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Sternradio/언어 습득

틀:학술


언어 습득은 당연하게도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말한다. 물론 언어의 본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언어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이다. 이 문서에서는 언어 습득 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도록 한다.

들어가기 전에: 인간과 언어[편집 | 원본 편집]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언어를 습득하고, 이 언어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시각장애인이라도 점자를 통한 언어 생활이 가능하고, 청각장애인도 수화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발음기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도 말을 할 수 없을 뿐이지,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언어 능력이 전무한 사람은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나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일부 사람들, 그리고 있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고립아 정도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1]

그런데, '아' 다르고 '어' 다른 언어를 거의 모든 사람이 문제 없이 습득하고, (최소한 하나 이상의 언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아무리 돌고래, 침팬지가 동물 중에서는 똑똑하다고 해도, 인간과 같은 언어 능력을 보유한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물론 '언어'의 정의에 따라 각각의 언어 수준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인간만이 이정도 수준의 언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인가? 인간의 높은 기억력과 학습력, 그리고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조음기관 덕분인가? 인간에게만 있는 특별한 언어 기관이 높은 수준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가? 인간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자전거 타는 법을, 타자 치는 법을 배우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동물의 언어[편집 | 원본 편집]

관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동물도 제한적으로나마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벌꿀꿀벌은 벌집 앞에서 8자 모양의 비행을 함으로써 꽃의 위치를 전달한다. 놀라운 것은 꽃의 방향과 거리에 따라 비행 궤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버빗 원숭이(Vervet Monkey)들은 천적이 나타났을 때 소리를 통해서 무리에 경고를 보낸다. 뱀이 나타났을 때는 무리가 나무를 주시하고, 독수리가 나타났을 때는 하늘을, 그리고 표범이 나타났을 때는 땅을 주시하는 식이다. 이는 '언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혹은 언어라고 하기엔 너무 '단순'한 것일까?

심지어 알렉스(Alex)라는 앵무새는 약 100개에 달하는 영단어를 알아듣고 말할 수 있었다고 한다.[2] 코코(Koko)라는 고릴라는 인간에 의해 사육되었는데, 1천 단어에 달하는 수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칸지(Kanzi)라는 보노보는 의사소통을 위해 348가지의 기호를 사용할 수 있었고, 무려 3천개의 영단어를 이해했다.

모국어 습득 (FLA) 단계[편집 | 원본 편집]

신뢰성이 매우 떨어지는 표현이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0~2세 아이들이 모국어로서 영어를 습득하는 순서는 거의 같다고 한다. 그것도 호주미국이고 가릴 것 없이 전세계적으로. 생애 첫 2년간 아이들은 다음의 네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1. 배가 고프거나 불편하면 반사적으로 운다.
  2. 옹알이와 까르륵거리는 소리(각각 cooing과 gurgling이라고 한다)를 낼 수 있게 된다. 또, 음운을 분별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ba와 pa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3. 이 단계면 거의 만 1살이 되기 직전이다. 자주 반복되었던 단어들을 알아듣고, 제스처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을 흔들어 '안녕'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부모나 가족이 아니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를 한두 개 말할 수 있다.
  4. 이 시기는 약 만 2살 무렵이다. 50개 이상의 단어를 말할 수 있고, 몇 개의 단어를 조합해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엄마 물" 등. 또 언어적 창조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밖에 또 나가고 싶다'는 의미로 "more outside"이라고 말한다든지.

그 이후 만 2.5세에서 4세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영어 문법을 습득하게 된다.

  1. 현재진행형 -ing (Mommy running)
  2. 복수형 -s (Two books)
  3. 불규칙 과거형 (Baby went)
  4. 소유격 's (Daddy's hat)
  5. 연결동사(Copula) (Annie is home)
  6. 관사 the와 a
  7. 규칙 과거형 -ed (She walked)
  8. 삼인칭 단수 현재형 -s (She runs)
  9. 조동사 be (He is coming)

한편 이렇게 일정한 습득 순서가 있는 것은 부정(negation) 표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 문장 첫 번째 단어로서만 'no'를 사용한다. (No comb hair)
  2. 주어+부정어(no/don't)+동사를 사용한다. (Daddy no comb hair)
  3. 조동사에도 부정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형태는 변화하지 않는다. (He don't want it)
  4. 조동사의 부정형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 (He doesn't want it / I didn't want it) 그래도 아직 이중부정 등 다른 문법적 오류를 범할 수는 있다.

외국어 습득 (SLA)[편집 | 원본 편집]

언어 습득 이론[편집 | 원본 편집]

언어 습득에 대한 이론은 크게 세 가지가 존재한다. 행동주의(Behaviourism), 내재주의(Innatism, 생득주의라고도 한다), 상호작용주의(Interactionism)가 그것이다.

행동주의[편집 | 원본 편집]

이들에 따르면 언어 습득에서 중요한 것은 '강화'(reinforcement) 작용이다. 강화란 말하자면 '칭찬'과 같은 것으로, '좋은' 행위를 계속 할 유인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의 성공이나, 정확한 언어를 사용해 사탕을 받았다거나 하는 것이다. 자연히 환경적 요인이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또한 모방(imitation)과 연습(practice)이 언어 습득의 핵심이 된다. 모방은 말 그대로 언어 교육자엄마가 하는 말을 따라하는 것이고, 연습은 비슷한 유형의 말을 반복하면서 해당 유형을 체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의 한계는 언어의 창조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우리는 우리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말도 얼마든지 꾸며서 말할 수 있는데, 이는 행동주의자를 멘붕에 빠트리는 현상이다. 행동주의에 따르면 우리는 '남이 하던 말', 혹은 '남이 좋다고 한 말', 한마디로 '경험'에 기반해 언어를 배우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적되는 문제를 '자극의 빈곤'(Poverty of the Stimulus)라고 한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왓슨(J. Watson), 스키너(B. F. Skinner) 등이 있다.

내재주의[편집 | 원본 편집]

언어학의 끝판왕 노엄 촘스키가 군림하고 있는 이론이다. 이름대로 인간 안에 특별한 뭔가가 '내재'되어 있다는 관점이다. 즉, 언어습득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인간 언어의 비밀이라는 것이다. 이 언어습득장치는 보편문법(Universal Grammar; UG)이라고 하는, 말하자면 '모든 언어의 정수'라는 것을 담고 있고, 언어 습득 과정은 이 언어습득장치를 작동시켜 보편문법을 개별 언어, 모국어로 구체화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이론은 특히 어린아이가 복잡한 문법도 쉬이 습득하는 걸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동주의에 비해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물리학 박사다"라는 문장과 "나는 빨래 박사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이 두 문장은 모두 "나는 ~ 박사다"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문법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는 문장이다. 하지만 첫 문장의 '박사'와 둘째 문장의 '박사'가 같은 의미일까? 아니다. 첫 번째 '박사'는 실제로 대학원을 물리학을 전공해 학위를 취득한 박사를 의미한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의 '박사'는 대학원에서 빨래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1. 참고로 부모가 아이에게 언어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엄연히 아동학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니(Genie)라는 사회적 고립아가 1970년, 13살의 나이로 구출된 경우가 있다. 부모와 같이 살았으나 정작 그 부모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자들는 지니가 어떤 소리를 내기만 해도 야단을 쳤고, 결국 지니는 13살이 되도록 말을 배우지 못했다. 당연히 그 부모는 쇠고랑을 찼다.
  2. 여기서 영상을 볼 수 있다.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듯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