 못생겨졌다.
  3. 흔히 ADAS라 불리는 첨단주행보조 시스템은 상당수가 전자식으로 핸들을 제어하는 전동식 스티어링 휠이 있어야 적용 가능한데, 에쿠스, EQ900에는 있었지만 체어맨은 상품성 개선이 안 되어 없었다. 여전히 구형 유압식 스티어링 휠이었으므로 당연히 못 넣는다.
  4. 8기통 모델은 사륜구동이 없다. 가장 고급형임에도 엔진이 너무 커서 장치 설치가 안 되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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