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코티

Almond, rose and ginger biscotti.jpg 비스코티.jpg
일반적인 인식 실제

설명[편집 | 원본 편집]

단수형은 비스코토(biscotto), 복수형이 비스코티(biscotti). 작은 것은 비스코티노(biscottino, biscottini)라 지칭한다. 이 명칭은 이탈리아어로 '비스킷(biscuit)'이라는 뜻이다. biscotto라틴어 biscotus에서 유래했으며 단어 biscuit과 어원이 같다. 이름 뜻은 '두번 굽다'. 조리법에서 나온 명칭이다. 비스코티는 두번 굽고 식히는 과정에서 수분이 상당부분 빠지는데 이로 인해 딱딱하고 건조해지게 된다. 이 조리법은 고대시대에 비스킷류 식품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고안해낸 방법이다. 물론 똑같은 의미를 가진 '비스킷'이 그렇듯이(같은 말이긴 하나 어쨌든), 비스코티라고 전부 두번 굽는 것도 아니고 딱딱하지만도 않다. 이미 이름따윈 초월한지 오래다

그러니까 비스코티라는 말은 딱히 어떤 특정 형태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 단어가 영어권에 오면서 이탈리안 쿠키, 특히 칸투치(니)(Cantucci(ni))를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영어권의 용법은 한국에도 그대로 자리잡은 상태.

