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배낭

생존 배낭(영어: Bug-out Bag)은 전쟁·테러 또는 자연재해 등 유사시 챙겨야 할 물품 목록, 또는 그 물품을 담는 배낭 따위를 일컫는 말이다. 유사시 가장 안전한 대처는 집·사무실 등 실내 거주지나 대피소에 머무는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 대피·피난 등 이동을 해야할 때가 있다. 이 때 챙겨야 하는 '가방 하나'를 생존 배낭이라고 보면 된다.

흔히 생존주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챙기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정식 명칭은 따로 없다.[1]

비슷한 개념으로는 재난통에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서 학교·직장에서 집으로 귀환할 때 소지할 목적으로 꾸리는 생환 가방(Get-home Bag)이 있다. 이쪽은 장기간 보행을 고려해 설계한다. 상시 휴대하는 물품은 생존 휴대폼(Everyday carry, EDC)로 분류한다.

유의사항[편집 | 원본 편집]

  • 가방이 크면 클 수록, 많이 넣으면 넣을 수록 생존 기간은 더 길어진다. 하지만 가방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이동 속도는 떨어지고 피로도는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장기간 보급은 대피소에서 받는 것으로 상정하고, 배낭은 24시간 또는 72시간 생존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는 경향이 있다.
  • 충격과 방수에 유의한다. 불을 피우고 유지할 수 있는 도구 및 건전지, 라디오와 같은 전자제품은 비닐 팩으로 다시 싸면 안전하다.
  • 생존 배낭을 꾸렸다고 해서 방치해 두지 말고 종종 물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건전지나 간편식과 같은 물품은 평소에도 소모하며 새 제품으로 보충해둘 수 있다. 습기로 인한 피해가 없는지도 확인하고, 가방이나 의류 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의류 및 가방 중 코팅된 재질의 경우 시간이 지나며 힘이 가해지면 코팅이 부서져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어느 정도 힘을 가하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필수품[편집 | 원본 편집]

다음은 여러 전문가와 서적이 권하는 필수품 목록이다.

  • 가방: 일상에서 사용하던 제품도 괜찮지만, 마구 굴려야 하므로 가볍고 튼튼한 것이 좋다. 방수까지 되면 더욱 좋다. 안 되면 방수 커버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 : 한 사람이 하루에 마시는 양을 2ℓ로 계산한다. 손이나 얼굴 등을 씻거나 그릇을 닦는 것까지 포함하면 2ℓ가 추가된다.
    • 생수: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나 그만큼 무게가 늘어난다.
    • 정수제: 물을 안전하게 마시려면 (간단하게라도)여과하고 10분여간 끓여야 한다. 다만 매번 그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식수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 식량: 유통기한이 길고 칼로리가 높은 제품이 좋다. 장기전을 생각한다면 영양밸런스도 고려하자. 미리 준비하는 만큼 입맛에 맞는지, 알러지 문제도 없는지 확인하여 결정한다. 라면은 의외로 유통기한이 짧으며(6개월 정도) 도구없이 먹기 힘들지만(담을 용기와 가열할 수단, 정수된 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넣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사탕이나 초콜릿 같이 부피가 작고 열량이 높은 간식도 챙겨두면 좋다.
    • 통조림: 유통기한이 긴 편에 속한다. 런천미트는 3년, 참치캔은 5~7년 정도.
    • 전투식량: 전시상황의 군인 외에도 대피소에 피난 중인 이재민에게 지급되기도 한다. 시중에도 (당겨서 쓰는) 발열팩이 내장된 전투식량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취향껏 골라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에너지바
      칼로리 메이트처럼 영양 균형에 더 신경을 쓴 제품도 있다.
  • : 작은 불씨에서 큰 모닥불을 만드는 것은 연습이 필요하다. 체온을 유지하는 목적 외에도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해 물을 끓이는 데도 필요하다. 인화성 물체가 주변에 있거나 가스가 누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 라이터: 라이터가 있더라도 불을 붙이는 것은 의외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귀중한(...) 라이터를 고장낼 우려가 있다. 라이터의 연료는 충분한지, 작동이 잘 되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폭발 위험이 있으므로 더운 차량 내부를 비롯한 고온의 환경에 놔두지 않도록 주의한다.
    • 성냥: 젖으면 불을 붙이기 어려우므로 비닐 등으로 잘 싸 두는 것이 좋다. 일반 성냥도 좋지만 방수·방풍 성냥을 따로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
    • 파이어 스타터: 부싯돌처럼 작은 불씨들을 만들어내는 제품. 라이터·성냥에 비해 물·바람에 강하지만 큰 불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 손전등: 빛을 비추는 용도 및 신호용(모스 부호 등으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단한 재질일 경우 쥐고 유리창을 깨는 등 힘을 가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끝부분에 돌기를 만들어 가해지는 힘을 더한 제품도 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규격의 건전지(AA·AAA 등)가 들어가는 제품이 좋으며 기왕이면 방수까지 되면 좋다. 충전식 손전등이라면 충전 수단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건전지로 작동하는 제품을 함께 갖추어야 하며, USB를 통해 충전하는 제품의 경우 자가발전형 휴대용 라디오 가운데 발전을 통한 USB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을 충전 케이블과 함께 구비하면 도움이 된다. 보조 배터리 역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 USB 충전식 손전등에는 도움이 된다.
  • 휴대용 라디오: 재난상황에서는 정보가 생명이다. 뉴스, 기상 정보 등은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없는 상황일 테니,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라디오와 충분한 건전지를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재난방송은 KBS가 주관하므로 KBS 제1라디오 주파수(AM/FM)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 건전지가 없을 경우를 생각하면 자가발전기(핸드 크랭크 및 태양광 패널)와 손전등(LED) 등을 합친 비상용 라디오가 좋다. 어떤 제품은 발전기의 내구력이 낮거나 손전등 전원은 별도 배터리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어 잘 알아보아야 한다. 자가발전 비상용 라디오라도 내장된 배터리(주로 Ni-MH(니켈수소전지))를 사용하므로 자기방전 문제로 정작 필요할때 사용을 못할 수 있으니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 휴대전화: 평소 사용하는 물건이면 된다. 구조 연락을 취하거나 가족·지인들의 안부를 묻거나 만나는 장소를 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배터리를 다 사용하면 쓸 수 없으니 충전수단을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이를 대비해 정보를 출력하거나 다른 곳에 적어 젖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분실 및 고장에 대비해 디지털 데이터는 다른 매체에 복수로 안전하게 백업한다.
  • 건전지: 손전등과 라디오를 유지하기 위한 여분의 건전지. 가능하다면 같은 규격의 건전지가 들어가도록 물품을 통일하는 것이 좋다. AAA 건전지의 경우, 신문지 등을 말아 두께를 늘리고 쿠킹호일 등의 전도체로 받쳐주면 AA 건전지를 대체할 수 있다.
  • 서바이벌 키트: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들. 이 목록과 중복되는 것이 몇 개 있다.
  • 멀티툴
  • 구급상자
  • 호루라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것보다 호루라기를 부는 것이 힘이 덜 들고 멀리까지 소리가 전달된다.
  • 담요, 혹은 침낭
    • 스페이스 블랭킷(은박 보온 담요): 3~4천원 하는 저렴한 가격에 체온의 80% 이상을 반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다이소에도 1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 기타 생필품: 생리대

