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240번 어린이 유기 논란

개요[편집 | 원본 편집]

2017년 9월 11일 저녁 6시 30분 경, 건대입구역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240번에서 어머니와 떨어진 어린이가 하차한 후, 출발한 버스 안에서 부모의 하차 요구를 기사가 무시했다는 목격자의 민원글이 올라왔다. 이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일방의 주장을 기사화한 무책임한 언론사의 행태, 그리고 여기에 감정적으로 동조하여 무작정 버스 기사에 대한 인격모독을 일삼은 일부 누리꾼들의 그릇된 행동이 선량한 버스 기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현대판 마녀사냥 사건이다.

사건 경과[편집 | 원본 편집]

발단[편집 | 원본 편집]

문제의 서울 버스 240번에 승차한 승객들 중 어머니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던 7세 어린이[1]가 '건대역' 정류장에서 단독으로 하차했으며, 버스가 출발한 이후 어머니가 하차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버스 기사가 요청을 들어주지 않고 다음 정류장인 '건대입구역사거리.건대병원'에 내려주었다. 하차한 아이의 어머니는 '건대역' 정류장으로 되돌아가 아이를 찾은 뒤, 근처 자양1파출소에 가서 버스 기사에 대한 처벌 여부에 관한 상담을 하고, 신고 접수를 하지 않은 채 돌아갔다[2].

목격자의 민원글 게시[편집 | 원본 편집]

버스조합 사이트에 올려진 최초 민원글

당일 저녁 19시 경에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사이트에 목격자가 민원을 올렸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민원 소식이 확산되면서 크게 논란이 되었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사이트는 접속이 몰려 이틀간 다운되었다. 게시글 내용상 감정적인 표현이 사용되었고, 버스 기사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에 동조한 수많은 누리꾼들이 거친 비난을 쏟아내었다.

반박[편집 | 원본 편집]

버스기사의 딸이라 주장하며 올려진 반박글

운행 종료 후 동료들로 부터 인터넷상 논란을 알게 된 해당 버스기사는 인격모독, 욕설 등이 뒤섞인 비난글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기사의 딸이 직접 인터넷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박글을 올렸다.[3] 반박글 내용에 따르면 버스 기사는 어머니의 하차 요구의 전후사정을 모르던 상황이었고, 멀지 않은 다음 정류장에서 안전하게 내리라고 설명했다고 하며, 오히려 차에서 내리던 어머니가 버스 기사에게 욕설을 내뱉었다는 내용이 있다.

밝혀진 진실[편집 | 원본 편집]

논란이 가열되면서 이 사건은 지상파 방송들의 주요 뉴스로까지 다뤄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만큼 버스 기사에 대한 도를 넘는 비난은 늘어나게 되었다.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버스 기사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주무부서인 서울특별시와 버스운송조합은 차내에 설치된 CCTV, 정류장 근처 CCTV 등 관련 물증을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버스 기사의 과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4]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결과 결국 최초 목격자의 주장은 상당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별되었으며, 내리는 어머니에게 기사가 욕설을 했다는 주장 또한 차내 CCTV 분석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점[편집 | 원본 편집]

버스기사에 대한 마녀사냥[편집 | 원본 편집]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인터넷에 알려진 바로는 '4세 유아', '버스 기사가 부모에게 욕설을 함', '부모가 내릴때 문을 닫음' 등[5] 버스 기사가 아이와 떨어진 어머니의 부탁을 무시하고 욕설까지한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갔다.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이 내용을 전파시키면서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남성혐오 여론까지 조성되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성실한 버스 운전기사에서 파렴치한 인간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버스기사는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고 회사측에 휴직계를 냈으나, 회사측의 만류로 휴가로 바꾸고 당분간 운전대를 잡지 않는 상황이다.[6] 최초 민원글을 게시했던 당사자는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피해를 입은 버스 기사에게 직접 찾아가 사죄를 하겠다고 하였으나 버스 기사측은 당사자의 사죄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해당 버스 운전기사는 "이렇게 인터넷이 사람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구나"라고 발언했다.[7]

분명 과거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수차례 터졌음에도 잘못된 마녀사냥이 똑같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지탄하는 여론도 일었다.