이탈리아에는 매우 다양한 비스코티가 있는데 여타 음식들이 그렇듯 지역적 특색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타국에서는 비스코티하면 커피, 홍차를 주로 떠올리지만 정작 본고장에서는 와인에 곁들여 먹는 일이 잦다. 비스코티는 흔히 후식으로 디저트 와인과 함께 등장하며, 종종 비스코티를 와인에 적셔 먹는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아마레티 (Amaretti, Biscotto Amaretto)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비스킷이며 아몬드를 주재료로 삼는다. 이름의 의미는 '씁쓰레한'이라는 뜻인데, 비터 아몬드의 조금 쓴 맛과 설탕의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과자라 그렇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만들어 먹으며 그런만큼 각양각색의 형태를 자랑한다. 아마레티로 유명한 지역이라면 롬바르디아주의 사론노(Saronno)가 있다.
부솔라 부라넬로 (Bussola Buranello, Bussola, 또는 Biscotti di Burano)
S자 모양의 부솔라
베네토주 베네치아에 속한 부라노(Burano) 섬의 전통 비스코티다. 짧게 '부솔라'라고도 부른다. 다만 이 단어가 이탈리아어로 '나침반'이란 뜻이라, 이걸로 비스킷 찾으려다가는 나침반 사진만 잔뜩 보게 될 것이다. 정확한 명칭인 '부솔라 부라넬로'는 '부라노의 나침반'이라는 뜻이다. 그래도 이건 나침반이 안뜬다 이름만 봐서는 비스코티를 연상하기 어려울 지경. 이 비스코티는 둥근 고리 또는 S자 모양으로 만들어 지는데, 몇몇 사람들은 전자의 모양이 '나침반'이라는 이름이 붙여지는데 영향을 끼지치 않았나 추측하곤 한다.
부솔라의 유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과거 부라노는 오늘날처럼 '색색의 건물들이 볼만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냥 어촌 마을1이었다. 그래서 마을 남자들은 어선, 상선, 또는 군함에 승선하여 바다에 오랫동안 나가있곤 했다. 그동안 섬에 남겨진 여자들은 집에서 반죽을 만들고 빵집에 가져가 구웠으며, 완성된 비스코티들을 남편에게 보내기 위해 열심히 포장했다. 이들은 바다에 나가있는 사람들이 이걸 오랜 시간 두고두고 먹을 수 있도록 포장에 각별히 신경썼다. 덕분에 이 비스코티는 험난하고 긴 항해동안 쉽게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배에서 먹던 음식은 점점 섬에서도 즐기게 되었고 이게 부솔라라는 비스코티로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유래를 그대로 믿기는 의심쩍은 게 부솔라를 두고 '전통적으로 부활절 일요일에 먹어왔다'는 설명도 존재한다. 다만 진실이 무엇이든, 오늘날 부솔라는 부라노 섬과 그 근방 지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일년 내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상품화된 부솔라는 낱개 포장되거나, 큰 봉지에 여럿 담겨 있거나, 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판매된다. 고리모양 부솔라의 일반적인 크기는 지름 3인치(7.62cm)정도다.
부솔라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지닌다. 또한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노르스름하다. 유사하다고 평해지는 음식으로는 영국쇼트브레드가 있다. 이 비스코티는 홍차 또는 에스프레소, 혹은 프라골리노(fragolino)같은 와인과 잘 어울린다. 야생 딸기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조합도 좋고, 한편으로는 칸투치처럼 디저트 와인에 찍어 먹기도 한다.[1]
비스코티 리초 (Biscotti Riccio)
시칠리아주 아그리젠토(Agrigento)에서 만드는 부활절 비스코티. 모양새는 이름 그대로인데, rìccio라는 단어는 '동그랗게 말린' 혹은 '곱슬거리는 모양'를 가리키는 단어다. 둥근 것도 있고 구불구불한 것도 있다. 후자의 경우 송충이나 해삼처럼 생겼다.
비스코티 살루테 (Biscotto(Biscotti) Salute, 또는 Biscotto della Salute)
피에몬테주의 비스코티. 밀가루와 설탕, 달걀, 버터로 만든다. 살루테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건강'을 뜻한다. 주로 아침식사로 먹는데 이를 상품화한 제품도 있다.[2] 러스크와 비슷해서 이탈리안 스타일 러스크라고도 불린다. 또한 제노바(Genova) 라가초(Lagaccio)에서 유래한 비스코티 델 라가초(Biscotti del Lagaccio)와도 유사하다고 평해진다.
비스코티 테네리 (biscotti teneri)
이탈리아의 유명 요리 저술가, 펠레그리노 아르투시(Pellegrino Artusi)가 소개한 부드러운 비스코티다. 1891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 『주방에서의 과학과 잘 먹는 법』(La Scienza in cucina e l'Arte di mangiar bene)에서 레시피가 등장했다.[3] 감자가루와 설탕, 아몬드, 설탕절임한 오렌지 껍질, 과일 프리저브가 들어간다. 오렌지 껍질의 경우 시트론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브루티보니 (Bruttiboni, 또는 brutti ma buoni)
Brutti ma buoni.JPG
'못생겼지만 맛은 좋은'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 '못생긴 외견'은 사진을 참조. '만돌라티 디 산 클레멘테(Mandorlati di San Clemente)'라고도 불린다. 토스카나주 프라토(Prato)에서 유래했으며 밀가루와 스위트·비터아몬드, 계란 흰자, 설탕으로 만든다. 같은 지역에서 유래한 비스코티 디 프라토와는 종종 같이 등장하곤 한다. 프라토에서는 이 두 비스코티를 오렌지주스와 함께 먹는다.[4]
칸투치 (Cantucci, Biscotti(Cantucci) di Prato)
