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작곡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작곡 노하우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작곡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작곡에 대한 노하우를 설명하고자 한다.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자.

기타에서 시작하는 밴드사운드![편집 | 원본 편집]

멜로디부터 만들기[편집 | 원본 편집]

'좋아하는 곡'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 당신이 그 곡을 흥얼거릴 때는 무엇을 흥얼거리는 것인가? 십중팔구 멜로디일 것이다. 화성을 흥얼거릴 수 있다면 당신은 아마 인간이 아닐 테니.[1] 즉,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멜로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멜로디부터 시작하는 것은 매우 단도직입적이고 효과적인 창작법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현대 대중음악의 기본적인 형태인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들어 있는 예시이지만, 가사나 악기구성을 빼고보면 기악곡에도 어느 정도 통용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1. 가사를 쓴다.
  2. 가사를 읽어보거나, 흥얼거려보거나 하면서 자연스럽고 듣기 좋은 멜로디를 찾아내 기록한다.
  3. 멜로디에 맞는 코드를 찾아낸다. 보통은 한 마디를 처음 시작하는 음을 토대로 코드를 찾으면 얼추 맞는다. 예를 들어 한 마디의 첫 음이 라(A)라면 A코드를 쳐보자.
  4. 멜로디에 맞는 리듬을 짜 넣는다. 보통은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강해진다. 일반적인 드럼을 사용한다면 하이햇이나 라이드, 크래쉬 등 심벌류로 기반이 되는 비트를 쳐주고(4비트, 8비트 등), 베이스(킥) 드럼으로 강세를 표현한다. 스네어는 특별히 강조하고 싶을 때 때려준다.
  5. 리듬과 코드를 기반으로 베이스 라인을 짠다. 주로 코드의 근음[2]을 중심으로, 여기에서 화음에 맞는 음을 쳐준다. 리듬은 기본적으로 드럼의 베이스 드럼에 맞춰 가되, 적당히 빈자리도 채워넣으면 좋다.
  6. 기타는 코드를 중심으로 만든다. 리듬 기타와 리드(멜로디) 기타를 분리한다면, 리듬 기타는 베이스와 유사한 느낌으로 작업하면 편하다. 리드기타는 메인 멜로디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쳐준다. 보통 리듬 기타를 저음부 위주로 놓고, 리드 기타를 고음부 위주로 만든다.
  7. 마지막으로 키보드샘플링 등으로 곡을 이쁘게 꾸며준다. 조심해야 할 것은 이 악기들이 지나치게 커지면 곡이 쉽게 난잡해진다는 것이다. 어느 파트나 다 그렇지만, 솔로 부분이 아니라면 라인을 너무 잘 만들어서 아쉽더라도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적당히 뒤로 밀어놓자. 스트링 앙상블을 쓴다면 코드를 위주로 가되 저음역과 고음역을 풍성하게 넣는다. 멜로디는 스트링의 음색이 부드럽기 때문에 비교적 느리게 하는 편이 어울린다. 피아노나 건반계열 사운드는 스트링과 비슷하지만 음의 어택[3]이 빠르기 때문에 보다 화려하고 빠른 멜로디를 넣어도 어울린다.

코드부터 만들기[편집 | 원본 편집]

