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Chirho/프리챌 비판

인터넷 커뮤니티의 유료화에 관해(프리챌 유료화와 관련해서 썼던 글)[편집 | 원본 편집]

어느날 들어가 보았는데 내가 계속 봐 오던 글이 사라져 버렸다면 그 때의 기분이 그럴까...

그 많은 추억들과 그 어떤 것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것들... 그런 것을 기억하게 해 주는 것들을 잃어버리고 결국엔 그러한 웃음과 눈물과 아픔과 기쁨이 있었는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을 했을때의 심정을 아는가?

돈이 문제가 아니다. 돈... 나와같은 학생의 입장에서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그 추억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에게는,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사람에게는 그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떠한 재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자신만의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이번 프리챌이 괘씸한 대표적 이유가 세가지 있다.

하나는 별도의 사전 공지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그것도 "하향식 명령"이나 다름없는 식으로 이번 일이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인간이 자유롭다는 생각은 인터넷 초기의 이상을 가지고 있을때나 가능한 소리가 되고 말았다. 역시 서비스 제공자의 마음이다. 억울하면 내가 스스로 땅을 파서 개척하는 수 밖에는 없다. 웬만큼 서버 구축과 관리능력이 있고 자신이 IP 주소를 가질 능력이 있다면 그정도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만 최소한 대한민국 인터넷 사용 인구 대부분이 웹서핑이나 E-mail, 게시판에 글 남기고 간단한 HTML소스 몇가지 쓸줄 아는 수준이 전부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실력없고 돈이나 시설 없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하지 말라는 또다른 불평등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프리챌만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프리챌 이후는 또 누가 이런 짓을 할지 모르는 것이다.

