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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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

루가의 복음서 1, 38 中

마리아(Maria)는 예수의 어머니이다. 복음서의 내용에 따르면, 마리아는 약혼자인 목수 요셉과 혼인을 앞두었을 때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수태 고지를 받고 동정녀의 몸으로 예수를 낳았다.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신학에서는 하느님의 어머니, 즉 테오토코스로 보아 '성모 마리아'라고 따로 칭한다. 아랍어로 '미르얌'이라고 불리는 마리아는 이슬람교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꼽히며 꾸란에는 마리아에 관한 장이 따로 있다.

교리[편집 | 원본 편집]

가톨릭과 정교회[편집 | 원본 편집]

마리아에 대한 가톨릭의 4대 교리로 천주모친, 평생동정, 몽소승천, 무염시태가 있다. 몽소승천은 마리아가 하늘로 부르심을 받아 올라갔다는 뜻이고, 무염시태는 마리아 본인이 잉태될 때부터 마리아에게는 원죄가 없었다는 교리이다. 정교회에서는 마리아가 수태고지를 받음으로써 원죄로부터 벗어났다고 가르친다. 한편 몽소승천에 대해서는 교리로 인정하지는 않으며, 대신 마리아의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성모안식을 교리로 인정한다.

하느님의 어머니[편집 | 원본 편집]

가톨릭정교회의 교리. 에페소 공의회에서 결의되었다. 종교개혁 시기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독립한 성공회 역시 이 교의를 수용한다. 그리스어로 테오토코스(Θεοτόκος), 라틴어로 마테르 데이(Mater Dei)라고 한다. 아주아주 간단하게 이 교리를 요약하자면,

  1. 예수 그리스도는 성자 하느님이시다.[2]
  2.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셨다.
  3. 따라서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


이 교리에서 '하느님의'라는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부분이고, 어머니라는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즉 이 말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이시며, 또한 인간이시다'는 기독교의 기초적인 교리를 강조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3] 이러한 교리적 함축성(?) 때문에 네스토리우스파[4], 아리우스파[5] 등의 이단을 걸러네는 교리로도 쓰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 예수가 참 인간이 아니라는 이단
    예수는 마리아를 어머니로 둔 참 인간이시다.
  2. 예수가 참 하느님이 아니라는 이단(아리우스파)
    예수는 참 하느님으로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로 칭해진다.
  3. 예수가 실제로 이 세상에 온게 아니라, 단지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라는 이단 (그리스도 가현설)
    예수가 진짜로 이 세상에 온 게 아니라면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
  4. 성부수난설 (성부가 땅에서는 성자가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주장)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교리는 명시적으로 삼위일체의 제2위격인 성자 예수 그리스도에 한하여라고 해놓기 때문에 예수는 성부가 될 수 없다.

요러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사상검증

성공회 및 여타 개신교파들[편집 | 원본 편집]

개신교에서는 교파마다 중요도가 크게 다르다. 후술하겠지만 감리교에서조차 전통적인 마리아론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보통 정통적인 개혁주의를 강조하는 계열일수록 마리아론을 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통적으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본다.

성공회에서는 천주교와 정교회만큼은 아니나 성모 공경이 존중되어 성모 신심의 전통이 이어져왔다. 특히 고교회파 및 앵글로가톨릭 성공회와 일부 광교회파 신자들 사이에서 강하다. 성모마리아를 주보성인으로 하는 성당도 많으며, 해외에는 천주교처럼 공식 인준을 받은 성모마리아 신심 단체가 존재한다. 물론 개신교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저교회파' 신자들은 대체로 여타 개신교회들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공회 교회력에서는 마리아와 관련된 다섯 축일을 지키며 축일에 '성모' 호칭을 붙인다. 매일 저녁 성무일과(저녁기도)에는 마리아의 공덕을 공경하는 차원에서 루가복음에 수록된 마니피캇(Magnificat)을 '성모 마리아 송가'라는 이름으로 바친다. 또한 마리아가 '하느님의 모친'(천주교 성모송에서 천주의 모친)되신다고 언명한 성모송을 수록하고 있다.

루터교회에서는 그보단 덜하지만 마리아와 관련된 세 가지 날(수태고지, 성모방문, 마리아 영면)을 기념하며 마니피캇을 바치는 등 개혁교회로서 선을 지키는 한에서 최소한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

세간의 통념과 달리 마리아가 '하느님의 모친'이시라는 교의는 개신교파들에서 완전히 폐기된 교의는 아니다. 애초에 테오토코스 교의는 그리스도론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나온 교의기에 양자를 떼어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회 뿐 아니라 루터교회, 심지어는 감리교까지도 원래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교의를 부정하지 않았다. 감리교의 선구자인 존 웨슬리 신부는 성공회 고교회파에 기반을 둔 복음주의자로서 초대/고대 교회 및 교부 전통과 신학, 영성에 밝은 사람으로서 초대 교회 공동체를 시대정신에 맞추어 개신교적으로 구현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그런 웨슬리 신학의 맥락에서 테오토코스 교의가 받아들여진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개신교 신학과 전례에서 마리아론이 배제되어가면서 현대에는 사실상 잊혀진 교의가 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오늘날 개신교, 특히 칼뱅주의에서 유래된 개혁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인 동시에 인간이라는데는 동의하지만, 마리아를 두고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리아가 낳은 것이 하느님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표현의 차이. 잘못 언급했다가는 가톨릭/정교회/고교회파 성공회 VS 개신교의 키베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할 때 정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각주

  1.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에게 그리스도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려줬을때 한 대답이자, 성모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 오늘날에도 신앙인의 모범적인 자세로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 말이다.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결혼 안한 처녀가 갑자기 임신 사실을 알았는데 멘붕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대답을 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게다가 약혼자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오늘날에 이런 일이 있었어도 약혼자에게 쌍욕을 먹고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당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맞아죽어도 이상할게 없는 일이었다. 그 모든걸 각오하고 이 대답을 한 것. 다행스럽게도 약혼자 요셉이 대인배이고 적절하게 처신을 하여서, 성모와 요셉은 정상적인 부부로 위장(?)할 수 있었다.
  2. 성부, 성자, 성령이 합체(?)하여 '하나의 하느님'이 되는 게 아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각각의 위격으로 존재하지만 각각이 완전한 의미에서 하느님이고, 그러면서도 하느님은 한 분이라는 게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이다.
  3. 또한 이 말은 성모 마리아를 신격화하는 표현이 아니다. 뉘앙스적으로는 '은총을 가득 받으신 분', '참으로 복되신 분' 등에 더 가깝다.
  4. 성모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를 수 없고, '그리스도의 어머니'라는 식으로만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5. 예수의 신성을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