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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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스트판 《판타시 스타 온라인》의 플레이 화면. 악명 높은 물욕 센서의 시발점이다.

물욕 센서(物欲センサー)는 일본에서 유래한 게임 관련 속어다. 무작위로 아이템 등의 재화를 얻는 시스템이 있는 게임에서, 게이머가 원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감지하고 그 아이템의 획득률을 조정해서 플레이어를 더욱 게임에 몰두하게 만드는 흉악한 센서를 말한다.

당연하지만 이런 건 실존하지 않는다. 않을 거야……. 그렇겠지?

플레이어의 애환[편집 | 원본 편집]

게이머라면 어느 정도 알겠지만, 드롭 아이템을 찾아 몬스터를 한없이 사냥하다 보면 느끼는 법칙이 있다.

꼭 필요할 때는 죽어도 안 나오는데, 필요 없을 때는 잘 나온다는 법칙이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게임 시스템 상의 난수 결과에 따른 우연에 불과하지만, 도박사의 오류가 그렇듯이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에 제 딴에는 합리적인 해답을 요구하기 마련. 피해망상과 슬픔과 억울함과 제작사에 대한 원망이 낳은 현대 사회의 괴물이 바로 물욕 센서 설인 것이다. 요컨대 게임을 만든 회사에서 플레이어를 괴롭히려고(또는 조종하려고), 플레이어의 욕망을 검출해 원하는 아이템만 드롭 확률을 낮추는 악마의 센서를 설치했다는 주장이다.

안타깝지만 그런 센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21세기 초까지의 기술로는 사람의 욕망을 검출하는 시스템을 게임 소프트웨어에 구현하기는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니까.

유래[편집 | 원본 편집]

몬스터 헌터 물욕 센서 퇴치 스트랩의 사진. 악마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물욕 센서라는 미신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2000년도에 발매된 세가MMORPG판타시 스타 온라인》이었지만, 폭발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그보다 시간이 더 지난 2006년도의 사건으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몬스터 헌터 도스》 때부터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제목이 가리키듯이, 몬스터를 사냥하여 얻는 소재로 장비를 제작해 플레이어 캐릭터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다. 자연히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는 드롭 아이템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원하는 아이템이 드롭되지 않아 한도 끝도 없이 같은 몬스터를 사냥하는 고행을 체험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보니 물욕 센서라는 미신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덧붙여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제작사 캡콤에서는 공식에서 부덴쇼텐 및 반프레스토 등과 협업하여 몬스터 헌터 관련 상품으로 물욕 센서 퇴치 티셔츠, 물욕 센서 퇴치 스트랩 같은 것도 판매한 적이 있다. 어쩐지 영감상법이 떠오른다.

뽑기와 물욕 센서[편집 | 원본 편집]

이러한 물욕 센서는 2010년대부터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되고 나서는, 뽑기(랜덤박스) 시스템을 설치한 모바일 게임의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정 카드(또는 캐릭터)를 바라고 뽑기를 돌려도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음은 병가지상사. 그러나 단순히 자신의 운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들은 반은 장난, 반은 진심으로 물욕 센서의 존재를 호소하는 것이다.

해법이란 이름의 또 다른 속설[편집 | 원본 편집]

아무튼 물욕 센서는 도박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신이나 속설의 일종이지만, 이 물욕 센서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법론도 다시 제시되었다. 물론 이 또한 미신이지만, 많은 이들은 반은 장난, 반은 진심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그리면 나온다
원하는 캐릭터를 그리면 그 캐릭터가 나온다는 미신이다. 효험을 봤다는 그림쟁이들은 여럿 존재하나, 효험을 보지 못했던 그림쟁이도 그만큼 존재한다.
무심의 법
물욕 센서가 인간의 욕망을 검출한다면, 욕망을 버리고 무심(無心)으로 게임을 하면 된다는 이론. 물론 일반인이 무림고수처럼 무심에 들기는 어려우므로, 잠이 덜 깨거나 거나하게 취해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비몽사몽한 상태인데 게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물욕 센서가 감지하는 욕망은 플레이어의 것이라는 데에 착안한 해법.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더러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시키면 된다는 이론이다. 이미 본말전도에다 뭐가 뭔지 모를 수준이지만, 모바일 게임에서는 이미 대리 뽑기(남의 손으로 뽑기 버튼 누르기) 등의 방법이 성행하고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