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무기(武器)는 전쟁사냥에 사용하는 도구 일체를 가리킨다. 그 중에서도 전쟁에 동원하는 것을 병기(兵器)라고 부른다. 우스갯소리로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날은 5일이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인류의 발달은 무기의 발달을 이끌게 되었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선사 시대[편집 | 원본 편집]

문자라는 기록 수단이 없었던 시절에도 인류가 무기를 사용한 흔적은 곧곧에서 발견된다. 주먹도끼, 곤봉, 돌도끼, 돌칼 등 석기시대부터 인류는 무기를 다뤄왔으리라 하는 것을 유추할 증거가 출토되었다.

무기는 허약한 육체적 능력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인류의 천적이라는 것 자체를 없애버리고, 더 나아가 다른 짐승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무력을 선사해주었다.맹수로부터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먹고 살기 위한 사냥을 위해서도 무기는 필요했다. 이제 인류의 위협은 같은 인류 뿐이고, 동족을 살상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었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숫자를 불려 정치적인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는 집단간 싸움, 즉 전쟁의 도구로서 무기의 중요성은 높아졌고, 무기 발달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의 무기[편집 | 원본 편집]

인류는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야생에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비교적 약한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도구를 사용했다. 인륜는 간단히 주변에 널려있는 돌맹이를 활용하여 투석같은 원시적인 형태의 무기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돌맹이를 조각내면서 날카로운 단면이 생성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나뭇가지에 묶어서 돌도끼와 같은 형태의 근접무기를 제작했고, 더욱 먼 거리를 공격할 수 있도록 길다란 막대기의 끝에 돌날을 붙인 을 활용하였다. 물론 돌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길고 단단한 나무 막대기는 둔기로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석기시대 이후 인류는 금속을 발견했고 이를 변형하기 시작했다. 청동기 시대철기 시대를 거치면서 인류의 무기는 대격변을 맞이했다. 돌보다 훨씬 단단하면서 견고한 금속 무기는 전쟁의 양상마저도 바꿔버렸고, 금속이 많이 산출되는 지역은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요충지가 되었고, 금속 가공 기술력도 그 나라의 국력과 직결되는 요소였다. 또한 검과 창 같은 근접무기와 더불어 활과 화살이라는 투사무기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달하여 전쟁의 양상이 단순 근접전에서 일사분란한 대형을 갖추고 활의 사거리와 근접무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술적인 발전도 이뤄졌다.

중세의 무기[편집 | 원본 편집]

중세의 전투는 주로 상대방 영토의 핵심적인 요충지인 성을 공략하는 공성전이 주로 벌어졌다. 이는 견고하고 높은 성벽에 의존한 방어전략이 검, 창, 활을 사용하는 공격측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성전에서 상대방의 성문이나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각종 공성병기가 발달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공성무기로는 투석기, 충차, 정란이 있다. 또한 야전에서는 육중한 철갑을 갖춘 기사가 압도적인 공격력과 방어력을 앞세워 전투를 이끌었다.

금속을 활용하던 인류 전쟁의 패러다임은 화약이 발견되고 이를 무기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또 한번 크게 변화하게 되었다. 화살보다 우월한 위력을 갖춘 이 등장하고, 투석기보다 훨씬 강력한 화포가 등장하면서 육중한 철갑은 두른 기사는 느릿느릿한 표적에 불과했고, 아무리 튼튼하게 건설한 성벽도 화포의 화력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한때 유럽을 석권하기 직전까지 갔었던 프랑스나폴레옹 역시 포병장교 출신으로, 그는 포병을 적극적으로 전쟁에 활용하면서 압도적인 화력의 우위로 주변국들을 점령할 수 있었다. 또한 화포를 장착한 대형 함선이 크게 발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의 열강들은 전 세계로 진출하여 저마다 식민지를 확보하면서 제국주의 시대도 열리게 되었다.

근대의 무기[편집 | 원본 편집]

제1차 세계 대전에서는 기관총이 등장하였다. 분당 수백발을 발사하는 기관총의 화력은 보병전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이 때문에 병사들은 섣불리 야지로 진출하지 못하고 안전한 참호에 숨어서 지리한 공방을 주고받는 참호전이 벌어졌다. 참호안에 틀어박힌 보병들을 상대로는 화포의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고착화 된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등장한 무기는 전차였다. 강력한 방어력과 화력을 갖춘 전차는 기관총으로는 제압하기 어려운 난적이었고, 전차가 상대방의 방어선을 돌파하면 보병이 뒤따라 들어가면서 전선을 확대하는 기동전의 양상이 벌어졌다. 또한 비행기를 활용한 공중전, 철갑선잠수함을 이용한 해전이 발발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내연기관이 극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차와 전투기, 전함과 같은 장비에 의존하는 전쟁이 되었다. 전쟁 초반 독일은 2,000대가 넘는 대규모 기갑부대를 진격시키는 전격전을 수행하여 프랑스를 손쉽게 점령하였고, V2 로켓과 같은 장거리 탄도탄을 활용하였다. 내연기관이 발달하면서 미국과 영국은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폭격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독일의 주요 군수시설을 제압하였다. 바다에서는 잠수함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고, 수만 톤의 배수량을 자랑하는 거대한 전함들이 등장하였다. 또한 항공모함도 이 시기에 등장하면서 해전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게 되었다.

