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석권

아닐

수불석권(手不釋卷)은 중국 후한 말의 고사로, 오나라의 군주 손권여몽에게 학문에 정진할 것을 권하면서 한 말에서 유례한 고사이다. 아무리 주변 여건이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책을 읽을 짬을 만들어 가면서 학문을 닦으라는 의미이다.

정사 삼국지[편집 | 원본 편집]

權謂蒙及蔣欽曰:「卿今並當塗掌事,宜學問以自開益。」蒙曰:「在軍中常苦多務,恐不容复讀書。」權曰:「孤豈欲卿治經為博士邪?但當令涉獵見往事耳。卿言多務孰若孤,孤少時歷《詩》、《書》、《禮記》、《左傳》、《國語》,惟不讀《易》。至統事以來,省三史、諸家兵書,自以為大有所益。如卿二人,意性朗悟,學必得之,寧當不為乎?宜急讀《孫子》、《六韜》、《左傳》、《國語》及三史。孔子言『終日不食,終夜不寢以思,無益,不如學也』。光武當兵馬之務,手不釋卷。孟德亦自謂老而好學。卿何獨不自勉勗邪?」。
— 삼국지 오서 여몽전

오나라의 장수 여몽은 어려서부터 뛰어난 무예를 발휘하면서 명성을 날렸다. 다만 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집안환경 탓에 제대로 학문을 접할 기회가 없었고, 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해서 중요한 보고마저도 구두로 대신할 정도로 지식이 얕았다. 이를 딱하게 생각한 손권은 어느 날 여몽과 장흠을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경들은 나라의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으니 스스로 학문에 정진하여 식견을 넓히도록 하오."

이에 여몽이 대답하길,

"현재 군무가 많아 매우 바쁘므로 글을 읽을 겨를이 없습니다."

손권이 답하길,

"내가 경들에게 해박한 지식을 원하는 것이 아니오. 그저 옛 사람들이 남긴 책을 많이 읽어두라고 하는 것이오. 경들이 군무에 바쁘다 하나 군주인 나보다 더 바쁠 리가 있겠소? 나도 젋었을 적 시경, 서경, 예기, 좌전, 국어 등을 두루 읽었고 다만 역경만을 읽지 못하였을 뿐이오. 내가 나라를 맡은 이후로 사서와 병서를 두루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소. 경들처럼 뛰어난 인재들이 글을 읽으면 마당히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이 말이오. 서둘러 손자병법, 육도, 좌전, 국어 등 병서와 사서를 읽도록 하오. 공자가 말하길 하루 종일 식음을 폐하며 생각해도 유익함이 없으니 배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소. 광무제도 매일 군무에 바빴지만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었소. 맹덕 역시 늙어서도 더욱 학문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소. 경들은 어찌하여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오?"

여몽과 대화에서 손권이 광무제의 예시를 들면서 수불석권의 일화가 나온 것이다.

손권과 대화에서 자극을 받은 여몽은 이후 학문에 정진하게 되었고, 이후 노숙이 여몽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로부터 오하아몽괄목상대의 고사가 연이어 등장하게 된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감옥에서 갇혀서도 끊임없이 글쓰기와 독서를 하면서 남긴 유묵인 「一日不讀書 口中生型棘」(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와 일맥상통하는 고사로 볼 수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