Almond, rose and ginger biscotti.jpg
가장 널리 알려진 비스코티. 이탈리아 밖(대표적으로 영어권)에서는 그냥 이게 비스코티로 통한다. 심지어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비스코티라 쓰고 칸투치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용법이 고스란히 넘어왔다. 그만큼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 중. 토스카나 주에서 전통적으로 먹어 왔으며 특히 프라토의 칸투치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칸투치가 비스코티 디 프라토(Biscotti di Prato)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칸투치는 얄쌍한 반달 혹은 막대기처럼 생겼다. 보통 아몬드를 주재료로 삼으며, 두번 굽는 과정 때문에 딱딱하다. 작은 크기는 칸투치니라며 따로 부른다. 칸투치는 흔히 커피, 와인과 함께 먹는데 딱딱함을 줄이고자 먹기 전 음료에 잠시 담근다. 종종 프라토의 또다른 비스코티, 브루티보니와 함께 먹곤 한다.
잘레티 (Zaleti)
앞의 마름모꼴의 쿠키가 잘레티다. 뒤에있는 둥근 쿠키는 페바리니(Pevarini)
베네토 지방의 비스코티. Zaleti는 '작고 노란 것'을 의미하는 베네토 지방 방언이다. 이름처럼 작은 크기이며 주재료인 옥수수가루로 인해 노란색을 띈다. 옥수수가루에 밀가루를 섞어 쓰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폴렌타(polenta)라는 옥수수 수프로 만들 때도 있다. 첨가되는 부재료는 레시피마다 다르지만 건포도가 거의 항상 추가되며, 종종 그라파(Grappa) 브랜디나 잣, 레몬·오렌지 제스트가 들어가기도 한다. 모양새는 대체로 납작한 마름모꼴이거나 지멋대로 생겨먹었거나 동글납작하다. 하지만 어떻게 만들든 노랗고 작은 비스코티라는 점은 동일하다.
잘레티는 농가에서 주로 만들어 먹던 소박한 쿠키다. 이 '소박하다'라는 인식은 이전부터 존재했던 모양이다. 가령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Carlo Goldoni)가 쓴 La Buona Moglie(1749)에서는 잘레티를 두고 '저렴하다'며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어쨌든 이러한 음식들이 흔히 그렇듯 집집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레시피가 다르다. 이 비스코티는 본래 축제 기간에 잠깐 등장하는 음식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일년 내내 먹게 되었다.
잘레티는 거칠게 갈아낸 옥수수가루가 특유의 느낌을 내며,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라 차와 함께 먹기 좋다. 또한 잘레티와 어울리는 술도 여럿 있다. 추천되는 술로는 레치오토(Recioto) 등의 스위트 와인이나 그라파 브랜디, 프로세코 델라 발도비아데네(Prosecco della Valdobbiadene)같은 스파클링·아로마틱 와인이 있다.[5]
테골레 디 아오스타 (Tegole di Aosta, Tegole Valdostane, Valdostana tegole, Tegola dolce, Tegola)
Tegole di aosta.jpg
이탈리아 북서쪽 발레다오스타주의 비스코티. 짧게 테골라(Tegola, 단수)·테골레(Tegole, 복수)라고도 부른다. 테골레는 평평하거나 굽어진 모양을 가진 얇은 건과자다. 주재료는 밀가루와 달걀 흰자, 설탕, 그리고 곱게 갈아낸 개암. 여기에 흔히 아몬드가 추가되며 버터나 바닐라 등이 더해질 때도 많다. 사실 이 과자의 '원조'는 따로 있는데 프랑스의 과자 '튀일(Tuile)'이 그 주인공이다.
발레다오스타 주는 프랑스와의 접경지역이라 프랑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이 지역에서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프랑스의 여러 문화가 들어와 현지화된 사례가 많은데 테골레도 그 중 하나이다. Tuile은 본래 '기와'란 뜻으로, 특유의 구부러진 모양이 기와와 닮았다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탈리아어 단어 테골라(Tegola)도 기와란 뜻이다. 그래서 위의 부솔라가 그렇듯 검색창에 tegola라고만 치면 애먼 기와 사진과 글만 잔뜩 보게 될 것이다.
테골레는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먹거나 후식으로 무언가에 곁들여 먹는다. 대개 이 지역의 향토음식인 코녜 크림(Cogne Cream)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디저트 와인과의 조합도 있다. 추천되는 술은 누스 말브와지 플레트히(Nus Malvoisie flétri)나[6] 캄바베 무스카트(Chambave Muscat).[7]
토르체티 (Torcetti)
밀가루, 버터, 빵효모가 들어간다. 설탕이 쿠키 겉면을 덮고 있다는 점과 특유의 고리 모양이 특징이다. 토르체티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와 발레다오스타 주에서 전통적으로 먹어온 과자로, 리구리아주 일부 지역에서도 이를 생산 중이다. 피에몬테 내에서는 다양한 지역에서 고유의 레시피를 따라 토르체티를 만든다. 한편 피에몬테만큼의 전통과 다양성은 없지만 발레다오스타 토르체티의 존재감도 상당한 편이다. 마르게리타(Margherita) 왕비가 발레다오스타의 토르체티를 좋아했다는 이야기 덕분이다.

이 외에도 비스코토 디 카스텔람마레(Biscotto di Castellammare), 비스코토 크로칸티(Biscotto Croccanti), 비스코티노 디 노바라(Biscottino di Novara), 아프리카니(Africani), 수수멜레(Susumelle), 카스타녤레(Castagnelle) 등이 있다. 잠시 훑어보기만 해도 이탈리아 요리의 명성에 걸맞게 매우 다양한 종류와 특색을 자랑한다는걸 알 수 있다.

조리법[편집 | 원본 편집]

갤러리[편집 | 원본 편집]

관련 문서[편집 | 원본 편집]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