기타 물품[편집 | 원본 편집]

다음은 있으면 좋은 물건들이다. 가능하다면 챙겨두는 것이 좋으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선택하자.

  • 여분의 의류
  • 현금: 대규모 정전시에는 상점도 정전이거나, 상점이 비상 발전기를 돌려도 결제에 필요한 전산망이 작동되지 않아 카드 결제가 안 될 가능성이 높다.
  • 비닐봉지
  • 장갑: 맨손으로 만지기에는 위험한(날카롭거나 찔릴 수 있거나 하는) 것들이 많을 수 있으며. 손이 조금이나마 보호될 수 있다. EN388 (Protective gloves against mechanical risks, 기계적 위험에 대한 보호장갑) 등급이 높을수록 더 안전한 장갑이다.
  • 청테이프 또는 덕트 테이프: 수선하거나 고정할 때 사용한다.
  • 생존지침서: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휴대하기 편한 가이드북을 가지고 있다면 도움이 된다. 전자책에 여러 권을 담으면 좋겠지만, 전기 공급이 필요하므로 필요한 내용만 적힌 작은 인쇄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 로프: 파라코드 같이 내구력·인장력이 좋은 것이 좋다.
  • 생리대: 여성에게는 필수품. 유사시 지혈대로 활용할 수 있다.
  • 나침반지도: 단, 지도를 읽을 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 물티슈
  • 세면도구
  • 양초: 빛을 밝히거나 열을 가하는 것 외에도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다. 다만 가스가 유출되거나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 바느질 도구: 옷 또는 가방이 찢어질 경우 사용한다.
    • 옷핀
  • 수건
  • 삼각건: 다친 곳을 고정시키거나 붕대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 고글
    위험한 작업시, 또는 화산재 등의 오염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 여분의 안경
  • 돋보기(볼록 렌즈)
  • 가족 사진: 심리적 도움을 받거나 가족을 찾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저장 매체(데이터): 생존 필수품은 아니지만 주거지의 전손과 같은 중대한 재난 사태의 종료 이후 심리적 도움을 받거나 사람을 찾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자료에 따라서는 생활의 복귀를 위해서도 필요할 수 있다. 미리 클라우드 서비스에 업로드해 두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는 한편 계정 접근 수단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며,[2] 국가 단위 이상의 대규모 재난에는 자료의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고 결제 또는 서비스 접근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료가 삭제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SSDUSB 메모리, SD 카드와 같은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성이 좋지만 전기적 자료 손상 위험과 더불어 복구가 어려우며, 외장 하드디스크는 충격에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자료가 중요하다면 복수의 매체에 백업해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참고[편집 | 원본 편집]

  • 도쿄방재(한국어), 일본 도쿄도
  • 『생존 지침서 포켓북』, 알렉산더 스틸웰, 푸른숲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bug out은 도망친다는 의미, 여기서는 생존을 위해 (위험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가방으로 해석 가능하다.
  2. 계정 비밀번호 외에도 필요하다면 물리적 보안키를 비롯한 2차 인증 수단이 확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