무책임한 언론사의 행태[편집 | 원본 편집]

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당사자는 이 사건을 단독보도, 즉 특종으로 다룬 머니투데이라는 언론매체이다. 최초 기사에서는 버스 운전기사를 악인으로 묘사한 일러스트까지 포함시켰고, 사건 당사자인 버스 기사에게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민원글을 토대로 일방의 주장을 기사화 하였다. 이는 언론의 기본인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정확한 사실전달은 고사하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마치 진실인것 처럼 아무런 검증없이 기사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근거로 버스기사에 대해 무차별적인 비난을 가하게 만든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8] 이런 현상에 대하여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채영길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언론사 간 클릭 전쟁과 시청률 경쟁이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자극적인 언론의 보도행태를 비판하였다.[9]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를 올린 해당 언론사는 이후에도 제대로 된 정정보도나 사과문 게제없이 지속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올리고 있고, 버스 기사의 과태료에 대한 기사까지 올리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10]

위법 여부[편집 | 원본 편집]

어린이 유기죄 여부
①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무 있는 자가 유기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271조(유기, 존속유기)
관련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어린이를 방치한 기사에 분노해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내었다.[11] 버스 기사는 어린이가 내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관할서는 CCTV와 진술 검토 후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CCTV 조사 결과 버스 기사는 유기죄에 해당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음이 밝혀져서 잘못이 없다.
정류장이 아닌 곳의 정차 문제
도로교통법과 서울특별시에서는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정류장 이외의 장소에서 승객을 승하차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BIS와 연계해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12] 시민들은 '무리해서라도 내려줬어야 한다'라는 입장이지만, 저녁 러시아워로 인해 붐비는 도로에서 이미 가변차로를 떠난 버스가 바로 차선변경을 하기는 쉽지 않고, 차도 한복판에서 하차했을 때 2차 사고를 고려해 기사가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이 역시 CCTV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다음 정류장인 건대입구까지 약 260m 정도를 운행해야 했고, 사거리에서 우회전 전용차로인 4차로를 피해 2,3차로로 진입하여 직진하는 구조상 출발 후 바로 차선을 변경[13]하였기 때문에 어머니를 내려주고 싶어도 길 한가운데 내려줘야해서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길가에 내려준다 하더라도 우회전 차선을 구분하는 차단봉이 설치된 도로구조,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도로가의 울타리, 결정적으로 길가에 세워주다가 버스에서 내린 승객이 교통사고 등으로 피해를 입으면 버스 기사의 과실이 되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근거리에 위치한 다음 정류장에서 어머니를 내려준 것이었다.

각주

  1. 최초에는 4세 어린이로 잘못된 정보가 나돌아 논란에 불으 지폈다.
  2. "엄마는 정말 내릴 수 없었나"…240번 버스 타보니, 머니투데이, 2017.09.13.
  3. 240번 버스 기사 "딸들이 내 앞에서 인터넷 해명글 올려, 울면서 쓰더라", 이투데이, 2017년 9월 15일
  4. 서울시 “240번 버스기사, 처벌 조항 없어…CCTV 확인 결과 정차 힘든 상황”, 스포츠경향, 2017년 9월 12일
  5. 240번버스, 진술 살펴보니 '혼자 요지부동'..."고함에 욕까지 해", 아시아경제, 2017.09.12.
  6. '240번 버스' 운전 기사 "억울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중앙일보, 2017년 9월 15일
  7. ‘240번 버스 기사’, ‘인터넷이 사람 인생 망가뜨릴 수 있구나’ 발언…최초 언론사 고소까지?”, 2017년 9월 17일 작성.
  8. ‘240번 버스’의 눈물, 동아일보, 2017년 9월 15일
  9. 채영길 교수(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240번 버스 논란, 언론사 간 클릭 전쟁과 시청률 경쟁이 구조적인 문제”, KBS, 2017년 9월 15일
  10. 손님 안 내려주고 출발한 버스기사, 과태료 얼마?, 머니투데이, 2017년 9월 14일
  11. 아이만…'240번 버스'에 들끓는 분노, "유기죄", 머니투데이, 2017.09.12.
  12. 서울시 "아이만 내려두고 출발한 240번 버스기사 처벌조항 없다", 매일경제, 2017.09.12.
  13. 버스 정류장에서 곧바로 우회전 차선이 시작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2~3차로 진입하는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