대중음악은 다성음악, 즉 폴리포니가 거의 없고 흔히 익숙할 멜로디+반주인 호모포니가 지배하고 있기에 자연히 화성진행부터 만드는 음악도 많고 기악곡에서도 흔하다. 단선율 악기보다 화성악기가 유리하지만, 보통 작곡을 하는 사람들은 피아노(미디 건반포함) 등의 화성악기를 다룰 수 있고 프로그램으로도 화성구현이 가능해서 화성학 지식이나 감각을 제외하면 딱히 진입장벽이 존재하진 않는다. 과정을 대충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파워코드를 사용해서 느릿~느릿~한 '멜로디'를 만들어본다. 한 마디에 1개나 2개, 많아도 3개나 4개의 코드만을 사용한다. 반복적인 곡을 원하면 4마디나 2마디, 극단적으론 1마디 길이로 만들고, 보다 대곡스러운 걸 원하면 8마디에서 16마디 정도까지 가도 된다.
  2. 사실 이 전 단계에서 만든 건 멜로디라기보다는 화성에 가깝다. 다만 파워코드의 특성상 멜로디의 특징이 강할 뿐. 고로 그 멜로디에 리듬과 멜로디 요소를 추가해보자. 팜뮤트나 커팅, 뮤트음 등을 활용하면 좋다. 싱코페이션을 활용해서 리듬감을 살릴 수도 있다. 이 단계가 끝나면 당신은 메인 리프(Main Riff)를 만들어낸 것이다. 더 화려한 곡을 만들고 싶다면 같은 코드를 기반으로 다른 리프를 만들어도 된다. Guns N' Roses처럼 기타가 둘인 밴드에서 자주 쓰는 방식이다. 물론 위 '멜로디부터 만들기'에서처럼 리드 기타를 추가해도 좋다.
  3. 이제 메인 리프에 어울리는 드럼 라인을 만들어 보자. 메인 리프에서 주로 사용된 음표에 맞춰주면 대개 어울리는 편이다. 예를 들어 8분음표가 자주 사용되었다면 8비트 리듬을 활용하는 식이다.
  4. 베이스 라인은 메인 리프를 그대로 따라가도 평타는 친다. 대신 좀 심심할 것이다. 혹은 코드는 그대로 두고 코드의 다른 구성음을 사용해서 다른 멜로디를 쳐도 된다. 그래도 일반적인 락이라면 리듬은 비슷하게 가 주는 것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5. 키보드나 스트링, 샘플링 등 장식적 요소를 넣는다. 물론 나중에 곡의 전체적인 뼈대가 잡히고 추가해도 된다.
  6. 이제 곡의 파트 하나가 완성됐다. 이걸 인트로, 코러스[4], 절(verse, 벌스) 등 각각의 파트에 맞게 다시 반복한다. 보컬은 각 파트와 같이 만들어도 되지만, 우선은 나중으로 넘기자.
    1. 대중음악에서 가장 무난하고 평범한 구성은 대충 이렇다. 도입부-(메인리프)-벌스-코러스-(메인리프)-벌스-코러스-솔로-(벌스)-(코러스)-(메인리프)-마무리. 이렇게 작곡하면 안정적인 구성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만큼 흔한 구성이라 독특성이 떨어진다. 자기만의 개성있는 진행을 생각해보자.
    2. 인트로는 처음부터 강하게 나갈 수도 있고,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나갈 수도 있다. 차근차근 들어가는 경우는 기타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드럼부터 시작해도 된다. 혹은 보컬이나 샘플링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인트로는 일단 곡을 다 만들고 나중에 추가하는 게 쉬운 경우가 많다.
    3. 절은 조금 차분한 분위기로 간다. 왜냐하면 코러스에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드럼은 하이햇을 활용하면 어울리는 편이다. 혹은 심벌즈 없이 갈 수도 있다.
    4. 코러스는 곡을 대표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이 곡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걸 여기다 넣으면 대체로 좋다. 드럼은 크래쉬를 사용해서 강하게 갈 수도 있고, 라이드로 살짝 차분하게 갈 수도 있다. 혹은 하이햇을 활용해도 된다. 하이햇은 만능이다.
  7. 충분한 수의 파트를 만들었다면, 이제 이들을 순서대로 연결한다. 전혀 안 어울린다고? 다시 만들자(...). 어울리는 것 같은데, 너무 분위기가 확 변하는 느낌이라고? 그렇다면 브릿지를 만들어주자. 브릿지는 각 파트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브릿지는 다른 파트와 비슷한 길이로 길게 만들 수도 있고, 한 마디나 두 박자 등 짧게 할 수도 있다. 하여간 '우리 이제 분위기 바뀝니다'하고 청자를 준비, 기대하게 만들면 된다.
  8. 메인 멜로디(대개는 보컬이다)를 만들 차례다. 어떤 멜로디가 어울릴까? 보통은 코드를 아르페지오(Arpeggio)로 풀어헤친 것에서 시작하면 편하다. 아르페지오로 ^ 모양의 멜로디를 만들고, 거기서 몇 음을 빼고, 꾸밈음을 추가하고, 리듬에 변화를 주고 해보자. 참고로 강세는 드럼의 스네어에 맞추면 쉽다.
  9. 멜로디가 만들어졌으면 멜로디에 맞춰 가사를 써본다. 물론 가사가 먼저 있었다면 앞에서 멜로디를 만들 때 가사를 고려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가사에 멜로디의 리듬이 잘 안 맞는다면 둘 중 하나를 수정해보자.
  10. 이제 거의 다 끝났다. 마지막으로 각 파트를 점검하면서 안 어울리는 부분을 고치면 된다.

어때요? 참 쉽죠?

리듬 노하우[편집 | 원본 편집]

싱코페이션의 예. 원래 두 번째 마디의 첫 번째 박자에 와야 할 강세가 첫 번째 마디 마지막 음표(네 번째 박자)로 당겨진다.
  • 당김음(syncopation, 싱코페이션): 강세가 오는 위치의 음을 앞으로 '당겨' 넣어 원래 강세가 올 위치보다 앞에서 강세가 오게 만드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4/4의 경우는 강-약-중-약의 리듬이 기본이다. 두 마디를 이으면 강-약-중-약-강-약-중-약이 된다. 여기서 두 번째 마디의 강세를 한 박자 앞으로 당기면 강-약-중--(계속)-약-중-약이 된다.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강세가 오게 되므로 강렬한 리듬감을 선사할 수 있다. 16비트가 득세한 현대 음악에서 딱딱 떨어지는 정박자보다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좋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주 쓴다.

각주

  1. 물론 이렇게 혼자서 화음을 낼 수 있는 괴물도 있다. 아나-마리아 헤펠레(Anna-Maria Hefele)라는 독일 가수의 오버튠(Overtune) 창법이다.
  2. 뿌리가 되는 음. 보통은 코드에서 제일 낮은 음
  3. 음을 쳤을 때 소리가 얼마나 빨리 커지는가를 의미한다. 어택이 빠르면 꽝!하고 터지는 느낌이고, 느리면 슈우우욱하고 느리게 들어오는 느낌이 난다.
  4. chorus, 혹은 후렴refrain, 훅hook, 싸비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