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브

리버브(reverb 또는 reverberation)은 잔향(殘響)을 말한다. 소리의 잔향은 어떠한 공간에서 최초의 소리가 청취자와 벽에 부딪히며 초기반사가 일어나고 이런 반사들이 모여서 잔향을 만들어낸다. 보통 잔향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1. 잔향은 청취자가 최초로 듣는 소리보다 나중에 들린다.
2. 반사될때마다 소리가 왜곡되며, 볼륨이 급격히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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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으로 부터 청취자까지 직접 들리는 소리를 따로 드라이신호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초기반사까지 드라이 신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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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반사로부터 시작된 잔향이 바로 리버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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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신호 이후 약간의 지연시간이 음원과의 거리와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게 된다. 공간이 넓을 수록 지연시간이 길어진다. 0.3초 이상의 지연시간은 리버브라기 보단 메아리에 가깝게 된다. 일반적인 일상 공간에서 초기반사를 포함한 잔향이 유지되는 시간은 최대로 잡아도 2초 미만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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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과 청취자 사이의 거리에 따른 잔향의 특성을 보면
그림 1에서는 드라이 신호가 청취자에게 직접적으로 들리게 되며 잔향은 매우 짧은 지연시간을 두고 생성되고 드라이 신호에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는다. 때문에 청취자는 드라이 신호를 거의 그대로 듣게 된다.
그림 2에서는 드라이 신호가 청취자에 직접적으로 전달되기는 하지만 잔향에 영향을 받아서 미묘하게 왜곡된 드라이 신호가 전달된다, 또 조금 짧은 지연시간을 가지고 청취자에게 은은한 잔향이 도달하게 되어서 가장 풍부한 소리가 들리게 된다.
그림 3에서는 드라이 신호가 청취자에게 전달되기는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잃게 되고 잔향에 너무 영향을 받아서 심하게 왜곡된 소리가 전달되게 된다. 잔향 또한 심하게 왜곡이 되기 때문에 축축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따라서 드라이 신호를 얼마나 왜곡시키는지, 잔향을 얼마만큼 지연시키고 유지하는지에 따라 청취자가 느끼는 소리의 깊이와 공간의 특성이 결정되게 된다. 전문 공연장은 잔향의 특성에 따른 왜곡을 줄이기 위해 설계단계에서부터 잔향을 염두에두고 설계하며 전기설비나 내장재등의 건축자재도 선별하여 사용한다. 보통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풍부한 잔향을 가지고 있다.

잔향을 만드는 장치[편집 | 원본 편집]

음악작업에 있어서 리버브는 잔향 뿐만아니라 잔향을 만들어내는 각종 장치를 말하기도 한다. 음악에 있어서 잔향은 공간정보일 뿐만 아니라 각 악기간의 공간을 이어주는 중요한 변수이다. 이러한 잔향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넓직한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방에 울리는 잔향을 직접 마이크에 수집하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메인보드의 내장 사운드에서 만드는 디지탈 리버브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에코룸(리버브챔버)[편집 | 원본 편집]

Hallraum TU Dresden 2009-06-21.jpg

실제 넓직한 공간을 준비하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대형 스튜디오나 해외의 오래된 스튜디오는 모두 이런 공간을 가지고 있다. 가장 자연스러운 잔향을 얻을 수 있다. 음향설비가 준비된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종종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Q9Lq9T3IvrQ

기계식 리버브[편집 | 원본 편집]

스프링 리버브나 플레이트 리버브를 말한다. 자연적인 잔향이 아닌 인위적으로 소리를 가공하기 위해 쓰이는 리버브. 스프링 리버브는 주로 기타연주에 쓰이며 앰프에 내장되는 경우도 흔하다. 플레이트 리버브는 스프링 대신 철판을 이용한 장치다.

https://www.youtube.com/watch?v=DraJZCQcJfw

디지탈 리버브[편집 | 원본 편집]

음원이 입력되면 일반적인 공간의 특성을 프리셋으로 만들어 놓고 초기반사와 잔향을 계산해서 만들어낸다. 잔향 전체를 계산해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아무런 잡음이 없는 깨끗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초기에는 고가의 하드웨어 장비였으나, 지금은 소프트웨어적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후술할 컨벌루션 리버브로 대체되고 있으나 특유의 깨끗한 사운드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이 사용된다.

컨벌루션 리버브[편집 | 원본 편집]

디지탈 리버브와 가장 구별되는 특징은 컨벌루션 리버브는 실제 환경에서 기준이 되는 파형을 잔향과 함께 계측해서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소리를 냈을때의 잔향을 실시간으로 계산하여 만들어낸다. 컨벌루션( 합성곱 )리버브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나온것이다. 실제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기 때문에 프로세서의 연산능력과 계측 값이 매우 중요하다. 21세기에 들어서 생산되는 CPU능력을 생각하면 연산량 자체는 많지 않으나 입력과 동시에 결과물을 내야하기 때문에 빠른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계측 값은 IR(impulse response)라고 하며 직접 계측하거나 계측된 PCM데이터를 사용한다. 실제 공간의 계측 값을 사용하기 때문에 음원은 자연스럽게 왜곡되며 잔향또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포함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운드가 무뎌지게 되지만 매우 자연스러운 잔향을 얻을 수 있게된다. 현실적인 잔향이 필요한 대부분의 작업에서 사용되는 리버브. 영화, 음악, 게임을 가리지 않고 쓰인다. IR 데이타는 다양한 실제 데이타가 공유되고 있는데, 실제의 공연장이나 오페라하우스는 물론이고 자기집 아파트의 계단이라던가, 새벽의 숲속이라던가, 사막, 들판, 사격장 등 많은 데이타가 공유되고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