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디젤 게이트에서 넘어옴)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 업체인 폭스바겐이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규제를 편법으로 회피했다가 발각된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해 신뢰성과 안전성의 독일 자동차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폭스바겐은 48만 대의 자동차를 리콜하면서 한 대당 3만7500달러,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2,940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발표[1]에 따르면, 폭스바겐 그룹이 생산한 EA189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 모두가 문제가 되었고, 2009년~2015년에 생산된 ‘제타’, ‘비틀’, ‘골프’, 그리고 2014·2015년형 ‘파사트’, 2009~2015년 제작된 아우디의 ‘A3’ 등이 리콜 대상에 포함되었다.

브랜드 차종 연식 전세계 판매수량 대한민국 판매수량
폭스바겐
(Volkswagen, VW)
제타 (Jetta) 2011 ~ 2014 10,500대
제타 스포트왜건 (Jetta Sportwagen) 2009 ~ 2014
골프 (Golf) 2010, 2012, 2013 15,965대
골프 스포츠왜건 (Golf Sportwagen) 2015
골프 카브리오 (Golf Cabriolet) 490대
비틀 (Beetle) 2012 ~ 2015 2,986대
비틀 컨버터블 (Beetle Convertible) 2012 ~ 2015
파사트 (Passat) 2012 ~ 2015 18,138대
티구안 (Tiguan) 2012 ~ 2015 26,076대
폴로 (Polo) 2013, 2014 2,635대
CC 14,568대
시로코 R-Line (Scirocco R-Line) 885대
아우디
(Audi)
A1
A3
A4
A5
TT
Q3
Q5

이 차량들은 모두 2.0L(2,000㏄)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2015년 11월 3일에는 3,000㏄급 디젤 엔진에도 배기가스 조작 장치를 부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표했다. 추가로 적발된 차량은 2014년형 폭스바겐 투아렉, 2015년형 포르쉐 카이엔, 2016년형 아우디 A6 콰트로 등이다. 폭스바겐 측에서는 '배기가스 저감 소프트웨어가 잘 작동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강력 부인했으나 미 환경보호청은 설득력이 없다며 재반박했다. 우리 정부도 현재 진행중인 조사 범위를 3,000㏄급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2]

10년 전부터 문제는 시작했다[편집 | 원본 편집]

사건의 시발점은 2007년으로 넘어간다. 삼류 자동차 회사였던 폭스바겐의 최고 경영자 마르틴 빈터코른이, 토요타, 혼다 등 세계 최강을 달리던 일본 자동차를 10년 내로 이기겠다고 선언하며 공격적인 사내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친환경적인 기술로 주목을 받던 하이브리드 엔진 대신 디젤 엔진을 향상된 성능과 친환경성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한 것이다.

CEO의 한 마디에 미국 지역 담당자들은 급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실무진이 내놓은 방안 중 하나는 오염물질 제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각국의 오염물질 배출 기준이 해마다 엄격해졌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하나 둘 친환경적인 엔진과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메르세데스 벤츠보쉬 사가 개발한 '블루텍'을 사용하면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자체개발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폭스바겐은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둠으로 향하게 된다.

폭스바겐은 보쉬에게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요청했고, 보쉬는 "배출가스 양을 조절해 연료 효율성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에 시험용이라는 꼬리표를 붙혀 건내주면서 사내용으로 쓸 것을 신신당부했다.[3]

어떤 NGO의 실주행 실험[편집 | 원본 편집]

