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신혼부부 총기 살인 사건

삼척 신혼부부 총기 살인 사건
삼척 총기 살인 3.jpg
당시 사건의 피해 차량의 모습
사건 정보
날짜 1999년 1월 19일
장소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문의재
원인 가해자의 보복운전으로 인한 갈등
인명피해 사망 2명

개요[편집 | 원본 편집]

1999년 1월 19일, 당시 신혼부부였던 김우정 씨(28)와 장일랑 씨(27)가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문의재 인근 한 비포장 지방도로에서 현대 그랜저 차량을 몰고 국내 신혼여행을 떠나던 중 현대 엑센트 차량을 몰고 있던 정형구와 한준희에게 엽총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피해 신혼부부[편집 | 원본 편집]

김우정 씨와 장일랑 씨는 오래 전부터 결혼식 준비를 해 왔으나 형편이 어려워 7년간 동거해오며 살아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두 사람의 결혼식 일정이 잡히게 되었고, 사건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1999년 1월 17일, 드디어 두 사람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결혼식을 치르게 된다.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두 사람은 신혼여행 계획을 잡게 되었으며, 이틀 뒤인 사건 당일에 떠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사실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형편이 되지는 못하여서 결국 국내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비록 그렇게 성대한 신혼여행이 되지는 못하였지만, 두 사람은 불과 이틀 후인 신혼여행 날을 눈 빠지게 기다려왔었다.

그리고 드디어 신혼여행 시작의 당일, 두 사람은 삼척시를 향해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었으며, 현대 그랜저 차량을 몰고[1], 목적지를 향해 신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마침 아내의 외삼촌이 근처에 살고 계셨던 터라, 가는 길에 외삼촌 댁에 들러 인사도 하려던 참이었다.

그렇게 오후 3시경, 두 신혼부부가 탄 그랜저 차량은 삼척 시내로 들어서게 되었고, 아내가 전화를 걸어 외삼촌에게 댁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 및 경로 등을 물어봤으며, 곧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게 된다. 오후 4시경, 이들이 탄 차량은 노곡면의 문의재 인근 비포장 지방도로로 들어서게 되는데...

사건의 발단[편집 | 원본 편집]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부부가 탄 차량의 앞으로 현대 엑센트 차량 한 대가 저속으로 운행하는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비포장도로이기도 하고 지방도로라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두 부부의 차량은 해당 엑센트 차량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앞 차량이 일으키는 흙먼지 때문에 시야 확보도 제대로 되지 않을 지경이었고, 엑센트 차량의 속도가 너무 심하다 느껴질 정도로 느렸다. 결국 남편 김우정 씨는 해당 차량을 추월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고, 속도를 높여 중앙선을 넘어 엑센트 차량을 추월한 뒤 흙먼지로부터 해방되어 다시 평화로운 신혼여행길을 즐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전 추월한 엑센트 차량이 무서울 정도로 속도를 높여 신혼부부의 그랜저를 추월하려 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해당 차량은 신혼부부가 탄 차량의 운전석 바로 옆까지 따라붙는다. 잠시 후, 엑센트 차량의 창문이 내려가더니, 안에 타 있던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가 신혼부부를 향해 입에 담기도 어려운 험한 욕설을 내뱉으며 신혼부부의 차량을 추월한다. 남편 김우정 씨는 이에 화가 솟구쳐 올랐으며,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속도를 높여 다시 엑센트 차량을 추월한다. 그런데 엑센트 차량이 지고 싶지 않았는지 또다시 신혼부부의 차량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결국 두 차량은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추월을 하며 지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미친 듯이 대결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신혼부부가 탄 그랜저 차량이 엑센트 차량을 앞서가면서 그렇게 길고 긴 대결이 종료되는 듯 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굉음과 함께 아내의 옆에 운전을 하고 있던 김우정 씨가 머리에서 피를 쏟아내며 고개를 떨구었다. 남편이 갑자기 그렇게 목숨을 잃게 되자 아내는 너무나도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고, 얼마 못 가서 부부의 그랜저 차량은 정지하게 된다. 아내 장일랑 씨는 너무나도 놀라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편을 끌어내렸고, 남편은 머리에 의문의 공격을 당한 채 이미 사망한 뒤였다. 장일랑 씨가 병원에도 연락을 할 수단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던 그 때, 문제의 엑센트 차량에서 두 명의 남성이 내리게 된다. 그런데... 장일랑 씨가 그들을 보았을 때, 한 사람의 손에는 다름 아닌 엽총이 들려 있었다. 즉, 남편 김우정 씨는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한 것이다.

