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떡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부쳐먹는 그것[1]

빈대떡(영어: Bindaetteok)은 한국 요리평안도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주재료가 녹두이고, 이름과는 달리 (전유어)에 속하는 음식이기에 녹두전이라고도 하며, 이쪽이 원래 명칭에 가깝다.[2] 덧붙여서, 벌레 빈대와도 무관하다.

다만 전파되는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녹두 대신에 구하기 쉬웠던 메밀이나 밀가루, 감자와 같은 다른 재료를 사용한 음식이 탄생하여 빈대떡이 녹두전보다 더 큰 범위에 속하게 되었고, 때문에 현재는 녹두를 사용한 빈대떡을 '녹두빈대떡'(혹은 녹두지짐, 녹두전)이라 하고, 가장 싼 대체재인 밀가루를 사용한 것을 '빈대떡'이라 부르고 있다. 그 외에는 사용한 재료에 따라 감자빈대떡, 메밀빈대떡처럼 명명한다.

비 오는 날 막걸리와 어울린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건 류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다. 비올 때는 라면도 어울린다 카던데 뭐.

상세 및 역사[편집 | 원본 편집]

고기 요리가 발달한 평안도답게, 본래 빈대떡은 연상되는 이미지와 다르게 제법 호화로운 재료를 쓰면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 산간지방에서 나는 녹두를 불려서 손으로 비벼가며 껍질을 벗기고 맷돌로 곱게 갈아준다. 그 반죽에 양념한 돼지고기와 파, 김치를 썰어넣고 섞어준다. 그것을 돼지기름을 넉넉히 녹여낸 철판에 두텁게 부쳐낸다. 겉은 기름기가 돌면서 바삭한 식감으로, 속은 포슬포슬하게 익혀낸 것을 최상으로 치는데, 이는 일본 요리의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와 굉장히 흡사하다.

그런데 이런 호사스러운 지짐이 빈곤함의 상징으로 바뀌는 과정, 그리고 '빈대떡'이라는 단어 자체의 유래는 무엇 하나도 분명하지 않다. 빈대떡과 녹두지짐이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음식인데도 모양새나 제법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묶여버렸을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빈대떡에서 고급 버전으로 녹두지짐이 갈라져 나갔을 가능성도 있는데, 어느 쪽도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제사를 지낼 때 값비싼 수육이나 떡을 대신해서 녹두부침을 켜켜이 쌓았다는 것을 근거로 빈자(貧者)를 위한 떡이라 명명되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이 설은 제사의 본래 형태를 생각하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만 '빈대떡'의 원류로 보이는 단어가 조선시대 중기에 쓰인 점에서 역사 하나는 제법 깊다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1677년에 나온 사역원(司譯院)[3]의 중국어 교과서인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에 '빙져'라는 중국식 녹두부침이 언급되고, 비슷한 시기에 나온 중국어 사전인 《역어유해》에선 병자(餠者)라고 언급한다. 다만 후대에 나온 음식책 《규합총서》(1809년)에는 병자(餠子)라고 하여 글자가 바뀌었는데, 이는 이 음식이 소리어휘로 쓰였음을 짐작케 한다. 한편 한 시대 앞선 《음식디미방》(1670년)에서는 녹두부침을 가리키는 '빈쟈법'의 음식방법이 실려있다.

각주

  1. 가요 '빈대떡 신사' (1943, 한복남)에서 나온 가사가 기원.
  2. 문화어로도 '록두지짐'(녹두지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3. 조선에서 통번역 공무원을 양성하던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