더욱이 전쟁 말미에 등장한 원자폭탄은 한 순간에 반경 수km 범위를 완전히 초토화시키는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주었고, 이 원자폭탄을 나가사키히로시마에 맞은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외치게 되었다.

현대의 무기[편집 | 원본 편집]

원자폭탄의 위력에 감명을 받은 주요 강대국들은 앞다투어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핵무기를 보다 먼 거리에서 상대방이 대처하기 어렵게 발사하기 위해서 장거리 로켓도 같이 발달하면서 미국소련의 우주개발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핵무기가 발달하면서 핵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힌 강대국들은 섣불리 상대방을 공격할 수 없는 긴장감을 유지한 상태로 냉전이 시작되었다.

재래식 무기는 전자장비가 발달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유도무기가 크게 발달하였고, 상대방의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도 발달하였다. 또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상대방의 주요 기밀을 해킹하는 등 사이버 전쟁의 양상도 시작되었다.또한 드론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 UAV와 같은 무인 공격무기도 등장하였다.

무기의 종류[편집 | 원본 편집]

냉병기[편집 | 원본 편집]

냉병기는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히 사람의 힘에 의존하는 무기의 통칭이다. 폭발음이 없기 때문에 "무성무기(無聲武器)"라고도 부른다.

둔기
날붙이가 없는 단단한 방망이를 의미한다. 인류가 최초로 활용한 무기로 여겨진다. 둔기의 특성상 타격시 충격에 파손되지 않아야 하므로 견고한 재질이 요구되고, 휘두르는 힘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므로 무게도 무거워야한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우면 휘두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적절한 균형이 요구된다. 훈련된 인원이 둔기로 정수리 등의 급소를 제대로 내려치면 매우 치명적이며, 팔이나 다리 같은 부위도 제대로 맞으면 골절 같은 중상을 입을 수 있다. 현대의 둔기는 주로 경찰이 시위진압 혹은 범죄자 무력화에 사용하는 진압봉이 대표적이며, 일부 과격시위대들은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같은 둔기를 휘두르기도 한다. 전면전 상황에서는 둔기가 전투 목적으로 활용되기는 어렵다.
도검
냉병기의 대표적인 형태. 도검은 용도에 따라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게 나뉜다. 도검의 공격방식은 크게 찌르기와 베기로 나눌 수 있으며 이 두 가지 공격방식에 최적화된 날을 갖춘다. 또한 한 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단도나 단검, 양손으로 큰 충격량을 발휘하는 장도나 장검으로 길이도 다양하게 나뉜다. 도검은 의외로 제작하기가 어려운 물건에 속하는데, 특히 날을 잘 세우는 것은 매우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된다. 흔히 사용하는 부엌칼도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식재료를 수월하게 자르거나 다지는 데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또한 금속날은 생각보다 충격에 약해서 손상되기 쉬우므로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날의 상태를 관찰해야하며 관리도 필요하다. 즉 생각보다 가성비가 좋은 무기는 아니며 야전에서 도검은 주로 지휘관들이나 장교들이 사용했고, 일반 병사들은 창을 주무기로 활용했다. 현대의 도검은 군대에서는 의장용 소품에 가까운 편이며, 실전적인 용도로는 총에 장착하는 대검이나 조용히 목표물을 제거해야 할 경우에 활용하는 단검에 국한된다. 물론 토마호크마체테, 카람빗과 같은 도검류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될 수 있지만 주무기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길다란 막대기 끝에 날붙이를 붙인 무기. 주로 찌르는 용도로 활용된다. 제작이 용이하고 다수의 징집병을 단기간에 쉽게 훈련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여 총이 대대적으로 사용되기 이전에는 대다수 보병들의 주력 무기로 활용되었다. 창을 든 보병이 밀집대형을 갖추고 창을 앞세워 전진하는 등 전술도 같이 발전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고대 그리스의 밀집전술인 팔랑크스다. 훈련된 창병은 보병의 천적인 기병을 상대로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총이 등장하면서 사거리에서 밀리고, 밀집대형은 화포에 무력화되었으므로 창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현대에서도 둔기와 검은 특정 용도로 사용되는 반면, 창은 실전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에서는 간혹 과격시위대가 대나무를 잘라서 만든 죽창이 보이는 정도다.
도끼
토마호크처럼 한 손으로 휘두를 수 있는 작은 물건부터 길다란 자루에 날을 붙인 커다란 물건까지 다양한 종류의 도끼도 훌륭한 냉병기에 해당한다. 무기의 성격상 도검과 창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특성을 보여주며 찌르기와 베기는 무게 중심이 앞쪽에 쏠려있어서 어려운 편이지만 내려치거나 휘두를 때 에너지가 도끼날에 집중되기 때문에 무언가를 절단할 때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을 비롯한 투사체
화약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활이나 쇠뇌 같은 발사무기도 냉병기로 볼 수 있다. 활이나 쇠뇌는 총이 등장한 초창기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건이었다. 초창기의 총은 전장식 머스킷(화승총)의 형태로 사거리도 활보다 월등히 길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에 사격 후 재장전에 많은 시간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숙력된 궁수를 양성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1]에 비교하면 머스킷은 재장전과 조준만 할 수 있으면 전투 자체는 가능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머스킷을 보급하면서 점차적으로 활을 압도하기 시작하였고, 재장전이 용이한 후미장전식 라이플의 개발과 함께 사실상 활은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에서 활은 스포츠의 영역으로 남아있으며,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의 전통 궁술인 국궁과 서양식 궁술인 양궁으로 나뉜다. 군용으로는 은밀한 사살 목적으로 쇠뇌특수부대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편이다.