상황이 심각함을 알게 된 장일랑 씨는 부디 남편을 살려달라고, 병원에 신고 좀 해달라고 범인들 앞에 빌었지만, 범인들은 장 씨를 그저 깔보듯이 바라보기만 했고, 최종적으로 김 씨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범인들은 아내 장씨마저 가슴에 두 발의 총을 쏘아 사망케 했으며, 결국 신혼부부는 즐거운 신혼여행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하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에게 사망하고 만다. 이후 범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엑센트 차량을 타고 수습 없이 그대로 도주하게 된다.

사건의 목격[편집 | 원본 편집]

사건이 발생하던 당시, 같은 시각에 SK 도로공사의 현장 감리 책임자였던 김영수 씨는 자신의 차량을 타고 우연히 그 길을 지나가다가 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김 씨는 범인들의 손에 총이 들려있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아나기 시작했고, 이 때, 김 씨의 존재를 목격한 범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는 김 씨를 향해 총을 미친듯이 발사한다. 김 씨는 후두부와 팔 부위에 총 두 발을 맞아 큰 부상을 당하였으나, 다행히도, 현장에서 재빨리 달아나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되었다.

김 씨는 부상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무실로 달려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재빨리 사건 현장으로 출동한다. 김 씨가 유일한 목격자였기에, 만약 김 씨가 범인에게 똑같이 사살 당했거나, 그 길을 지나가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을 가능성도 있다.

범인의 검거[편집 | 원본 편집]

경찰은 현장에서 아내의 지갑이 차량에서 없어졌다는 점 등을 단서로 잡아 대규모로 수사를 진행하였고,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으나, 결국 무려 6개월동안이나 미궁의 수사는 계속된다. 물론 목격자 김 씨가 있었으나 자칫하면 자신이 사망할 수도 있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김 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수사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가는 듯 했으나, 사건 발생으로부터 6개월 뒤의 어느 날, 어떤 사람으로부터 경찰에게 신고 전화가 걸려오게 된다. 이 전화는 범인들이 해당 사건에 대해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털어놓았으며, 현재 수원시안산시에 있다라는 정보가 담긴 첩보였다. 경찰은 이 전화를 결정적인 수사의 열쇠로 삼아 탐문 수사를 진행했고, 결국 사건 발생 6개월 만인 1999년 7월 6일, 수원시 인계동의 한 호텔에 범인이 은신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해당 호텔로 들이닥쳤으며, 드디어 새벽 1시 30분, 사건의 범인 정형구한준희를 검거하게 된다.

범행의 이유?[편집 | 원본 편집]

범인들은 삼척시로 꿩 사냥을 떠나고 있던 상황이었고, 한준희가 운전을 하고, 정형구는 꿩 사냥을 위해 조수석에서 엽총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때, 신혼부부의 그랜저 차량이 지속적으로 추월하였고, 정형구는 이것 때문에 그저 화가 나서 신혼부부를 향해 사냥용 엽총을 발사하였다고 한다.[2] 이것도 모자라 범인들은 강도의 소행으로 사건을 위장하기 위해 차 안의 지갑을 모두 가져가는 만행까지 저지르게 된다.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범행 동기로 인해, 그리고 끔찍한 총기 살인으로 인해 국민들은 큰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신혼부부를 쏜 해당 엽총은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베넬리'라는 모델의 엽총이었으며, 멧돼지의 피부도 손쉽게 뚫는 슬러그 탄환을 사용하고 있어 파괴력이 매우 강력한 총이었다. 그런데 멧돼지도 손쉽게 쓰러트리는 이 총을 사람에게 쐈다면...

범인들에 대해 설명하자면 정형구는 이미 성추행 등의 중범죄로 인해 전과 6범인 상태였고, 한준희 역시 전과 5범이었다. 2000년 5월 3일, 그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었으며, 살인한 정형구에게는 사형, 살인을 하지 않았으나 옆에서 조치 없이 방관한 공범 한준희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된다. 정형구의 경우 현재까지 사형수로 수감중이다.

사건 이후[편집 | 원본 편집]

많은 국민들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총기 살인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제대로 사랑도 못해 보고, 신혼여행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한 새내기 신혼부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도 이 삼척 신혼부부 총기 살인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었던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정형구는 사형수로 현재까지도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각주

  1. 당시 남편 김우정 씨가 전주시에서 택시운전사로 열심히 일을 해왔기에 포상으로 이 그랜저 차량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2. 조금 더 설명을 추가하자면 자신의 차보다 더 좋은 그랜저가 흙먼지를 날리면서 추월해가니 마치 자신의 인생이 추월당하는 듯한 분노감을 느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