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쿼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별칭은 초저녁 방랑자. 그의 부족만이 알고 있는 별칭이라,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이 자신을 초저녁 방랑자라고 부르자 부르자 놀라기도 했다.

무핀토 추장과는 사이가 험악해, 하인샤 대사원에서 마주쳤을 땐 서로 칼을 움켜잡으며 온갖 알 수 없는 속어들을 퍼부어댔다. 그들 말로는 '우정을 나누는' 대화를 한 것뿐이라곤 하지만......

제2차 대확장 전쟁 때에는 북부군의 장군으로 참전, 무핀토와 함께 보병부대를 이끌었다. 그는 오른손엔 작살검, 왼손에는 가위를 들고 싸웠는데, 가위를 방패 겸 적의 안구를 파괴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후일 세미쿼의 후손들은 가위 문양을 문장으로 썼다.

전쟁터에서는 그날 언제나 자기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있으며, 자기는 그를 알아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가 자기를 죽이기 전에 먼저 그를 죽여버리면 끝까지 안 죽고 살 수 있다는 독특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전쟁 당시, 아내가 임신을 하자 자식에게 이상한 이름을 지어주고 떠났다. 그의 부족에는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아이를 맡아 키워야 되는 전통이 있었기에 일부러 이상한 이름을 주었던 것. 아이의 외삼촌이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소식을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으로부터 전해듣고는 안도하며 만족해 했다.

술을 매우 좋아하는 듯하나, 술에 취해 하늘누리에 오르다가 낙상한 뒤로는 사모 페이에게 금주령을 받았다. 무핀토의 말에 따르면 주점에서 정보 수집을 하면서도 탁자에 가위를 꽂아두고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무핀토와는 전쟁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는 동안 친해진 듯.

전쟁이 끝난 뒤 시모그라쥬 공작 작위를 받았으며, 스스로 '시모그라쥬 시민들의 첫 번째 벗'을 자처하며 제국과 시모그라쥬 평의회 사이에서의 중계 역할을 잘 해냈다.

사후에는 아들 팔디곤 토프탈[1]이 작위를 이었다.

각주

  1.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자기 이름을 지어준 외삼촌의 성 토프탈을 자기 성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