2013년 '교통수단 국제 위원회'라는 비정부 단체(NGO)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디젤 자동차의 배출가스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이것이 폭스바겐의 편법을 적발하게 된 이유는 연구실이 아닌 일반 주행(노상)에서의 측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단체에는 전 환경보호청 관리들이 많이 속해있는데, 어떤 제조사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려고 했기보다는 당시 미국 디젤차가 유럽 디젤차보다 환경적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굉장히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었기에, 미국 디젤 엔진 기술은 그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같은 클래스의 유럽차와 비슷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단순히 호기심에서 시작한 실험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차는 연구팀이 이미 확보한 BMW X5와 폭스바겐 제타, 그리고 실험 차량 모집 광고를 본 어떤 파사트 소유주의 차량이었다. 웨스트버지니아대 교수 아르바인드 시루벤가담(Arvind Thriuvengadam)을 고용해 각기 다른 지형과 교통량을 가진 다섯 가지의 길에서 실험을 시작한다.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고속도로 주행시에 줄어들어야 했을 배출가스의 양이, 시내 주행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상적인 환경에서 측정하는 다이나노미터[4] 실험과 실주행은 다를 수 있지만, 이와 유사한 고속도로에서의 실험 결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폭스바겐이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생긴 것이다.

당시 실험에 참여한 캘리포니아의 EPA 조사관들은 우선 상부인 연방청에 보고하고, 폭스바겐 관계자를 불러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이때 폭스바겐은 통제변인를 제어하지 못한 실험자를 탓하면서, 2010년부터 2014년에 출시된 자동차의 자발적 리콜을 제안하기도 하다가, 결국 모든 의혹을 부정하자 조사관들은 전문가와 폭스바겐 차량의 EPU 소프트웨어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코드 상에서 어떤 요인이 자동차 출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이 실험실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주행할 때 법적 기준치를 훨씬 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결국 우회 장치의 존재가 발견된다.

적발 후의 대응과 반응[편집 | 원본 편집]

마이클 혼 폭스바겐 미국 지사장의 사과 동영상

폭스바겐 USA는 VOLKSWAGEN DIESEL INFORMATION이라는 마이크로 사이트를 열어 지사장의 사과문, FAQ 등을 제공한다. 또 지사와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각국 정부에 자발적 리콜 계획을 전달하고 허가 계획을 전달한다.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주)는 타입 EA 189 디젤 엔진 관련 폭스바겐코리아 고객 안내를 통해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리콜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폭스바겐 코리아의 자발적 리콜을 보류했으며 자체적인 조사 이후에 계획을 변경시키거나 수리하겠다고 한다.

한편, 함께 문제가 된 아우디나 세아트는 논란에 휘말리길 거부하는 듯한데, 이는 엔진에 문제가 없다는 폭스바겐의 말만 믿고 가져다 쓴 자신 또한 피해자라는 이미지메이킹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12월 15일, 중국 환경보호 단체는 배출가스를 부정 조작한 독일 자동차사 폭스바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5]

2016년 1월 4일, 미국 법무부가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수십억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미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6]

한국에서의 반응[편집 | 원본 편집]

9월 22일 환경부가 문제가 된 차종(제타, 비틀, 골프, 파사트, A3) 중 국내 인증을 받지 않은 파사트를 제외한 나머지를 실제 주행상태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7]

환경부가 발표한 폭스바겐 경유차 검사계획

9월 24일 환경부가 폭스바겐 코리아가 한국에서 판매하는 차종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8] 폭스바겐 코리아가 판매하는 모든 차종에 대한 조사이며, 대상 차종은 EURO-6 신차 4차종(골프, A3, 제타, 비틀)과 운행차 1차종(섭외중), EURO-5 신차 1차종(골프)과 운행차 1차종(티구안)이라고 한다. 시험 방법은 미국의 것과 동일하며, ECU 데이터 조작 여부를 확인해 11월 중순까지 후속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차량 소유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9]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 소유자 2명은 허위광고로 인해 높은 가격의 차량을 구매하게 되었다면서, 매매대금 및 연 5%의 이자를 반환하라고 청구함과 동시에 예비적 청구로 각각 3000만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사건 발생 20일만에 폭스바겐 코리아가 마이크로 사이트를 열었다. 대상 차량 여부 확인 및 FAQ를 제공하는데, 너무 늦게 올렸다는 지적이 나왔다.[10]


폴크스바겐 그룹이 1천 달러(한화 116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바우처를 국내 고객에게는 보상하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북미 피해자에게만 1천달러를 지급한다는 걸 보면 나머지 나라는 사실상 신경을 안 쓴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목소리를 내어 피해자의 권리를 지켜야한다고 말했다.[11]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