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예배

시국예배(時局禮拜) 또는 시국기도회는 진보 성향의 개신교 사회선교 단체에서 특정한 사회 현안에 대하여 예배/기도회의 형식을 빌려 벌이는 시위이다. 예배와 기도회를 비롯한 종교 예식은 집시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시위를 하기 위하여 개신교 사회선교 단체에서 많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아예 이런 시국예배만 갖다가 매주 드리는 '촛불교회'라는 교회가 있을 정도로 시국예배는 다양한 현장에서 많이 열리고 있다.

가톨릭에는 시국미사, 불교에는 시국법회(시국예불)이 있다.

형식[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인 교회의 예배와 유사하다. 차이점은 기도 내용이 해당 사회 현안의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라는 것과 설교 내용이 해당 사회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성경에서 찾아서 전한다는 것이다. 찬양은 일반적인 시위에서의 '민중의례' 순서에, 설교는 일반적인 시위에서의 '발언' 순서에, 그리고 특별찬양은 일반적인 시위에서의 '공연' 순서에 해당된다. 일반적인 찬송가복음성가 말고도 민중찬양은 물론이고 심지어 민중가요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재해석해서 부르기도 한다. 찬송가 가운데는 460장 뜻 없이 무릎 꿇는, 582장 어둔 밤 마음에 잠겨, 586장 어느 민족 누구게나 이렇게 세 곡이 가장 많이 불린다.

특이한 점으로는 일반 시위에서처럼 구호를 외치는데, 이 구호를 '외치는 기도'라고 한다(...) 때문에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시국예배를 드리는 도중 '외치는 기도' 순서에서 경찰에서 해산 명령을 내리고 참가자들은 거기에 저항해서 계속 '기도'를 드리는 등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충돌 우려가 발생할 경우 '기도' 대신 찬양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예배와 달리 '시대의 증언'이라 하여 관련 시국 현안에 관계된 사람들(노동 문제면 투쟁 중인 노동자, 세월호 문제면 세월호 유가족, 철거민 문제면 철거민 등)이 나와서 자유발언을 하는 순서도 있다. 이것이 끝나면 기도를 드리거나 성경을 읽은 다음 목사가 나와서 설교를 한다. 시대의 증언과 목사의 설교는 한 세트를 이룬다. 이 때 이 시대의 증언은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예배가 끝나고 가투를 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도 머리를 굴려서 '십자가의 길 순례'나 '엠마오 순례'라 하여 어떻게든 가투를 가투가 아닌 종교 예식의 하나로 끌고 가기도 한다. 가투를 하면서 부르는 찬송은 《뜻 없이 무릎 꿇는》이 가장 널리 불린다. 가투를 할 때는 맨 앞에 선 사람이 십자가를 들고, 목사 복장을 풀 세트로(클러지 칼라+장백의+스톨) 갖춘 목사들이 맨 앞에 선 다음 나머지 교인들이 뒤를 따른다. 목사 복장을 갖추는 것은 경찰을 향해 자신이 목사임을 밝히기 위해서. 어쩌면 김수환 추기경 유사품일 수 있는데, 잡아갈 거면 나부터 잡아가라는 뜻이다. 때문에 그냥 양복 입고 강단에 서는 목사도 이렇게 데모하러 나올 때는 장롱에 오랫동안 박아 놓은 장백의를 꺼내 입고 스톨을 두르기도 한다. 대규모 시국예배를 마친 다음 가투를 하는 경우에는 집시법 위반이라며 경찰과 충돌을 하는 바람에 목사와 교인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목사와 교인들이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다음날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문제의 연행자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며 시국예배를 또 드린다(...)

전투종족[편집 | 원본 편집]

아무래도 기독교라는 종교적 가르침에 입각하여 진행되는 행사다 보니까 참가자들의 전투력이 장난이 아니다.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된 사람들이 모였다 보니까 일반 시위 이상으로 참가자들의 투지가 강렬한데, 심지어 무려 경찰청, 경찰서 대문 바로 앞에서 시국예배의 이름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경찰청 대문 앞에서 벌이는 시위의 경우, 그 전날 시국예배를 드리고서 가투를 하다가 경찰에 연행된 목사와 교인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인 경우가 많다.

실제 경찰과의 충돌 사례[편집 | 원본 편집]

2008년 7월 광우병 파동 당시에 1인시위를 벌이던 2명의 목사가 연행된 바 있고,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시청 앞 광장에서 처음으로 '촛불교회'를 차리고 예배를 드렸던 목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경찰에 연행되었다. 2명의 목사는 끝까지 촛불교회 천막을 사수하려다가 경찰에 연행되었다.

2011년 6월에는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1명의 목사가 경찰에 연행되었다.

2015년 4월 14일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후 청와대를 향해 가투를 벌이던 교인들 중 2명의 목사, 전도사와 신학생 5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소속 교단에서 노회장을 맡고 있는 한 목사도 경찰에 체포되었지만 교인들의 항의로 연행되지 않고 바로 풀려났다.

2015년 6월 25일에는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미군의 탄저균 반입과 THAAD 배치를 반대하는 기도회가 열렸는데, 예배가 끝나기도 전에 경찰이 여러분은 지금 기도회를 빙자한 불법집회를 열고 있다며 경고방송을 함에 따라 예배를 드리던 목사와 교인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뚜껑이 열린 예배 참가자들이 폴리스 라인을 문자 그대로 발로 걷어차고 미국 대사관 쪽으로 전진하여, 종교 비하 발언을 사과하라며 경찰과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결과 2명의 목사와 1명의 전도사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강동경찰서로 연행되었다.

2015년 11월에 조계사에 피신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조계사로 들어가려던 민주노총 활동가 출신의 향린교회 장로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향린교회 본진과 그 멀티들(섬돌, 강남, 들꽃)에 다니는 교인들이 무더기로 서대문 경찰청 앞에 모여서 석방을 촉구하는 예배를 드렸는데, 전술했듯 '외치는 기도'라는 이름으로 구호를 외쳤다 하여 경찰들이 예배 인도자를 맡은 강남향린교회 전도사와 향린교회 부목사를 채증해 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는 2016년에 들어서 집시법 위반으로 소환장을 3차례 발부하였고, 소환장을 발부했는데도 출석하지 않으니 급기야는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16년 6월 7일 현재 당사자들은 완강하게 출석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중. 참고로 연행되었던 향린교회 장로는 석방되었다.

2016년 6월에는 수원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가 연행된 한신대학교 학생의 석방을 촉구하며 수원 서부경찰서 앞에서 또 이런 식으로 기도회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경찰이 도로교통 방해를 언급하며 해산을 명령하였고, 그래서 해산을 하는 중이었는데 멀쩡하게 잘 해산하고 있던 한신대학교 학생 2명을 추가로 연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행되었던 한신대 학생들은 모두 석방.

보수 측의 시국예배[편집 | 원본 편집]

이쪽은 시국예배라 하지 않고 구국기도회, 좀 더 풀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대성회' 이런 식으로 지칭하곤 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