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점

라그랑주점(Lagrangian point)은 두 개의 천체 주변에서 중력적으로 안정적인 지점을 말한다. 일반적인 해가 없다고 증명된 삼체문제에 존재하는 특별한 해의 하나다. 삼체문제는 카오스 이론으로도 이어진다.

'중력적으로 안정적이다'는 것은, 질량이 커다란 물체 M1과 그 물체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질량의 물체 M2가 있을 경우, M1과 M2에 비해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질량을 가진 M3가 M1과 M2에 대해 상대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태양지구가 있을 때, 태양과 지구에 비해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물체가 태양과 지구에 대해 상대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위치라는 이야기다. 물론 지구와 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우주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Lagrangian points equipotential.gif

라그랑주점은 다섯 곳이 존재한다.

직선상의 라그랑주점[편집 | 원본 편집]

태양과 지구를 예로 들 경우, 태양과 지구를 이은 직선상에 위치하는 라그랑주점으로 L1, L2, L3이 있다.

L1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존재하며, L2는 지구의 태양 반대편에 존재하고, L3은 태양의 지구 반대편에 존재한다.

원래 L1과 L2의 경우, 지구보다 공전궤도 반지름이 작거나 크기 때문에 공전주기도 달라진다. 공전궤도 반지름이 작아지면 공전주기도 짧아지며, 반지름이 길어지면 공전주기도 길어진다. 지구보다 금성의 공전주기가 짧고 화성의 공전주기가 긴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L1, L2는 지구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지구의 중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L1은 원래 지구보다 빠르게 공전하게 되지만 지구가 뒤로 잡아당겨 공전속도가 느려지게 되며, L2는 원래 지구보다 느리게 공전하게 되지만 지구가 앞으로 잡아당겨 공전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고로 L1과 L2는 지구보다 태양에 가깝거나 먼 궤도를 돌면서도 지구와 같은 주기로 공전하게 된다.

L3은 지구 정반대편에 있으며, 공전궤도 반지름은 지구보다 조금 더 크다.

L2와 마찬가지로 원래는 지구보다 더 느린 속도로 공전하게 되지만, 태양과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속도가 빨라져 지구와 같은 주기로 공전하게 된다.

이 지점들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원래 위치에서 M1-M2를 이은 선의 수직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면 M1과 M2의 중력에 의해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M1이나 M2 중 하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게 된다.

비직선상의 라그랑주점[편집 | 원본 편집]

태양과 지구의 직선상에 있지 않은 라그랑주점으로는 L4, L5가 있다.

L4와 L5는 트로이점이라고도 하는데, 이건 태양-목성의 L4, L5에 위치한 트로이 소행성군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위치들은 M1과 M2를 이은 선을 밑변으로 하는 정삼각형의 꼭짓점에 위치하는데, 원리는 L1, L2, L3과 마찬가지로 M1과 M2의 중력에 의해 이리저리 잡아당겨지면서 한 곳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L4와 L5는 L1, L2, L3보다 안정적인데, 이거 M2에 지나치에 가까이 있지 않으면서도 M2와 같은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이 경우, M1과 M2의 질량비가 24.96:1보다 큰 이상(그러니까 M2가 M1에 비해 작으면 작을수록),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도 코리올리 효과에 의해 원래 위치로 되돌아게가게 된다. 물론 M2가 너무 작아서 M3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가 안되면 이러한 안정성은 깨지고, M3의 위치는 변하다가 결국 M2와 충돌하거나 궤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으로 달이 형성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태양-지구의 L4 지점에 작은 천체들이 몰렸고,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그 자리에 있다가 점점 자라면서 더이상 지구에 비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여, 결국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지구에 충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용도[편집 | 원본 편집]

라그랑주점은 우주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SF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요소다.

  • L1은 태양-지구에서 태양 관측 위성이 위치하기에 좋으며, 지구-달에서 L1은 최소한의 델타-V로 지구와 달을 왕복할 수 있어 우주 정거장을 설치하기에 적절하다.
  • L2는 태양-지구에서 항상 지구의 그늘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주 망원경을 설치하기에 적절하다. 지구-달에서 L2는 달 뒷면에 설치할 통신위성의 위치로 좋다.
  • L3는 태양-지구에서 태양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위치라 제2의 지구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설정이 SF에서 사용되곤 한다. 물론 실제로는 지구의 공전궤도가 약간 타원형이라 종종 L3 위치에 있어야할 천체가 보이곤 해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L3 위치에 존재하는 천체에 의한 중력적 효과도 관측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직접 탐사선을 보내보아도 100km보다 큰 물체는 발견하지 못했다.[1] 무엇보다 라그랑주점은 M1과 M2에 대해 질량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인 M3에 적용되는 거라, L3 지점에 제2의 지구가 있었더라도 이미 중력적으로 불안정하여 다른 위치로 튕겨나가거나 지구와 충돌했을 것이다. 물론 중력적으로 안정된 위치인건 같으므로, 태양계 단위로 활동하는 문명이라면 이 위치에 대형 우주 정거장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가 있다.
  • L4, L5는 가장 안정적이라, 태양-지구든 지구-달이든 항구적인 우주 정거장 건설에 적절하다.

각주

  1. 탐사선의 한계로 100km 이하의 물체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게 있더라도 제2의 지구와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