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터 하이랄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의 일러스트

딜리터 하이랄(ディリータ・ハイラル, Delita Heiral)은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게임(SRPG)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의 중심 등장인물이다. 람자 베올브가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실질적 주인공이라면, 이쪽은 작중의 서사상 표면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PSP판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사자전쟁》에서의 성우는 로빈 앳킨 다운스(Robin Atkin Downes).[1]

상세[편집 | 원본 편집]

베올브 가문의 영지에서 살던 농민의 아들로, 부모를 흑사병으로 잃고 바르바네스 베올브에게 거두어져 람자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자랐다. 람자와 함께 사관후보생이 된 것도 평민을 동등하게 존중해주는 바르바네스의 안배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후 람자의 오른팔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여단 소탕작전에서 가지지 못한 자들의 모습을 보고 환멸을 느끼고, 지크덴 요새에서 벌어진 해여단과의 결전에서 자신의 동생인 티타 하이랄이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힘없는 평민으로서의 자신의 처지를 통감하고 자취를 감춘다.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후 남천 기사단 소속의 기사로 재등장하여 오벨리아 아트카샤 왕녀를 납치해가지만,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왕녀를 보호하던 것일 뿐이었다. 이후 젤테니아 지방의 기사단 중 하나인 "검은양 기사단" 소속의 기사로 활동하며 다크스말드 골타나 공 산하에서 혁혁한 전공을 올려 그의 신임을 얻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교회기사단과도 결탁하고 있었으며, 왕녀가 골타나 공에게 넘어간 것도 교회의 안배였다. 한편 오벨리아를 보호하면서 그녀를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을 맹세했지만, 결국 그도 자신의 야망과 지배욕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던 사람에 지나지 않았고, 이는 그의 본모습을 차츰 알아가던 오벨리아가 그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베셀라 요새에서 벌어진 혼란을 틈타 골타나 공작을 살해하고, 람자를 이용해 자신을 언젠가 방해할 교회기사단도 완전히 정리해버린 그는 최종적으로 사자전쟁의 승자가 되어 오벨리아와 결혼해 왕이 된다. 역사에는 혼란을 평정한 평민 출신의 영웅왕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그가 신경썼던 건 사자전쟁 당시의 겉으로 드러난 현실이었고, 이 때문에 람자와 달리 루카비의 정체에 대해서는 끝까지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겔모니크의 성전에 대해서도 "교회의 진실을 폭로할 단서"라고만 알고 있었다.

결말[편집 | 원본 편집]

Did you get your end in all of this, Ramza? I...I got this.
"람자, 넌 무엇을 손에 넣었지? 나는..."

오벨리아 왕녀의 생일에 꽃다발을 들고 그녀를 찾아가지만, 이미 람자의 실종으로 의심이 머리 끝까지 가득찬 오벨리아에게 칼빵을 맞고 만다. 이후 잠시 얼떨떨해하는 듯하더니 자신도 그 단검으로 오벨리아를 찌르고 쓰러진다.

다만 아라슬람의 언급으로 미루어 보면 죽지는 않고 단시 빈사상태에 빠졌던 듯하다. 그도 그럴 게 만약 그 자리에서 죽었다면 후세에 영웅왕으로 기록되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럼 오벨리아는? 아니 그 전에 자기 마누라에게 칼침 놓은 이상 조용히는 못 넘어갔을 텐데?

모순성[편집 | 원본 편집]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똑같이 힘있는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처지인 오벨리아에게 보호본능을 느끼는 묘사가 두드러지고, 아예 자기 동생인 티타의 이름을 걸고 그녀에게 걸맞는 자리를 약속했다. 또한 4부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칠 수 있다고 람자에게 고백하기까지 하는데, 그렇다면 이런 그가 막판에 (좀 경직되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오벨리아를 찌른 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특히 이바리스의 정점을 노리는 자신에게 있어 대부분의 인물이 쓰고 버리는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동행했던 발마프라 라난도에게서 "람자도 간 빼먹고 버리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화를 내며 부정하기도 했다. 또한 엔딩에서 오란이 의외로 인정있는 녀석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독백하는 것을 봤을 때, 확실히 최소한의 인정은 남아있었다고 볼 수 있어서 저 장면은 더더욱 깬다.

달리 보면 사자전쟁 중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람을 내치는 데 가차없어진 딜리터의 일면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할 수도 있다. 또한 귀족 중심의 사회였던 이바리스에서 딜리터를 사자전쟁의 승리자로 만들어 준 게 다름 아닌 자기가 그토록 이용하던 타인들의 신뢰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신뢰라는 건 작은 동기에도 부서지기 쉽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자세한 묘사가 나와있지 않아서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부분.

각주

  1. 노 모어 히어로즈》의 주인공 트래비스의 성우가 이 사람. 이외에도 수많은 게임의 단역 및 조연의 성우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