두번째는 개선되는 서비스들을 생각해 봤을 때의 일이다. 돈을 내고 그만큼의 서비스를 더 준다고 하기는 했는데 도무지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소규모 커뮤니티 마스터에게 그런 큰 용량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단 둘이서 커플로 커뮤니티 만들어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작은 집 한채면 충분한데 갑자기 강제로 커다란 저택에다 이주시켜놓고 돈 내라는 격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기존 광고가 귀찮기는 하지만 아직은 감수하고 쓸만한 정도라서 광고를 없애준다는 말도 개인적으로는 별로 공감이 가지를 않는다. 또한 쪽지를 단체로 10000통까지 돌리게 해 준다고 했는데 회원수가 1만명 이상인 커뮤니티의 마스터라면 구미가 당길지 모르지만 몇천명, 아니 단 몇십명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그것은 필요없는 사족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자주가는 커뮤니티, 50개까지 가능하게 해 준다고 했는데 솔직히 나같은 사람은 지금 가입한 커뮤니티 숫자를 다 합쳐봐야 10개를 조금 넘는다. 거기서 자주 가 봐야 몇군데를 가겠는가? 지금 여기 가입을 해서 하나 더 늘어서 총 8군데를 자주 가는데 50개까지 설정하는 복잡한 삶을 살 이유가 있는가? 필요치도 않고 쓰지도 않는 것을 더 주어서 무엇하겠다는 것인가? 결국 기능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변화가 없는데... 그리고 단체쪽지를 중요한데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공지사항으로 시간이 지나면 쓸모가 없어지는 쪽지를 영구보관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자꾸 내 경우만을 들어서 미안하지만 난 공지사항을 받으면 다 읽고나서 그냥 저장 버튼 눌러버린다. 그 다음은 때가 되면 알아서 지워지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지워지기 이전에 공지사항은 이미 실행이 되기 때문이다. 역시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도무지 그것을 200개 씩이나 저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주소록을 100명에서 10000까지 늘려준다지만 회원수가 100도 안되는 커뮤니티는 그게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난 자전거로 다니기만 하면 충분한데 갑자기 그렌저를 타라면서 돈을 내라고 하는 격이다. 거기다 아직 차도 보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프리챌은 커뮤니티 때문에 들어오지 다른 기능들은 그 커뮤니티가 없다면 돌아가지도 않을지도 모르는 기능들이다. 프리챌의 주 기능인 커뮤니티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쓸모도 없는 기능을 강매하면서 나머지 기능들(채팅이나 게임과 같은-이것은 커뮤니티가 성장하지 않았다면 꿈도 못꿀 일이다)은 그냥 둔다는 웬지 밑의 주춧돌을 빼어서 맨 위층에다 쌓고 있는 불길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 세번째... 글을 시작하면서 언급했지만 그 소중한 추억들에 대한 보존 방법은 딱 두가지가 있다. 밤을 새서 다운받던지(프로그램을 써 보지 않아서 뭐라고 말을 아직 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니면 돈을 내고 보존하던지... 유감스럽게도 회사측에서 제안하는 "합리적인" 방법은 돈을 내는 것이다. 그 외의 다른 길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 그 추억이라는 "물건"을 우리가 "빌려준 땅"에 쌓아놓았으니 그 "물건"은 이제 우리의 것이다. 돌려주지는 않겠다. 잃어버리기 싫으면 돈을 내라... 웬지 이러한 소리로 들린다. 그것도 그렇지만 더 기분나쁜 한가지는 사람냄새가 나던 커뮤니티를 돈냄새가 나게 스스로 변질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윤이 중요하고 그것이 기업에 있어서 절대 불가결한 요소임을 알지만, 또 그것을 포기하면 안된다는 사실 또한 알지고 어려움 또한 알지만 그 이윤추구에 우선하는 자본주의의 가치로는 절대 측량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 사이의 정, 서로의 신뢰, 따뜻한 마음들,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애 대한 추억과 같은 것을 돈의 가치로 재고 그 신뢰를 깨뜨리고 비록 법적으로 지킬 의무는 없지만 상도덕을 깨뜨리는 행위가 괘씸하다. 프리챌은 그 룰을 깨뜨리고 이윤추구 이전에 있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나 철학을 포기함으로 인해 스스로를 천박한 자복주의 기업을 바꾸어 가고 있는 것이다. 프리챌은 더 이상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는 냄새가 나는 곳이 아니라 그 냄새를 맡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에게 모조품을 팔면서 돈을 챙기는 장사꾼이 있는 돈냄새 나는 곳이 되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삭막하다는 세상인데 이 온라인 공간도 결국 그 삭막함의 영역이 점차 확대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나는 이곳의 커뮤니티의 사연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눈물이 절로 난다. 같은 동아리에 소속되어서 서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 같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이곳에 모여서 직장에서 하지 못하는 사적인 이야기와 정을 나누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 자신만의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이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 둘만의 이야기를 평생 간직하고 싶어서 이곳에 예쁜 공간을 만든 연인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이곳에 자신의 발언대를 세운 사람들, 서로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더 배우고자 하는 마음과 선한 마음으로 가르쳐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오프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재미가 있어서 이곳으로 온 사람들, 같이 고락을 함께한 친구나 전우들이 만나기 힘들어 이곳에서 만남의 장소를 찾은 사람들... 이 밖에도 절대로 무시못할 기쁘고 슬프고 즐거웠고 힘들었고 말로 표현 못하는 수많은 이유를 가지고 이곳에 집을 짓고 둥지를 틀고 내 자리를 만들었던 수많은 사람들... 그 값어치를 단 3000원이라는 가격에 팔아먹으려는 프리챌의 발상이 너무나 나를 화나게 만든다.

그동안 이곳에 공짜로 올렸던 이유는 그 값어치가 너무나 싸구려가 아닌 이 세상 어디를 가도 그것과는 같은것이 없는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그 속에 있기 때문에 너무나 비싸서 값을 책정하지 못했기에 하는 수 없이 그냥 공짜로 올린 것이다. 프리챌의 사장은 숨을 쉴때마다 한달 3000원을 내는가? 아니면 1년 30000원을? 태어사서 1000일이 지난 후에 숨을 쉰다는 이유로 돈을 받는가? 요즘 지나가는 개들은 이런 소리에는 웃지도 않는다. 그러한 소중한 것에게 이렇게 돈의 측량기를 들이대고 말도 되지 않는 싸구려화를 시킴으로 돈을 버는 프리챌은 설령 유료화를 철회한다 하여도 그 깨어진 신뢰관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지금의 행위에 대해서 진정의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