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언어문자 표기 시 단어 또는 의미 단위의 간격을 벌리는 표기법. 라틴어에서 시작되었다.

원래는 라틴어에도 띄어쓰기가 없었고, 의미 분절이 필요할 때에는 가운뎃점(·)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서기 200년경에 가운뎃점 없이 이어 쓰는 것이 유행하여 가운뎃점마저 사라졌다. 그리고 600년~800년경에 라틴어를 구어가 아닌 문어로 받아들여야 했던 아일랜드의 수사들에 의해 띄어쓰기(그리고 마침표)가 도입되어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전 유럽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유럽의 문자들은 글자의 모양이 조금씩 다를뿐더러,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한 음절인지 그냥 봐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띄어 쓰지 않으면 아예 읽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동아시아권의 문자들은 '1자=1음절'에 충실하며 글자의 모양도 똑같은 정사각형이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없어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그래서 띄어쓰기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언어별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언어마다 띄어쓰기의 특징이 다르다. 영어를 포함한 라틴 문자로 된 문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단어를 띄우는 것이 기본이지만(베트남어는 음절마다 띄어쓰기를 한다), 일본어·중국어·태국어에서는 띄어쓰기가 존재하지 않는다.[1] 한국어 역시도 한문 사용에서 비롯되어 한글이 사용될 때까지 원래는 띄어쓰기가 없었지만, 선교사에 의해 띄어쓰기가 유입되며 맞춤법 규정에서 반영되었다. 띄어쓰기가 있는 언어에서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거나 심할 경우 심각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그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어의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한국어 학습계의 진짜 끝판왕

'띄어쓰기'는 붙여 쓰고 '띄어 쓰다' 는 띄어 쓴다.[2] 으뜸말이 '띄우다'가 아니라 '띄다'이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올바른 표기다. 그리고 '띄어쓰기하다'는 붙여서 쓴다. 덤으로, '붙여쓰기' 역시 붙여 쓴다![3]

사실 띄어쓰기의 규칙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한글 맞춤법을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제5장: 띄어쓰기
[제1절] 조사
제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제2절] 의존 명사,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및 열거하는 말 등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제3절] 보조 용언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제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
제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그런데 뭐가 조사고 뭐가 의존명사인지가 헷갈린다. 사실 한국어는 조사나 어미만으로도 문장 성분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아도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하는지 대강 알 수 있다. 띄어쓰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문장인 '아버지들어가신다'만 봐도, 굵게 표시한 부분(조사)이 있으므로 어떻게 끊어 읽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해석될 여지도 있긴 하지만, 이건 굳이 따지면 괜히 조사를 생략해서 해석이 틀어진 경우로 보아야 맞다. '아버지가방들어가신다'라고 쓰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고 징징댈 이유도 딱히 없다.

이러다보니 대다수 일반인들은 띄어쓰기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띄어쓰기 원칙을 정말 칼같이 지키면 "왜 안 돼? 난 딱 한 번 못 해! 두 번 해 줘!", "나 너 못 본 지 한 달 다 돼 가"라고 써야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면 오히려 가독성이 떨어질 판이니, 읽는 데 불편하지만 않을 정도로 대강대강 띄어 쓰고 만다. '제2차세계대전'은 띄어쓰기 원칙에 따르면 제2 차 세계 대전이지만, '제'와 '2'를 띄어 쓰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2'와 '차'를 띄어 쓰는 사람은 거의 못 봤을 것이다. 대개 '제2차 세계 대전' 내지 '제2차 세계대전' 정도로 땡치는 게 현실이다(참고로 둘 다 허용되는 표현이다). 띄어쓰기가 한국어 문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너스'에 가까운데, 그런 주제에 따지는 건 더럽게 많아서(…) 이렇다.

문화어의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한국어 학습계의 또 다른 끝판왕

문화어에서는 띄쓰기라고 한다. 문화어에서는 전설 모음 뒤에 오는 '-어'를 모두 '-여'로 적기 때문에(예: '되였다, 하시였다' 등) '띄어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표준어의 띄어쓰기와 규칙이 다르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을 참조하기 바람. 앞서 말한 한국어의 띄어쓰기 예문을 문화어로 옮겨쓰면 "띄여쓰기는 붙여쓰고 붙여쓰기는 띄여쓴다. 띄여쓰는 것은 띄여쓰지만 띄여쓰기는 띄여쓰지 않는다." 가 된다.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들의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대표적 언어인 영어는 단어와 단어를 띄어 씀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You are a pretty girl

이라는 문장에서 각각의 단어 You, are, a, pretty, girl은 각각 띄어 쓴다.

마찬가지로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는 인도네시아어의 경우에도

Librewiki adalah ensiklopedia bebas di Korea selatan

이라는 문장에서 각 단어들인 Librewiki~selatan까지를 띄어 써야 한다. 이러한 규칙은 라틴 문자뿐만 아니라 키릴 문자와 그리스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들도 포함한다.

아부기다 계열 언어들의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아부기다와 같이 인도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힌디어, 타밀어 등의 언어들에서도 띄어쓰기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आपका नाम क्या है

이라는 문장에서 각 단어 आपका, नाम, क्या, है는 각각 띄어 쓴다.

아브자드 계열 언어들의 띄어쓰기[편집 | 원본 편집]

아브자드와 같이 모음이 생략되는 언어들에서도 띄어쓰기가 보인다. 아랍어의 경우, 접속사가 다음 단어에 붙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띄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والي مصر محمد سعيد باشا

여기에서 والي가 و + الي 인 경우를 제외하고 각 단어들을 띄어 써야 한다.

각주

  1. 다만 초보 학습자나 문해율이 낮은 사람(ex : 어린이)을 위한 글, 혹은 매우 중요하거나 긴급히 강조하여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는 글 등에는 가독성을 위해 띄어쓰기를 한다.
  2. 출처
  3.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