열병기[편집 | 원본 편집]

화약의 힘을 활용하는 무기를 의미한다. 화기(火器)라 부르기도 한다.

냉병기의 몰락을 불러온 대표적인 열병기. 초기의 총은 강선이 없고 총구에 화약을 집어넣고 단단하게 다진 후, 구슬 모양의 총알을 집어넣는 전장식 머스킷의 형태였다. 강선이 없었으므로 사거리 확보를 위해서 총열의 길이가 엄청나게 길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후 총알에 일정한 회전력을 가할 수 있도록 강선이 적용된 라이플이 등장하면서 사거리와 위력이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총열의 후방에 장전하는 후미장전식이 등장하면서 전장식보다 월등하게 빠른 재장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총기는 용도에 따라 권총, 산탄총, 기관단총, 소총, 저격소총, 기관총 등으로 나뉜다.
화포
총알보다 월등하게 큰 포탄을 장거리에 발사하는 무기를 말한다. 총기와 구분하기 위하여 화포의 구경은 20mm 이상, 2명 이상이 운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화포는 크게 박격포, 견인포, 자주포로 구분되며, 여기에 탄두와 추진체가 결합된 다연장로켓도 포함한다. 초기의 화포는 단순히 거대한 쇳덩이를 발사하는 형태로 공성전에서 공성병기를 파괴하거나 반대로 성벽을 무너뜨릴 용도로 사용되었고, 이후 포탄의 내부에 강력한 폭약을 충전하여 폭압과 폭풍으로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또한 화약의 발달과 금속가공기술의 발달로 사거리가 수십 Km에 이를 정도로 장거리 타격무기로 변화하였다. 우리나라는 다연장로켓과 유사한 원리의 신기전을 다수 장착한 화차를 조선시대에 운용했었다.
폭탄
폭압과 파편으로 인명살상 및 파괴효과를 보여주는 무기이다. 화포의 포탄도 넓게 보면 폭탄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발사하는 주체가 화포라는 점이 특징. 폭탄은 크기가 매우 다양하고, 당연하게도 크기가 큰 폭탄은 그만큼 폭약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에 위력도 크게 증가한다. 간단하게 손으로 던지는 수류탄부터, 다이너마이트C4같은 고성능 폭약, 군용기가 떨구는 대형 항공 폭탄까지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여기에 궁극적인 폭탄이라 불리는 핵폭탄이 존재한다. 미사일[2]이나 로켓은 이러한 폭탄을 장거리에서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무기체계로 볼 수 있다.

생화학무기[편집 | 원본 편집]

핵무기와 합쳐서 CBRN(Chemical, Biological, Radiological and Nuclear weapons) 또는 화생방이라 부르는 무기들 중에 화학과 생물학 무기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핵무기는 열병기의 범주에 포함되지만,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과 낙진은 생화학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화학무기는 흔히 말하는 독가스로 불리는 무기로 사린, 청산, 치클론B, VX 같은 화학작용제이다. 작용방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호흡을 마비시키는 질식작용제, 인체기능을 망가뜨리는 수포작용제, 혈액의 산소운반을 방해하는 혈액작용제,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작용제 등으로 나뉜다. 화학무기는 직접적은 호흡 외에도 피부로도 침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독면과 방호복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치명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무기는 인체에 치명적이며 치료가 어려운 전염병을 퍼트리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탄저병, 흑사병같은 발병시 대규모 인명살상이 가능한 치명적인 병원체를 퍼트리는 것이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레일건
화약의 폭발력을 이용하는 대신 강력한 전자기 유도를 응용하여 탄자를 고속으로 발사하는 무기이다. 2024년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대한민국, 일본 등 주요 군사강국들이 연구를 진행중이다.

무기체계[편집 | 원본 편집]

현대전에서 다양한 무기들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하여 인원, 장비, 부품, 시설, 군수지원 등 복합적인 요소를 통합한 체계를 의미한다.

각주

  1. 활 시위를 당길 완력을 갖추어야 하고, 거리에 따라 조준점을 숙지하고 활의 각도를 조절해야 하므로 단기간에 이런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현대의 궁술 스포츠도 꽤 오랜 시간 단련을 해야 제대로 사격이 가능하다.
  2. 미사일의 탄두에 포함되는 폭약도 폭탄의 일종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