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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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은 대한민국의 겨울 길거리 간식으로, 팥소를 넣은 밀가루 풀을 틀에 넣고 구운 붕어 모양의 풀빵을 가리킨다. 당연히 실제 붕어는 들어가지 않는다.[1] 후술하지만 '잉어빵'이라고도 불린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본래 일본의 길거리 음식인 타이야키(タイ焼き, 직역:도미빵)에서 기원한 음식으로,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을 위한 간식 정도로 조용히 전파되었다가, 훗날 광복 직후 닥쳐온 1950년 한국전쟁으로 초토화된 때에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밀가루를 활용하기 위한 분식(粉食) 장려 정책을 펼침에 따라 대중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 '도미빵'이라 불리던게 '붕어빵'이 된 이유가 확실하게 밝혀진 자료는 없지만, 대중화가 될 당시 한국에서는 도미보다 붕어를 더 친숙한 생선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로 보고 있다.

일본의 타이야키와 한국의 붕어빵은 크기와 식감에서 제법 차이가 있는데, 한국식 붕어빵은 빵 부분이 갓 구웠을 때 겉이 과자마냥 바삭한 느낌에 아무 맛도 안 나는[2] 가벼운 풀빵 식감이지만, 타이야키는 밀도 높은 반죽으로 사용하여서 호두과자와 비슷하게 빵 부분의 맛이 달고 묵직하다. 이는 일본의 타이야키가 이마가와야키(또는 오반야키)[3]라 불리는 팥소가 들어간 빵에서 직접적으로 기원했기 때문인데, 대중화 될 당시 굳이 레시피를 바꿀 이유가 없었던 (설령 있었더라도 바로 복구 될 이유가 충분하던)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가난하던 시절에 본격적으로 전파된 까닭에 밀가루 절약을 위해 물을 많이 탔던 것이 정석으로[4] 자리잡혀 버린 까닭이다.[5]

붕어빵 안에 들어가는 소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거의 반백년 가까이 단팥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대량 발생한 실직자들이 길거리 장사에 나서면서 붕어빵 장사도 점점 경쟁이 붙었는데, 이 무렵에 소의 맛에 다양화가 시도되었다. 대략 슈크림, 피자, 야채, 초코, 김치 등이 시도되었는데, 이 중에 슈크림이 팥에 이은 제 2의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던 1998년에 '황금잉어빵'[6]이라는 이름의 붕어빵이 대구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이것은 소가 아닌 반죽에 변화를 주어서 기름의 함량을 높이고 쫄깃한 식감이 나도록 강조[7]하여, 대략 얇은 전이 바삭하게 부쳐진 듯한 맛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유명세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빨라,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구 수준으로 기존의 붕어빵 점유율을 크게 잡아먹고 대세가 되어, 2010년대를 넘길 무렵에는 오히려 잉어빵을 붕어빵의 기본형으로 인식하기에 이른다. 때문에 과거 형태의 붕어빵을 접하기 어려워진 세대는 잉어빵과 붕어빵의 차이를 잘 모르고 먹는 경우가 많다.

한편 그 2010년 전후 무렵은 소득수준이 제법 높아진 탓에 풀빵 전반의 평가가 싸구려 맛으로 격하되어서 붕어빵을 포함한 풀빵 전체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시기였기도 하다. 때문에 붕어빵에도 고급화를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종종 있었는데, 일본식 타이야키를 다시 들여오기도 하였고, 패스츄리 반죽을 활용하여 찍어낸 붕어빵도 출시되었다. 허나 이미 정착화 된 가격(가성비) 문제로 인해 대부분이 대중화에는 사실상 실패하여, 2020년대 기준으로는 아주 간간히로만 찾아볼 수 있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바리에이션[편집 | 원본 편집]

서문에도 언급하였듯 붕어빵은 군밤이나 군고구마처럼 대개 겨울 간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요가 급감하는 탓에 찾아보기 어렵다. 그 계절 제약을 깨기 위해 붕어빵의 입을 벌려 콘처럼 만들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넣은 형태의 붕어빵을 시도한 경우가 나타났는데, 일본에서는 타이파페(鯛パフェ, 타이야키 파르페의 약칭), 한국에서는 아붕(아이스크림 붕어빵의 약칭)으로 불린다.[8] 어느쪽이 먼저 나왔는지, 혹은 어느 방향으로 영향을 받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 당장은 양쪽 모두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황인지라 딱히 인지하지 않고 있거나 별개로 인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전에도 일본 아이스크림 업계에서는 붕어빵 모양으로 찍어낸 모나카 과자에 아이스크림을 끼워넣은 상품을 출시한 바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대중화 된 붕어싸만코가 이것의 벤치마킹으로 보인다.

또한 오리온 제과의 '참붕어빵'은 붕어빵을 모티프로 하여 만든 상품이기는 하나, 원조 붕어빵과는 달리 케이크 형태의 과자인지라, 이걸 붕어빵이랑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소로 들어간 것도 팥이 아닌 초콜릿이고, 가격이 창렬스러운 것도 그렇고[9] 모양도 더욱 아담하면서 귀엽게 마무리한 지경이라 더더욱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다만 떡 같은 걸 넣어서 잉어빵 특유의 쫄깃함을 구현하고 있는 점에서, '일단은' 붕어빵을 모티프로 하였음을 인지할 수 있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똑같은 모양의 틀에서 똑같은 모양의 결과물이 우수수 나오는 모습에서, 부모와 자식이 정말 똑닮았을 때 "붕어빵이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 2022년 무렵부터 물가 급등, 잦은 민원신고 등으로 길거리에서 점차 보기 어려워지면서, 붕어빵을 파는 곳을 가리켜 우스갯 소리로 '붕세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예 그 붕세권을 찾아주는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각주

  1. 간간히 방송용 등으로 실제 붕어를 넣어보는 시도를 한 사례가 있었으나, 모두 맛이 없어서 퇴짜를 먹었다. 심지어는 붕어가 살아 움직이기까지 했다.
  2. 대략 붕어싸만코(아이스크림)의 그 과자부분에서 공기층이 없는 형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뒤에 설명할 잉어빵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3. 한국에서는 '오방떡'으로 전해졌고, 중국/대만 및 화교계에서는 홍두병(紅豆餠)으로 전해졌다.
  4. 애초에 이 부분이 '풀빵'의 어원이기도 하다.
  5. 이와 반대로 적용되는 대표적인 예가 호두과자로, 1990~2000년대까지는 가볍고 파삭한 호두과자도 적지 않았던 반면, 점차 길거리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줄어들자 원조 방식처럼 빵에 가까운 식감이 대세가 되었다..
  6. '황금어장식품'의 상표이다.
  7. 찹쌀을 넣었다, 전분을 넣었다, 버터를 넣었다 등의 추정이 있긴 하나,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 식감이 나게 만들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기름기가 원래 붕어빵보다 좀 더 많은 것은 확실하다.
  8. 둘 다 상표명(상품명)을 어원으로 한다.
  9. 붕어빵은 가성비 간식으로서의 인지도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