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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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대기는 물류 하역 노동을 이르는 말로, 그 중에서도 트럭이나 컨테이너에서 소화물을 내리는 작업을 말한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대부분의 물류는 지게차크레인, 컨베이어 벨트의 도입으로 상당수 기계화되었지만, 대형·대량 화물에 한하며 그런 시설은 물류센터에 주로 집중되어 있고 화물 도착지나 소규모 센터에는 없으므로 인력의 사용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작업을 은어로 가리키는 것이 "까대기"이고, 일용직의 주요 작업 중 하나다.

일반적인 화물 운송은 소품종을 다량으로 운송하므로 쌀포대 같은 중량 화물이 아니면 까대기에도 큰 부담이 없는 데, 택배 같은 소화물 특화 운송은 다종다양한 화물이 조금씩 대량으로 쏟아지므로 피로가 높고 소형 경량 화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대형 중량 화물 사이에 잘 끼워야 하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극한직업[편집 | 원본 편집]

상하차 알바 체험

처우[편집 | 원본 편집]

일급은 두둑하게 주지만, 대부분 익일배송을 위해 작업시간이 야간~새벽 시간대에 걸쳐져 있고 근로 환경이 열악하여 일용직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일자리로 손꼽힌다. 일용직의 대표 직업군인 건설 현장의 경우 손재주나 기술을 소지한 인력을 선호하며, 초짜들은 자칫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력사무소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치는 편이다.

반면 같은 일용직이어도 상하차 작업에 소요되는 인력은 아무런 기술도 요하지 않으며 단순하게 튼튼한 신체와 체력만 있으면 누구나 받아준다는 점에서 진입장벽 자체가 없는 수준. 그만큼 쉽게 접근이 가능하나, 엄청난 노동량과 작업 난이도에 학을 떼고 하루도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탈주하거나 부상을 입고 리타이어하는 광경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또한 물류센터에 당일 입고된 물건들은 어떻게든 당일 출고가 이뤄지는 것이 관례이므로 현장 반장이나 직원들의 육두문자가 섞인 닥달도 쉴새없이 날아들기 때문에 심하면 인격모독에 가까운 험악한 말들이 오고가는 곳이기도 하다.

보통 8시간 기준으로 전반 3~4시간, 중간 식사시간을 포함한 휴식 1시간 가량, 그리고 후반 3~4시간 정도로 작업이 구분되며,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하므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50분 근로시 10분 휴식과 같은 노동자 인권은 쉽사리 무력화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오히려 작업에 투입된 인원들 스스로가 어떻게든 빨리 까버리고 조금이라도 쉬는 시간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일을 빨리 끝냈다고 티나게 여유를 부리다간 작업반장 눈에 띄어 일손이 부족하거나 진도가 나가지 않는 작업장으로 재배치 될 수 있으므로 적당한 눈치싸움도 필요하다.

작업 내용[편집 | 원본 편집]

물류센터 흐름상 간선을 타고 입고된 대형 트럭이나 컨테이너 안의 물건들을 하차하는 작업이 선행된다. 하차된 물건은 컨베이어를 타고 집하장으로 이동하면서 운송장에 기록된 바코드를 스캔하여 지역별로 다시 분류되며, 분류된 물건들은 다시 컨베이어를 타고 상차 작업장으로 이송되어 각 지역별 간선 차량에 다시 정렬하여 적재하는 상차 작업이 이뤄진다.

하차나 상차는 공통적으로 이동식 컨베이어를 적재함 안에 설치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물건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특징이며, 컨베이어 이송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정말 정신없이 물건을 올리거나 내려야한다. 정해진 시간안에 정해진 물량을 처리해야 하므로 작업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건들을 컨베이어에 던질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박스 외부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던지지 마시오와 같은 문구는 그저 장식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하차는 단순하게 적재된 물건을 최대한 신속하게 컨베이어에 올려놓으면 되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상차는 반대로 컨베이어에서 내려온 물건을 한정된 적재함 공간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쌓아야 하므로 테트리스 하듯 큰 물건과 큰 물건 사이에 작은 물건을 채워넣는 노하우가 요구되기도 한다. 보통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은 바닥이나 벽면에 세워놓고, 그 사이 작은 틈바구니에 작은 박스나 비닐포장을 채워넣는 식. 물론 균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애써 쌓아놓은 탑이 무너질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마구잡이로 물건을 배치하면 안된다.

우체국이나 화물택배처럼 화물 하역이 파레트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에는 파레트에 잘 쌓아서 보호비닐로 둘둘 감은 후 지게차로 취급하거나 그냥 물건이 채워진 롤테이너를 밀고 당기는 정도에 불과하다.

위험성[편집 | 원본 편집]

좁은 적재함 내부에서 2인~3인 1조로 물건을 내리거나 쌓아야 하는데, 물건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이 반복되며 특히 바닥에 쌓인 물건을 다루려면 필수적으로 허리를 굽히는 동작이 수반되므로 신체에 많은 부하가 걸린다. 허리 부상 방지를 위하여 스쿼트나 데드 리프트 자세가 요구되긴 하지만 바쁜 작업 현장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어서 대부분 다리를 곧게 편 상태로 허리의 힘만을 활용하여 물건을 다루게 된다. 따라서 이런 무리한 자세를 장시간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비롯한 근골격계 질환이 따라올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급성 디스크에 걸려 현장에서 리타이어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일당이 비록 쌘 편이라고는 해도 이런 근골격계 질환이 따라붙는 작업이라 5일 연속으로 근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고, 대부분 격일제로 일하거나 다친 부위를 치료하느라 하루 일하고 일주일 허비하는 경우도 흔하다. 즉 고생해서 벌어놓은 돈을 병원 치료비로 탕진한다는 악순환이 흔하다는 것. 게다가 상하차 작업의 성수기인 명절(선물세트 대잔치), 연말연시(크리스마스+새해 선물 대잔치), 추수~김장철(절임배추 등 각종 농산물 대잔치) 등 특정 시즌에 투입되었다면 현실에 강림한 지옥이 무엇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박스에 손잡이 구멍이 뚫려있는 정형화된 물품이면 그나마 수월하지만, 쌀포대 같이 20Kg 수준의 중량물인데 포장도 엉성하고 손잡이도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라면 그야말로 헬게이트 당첨. 자칫 이런 중량물을 다루다가 놓쳐서 자신의 발등을 찍어버리는 불상사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니 아무리 급전이 필요하고 자신의 신체가 강철처럼 느껴지더라도 상하차 작업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무시하면 안된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화물 기사가 까대기에 참여해야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냐는 화물업계의 오랜 숙원 중 하나다. 콜바리나 간선 기사들은 까대기치는 화물은 잘 취급하지 않으므로 까대기가 명시된 경우에만 하고 그 외에는 대충 눈치껏 하는 형국이다. 소화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택배 업계는 배송 기사가 겸하다가 2010년대 후반부터 급증한 수요로 인해 잦은 분쟁으로 이어졌다.[1]
  • 과거 물류 알바라 함은 "상하차 알바", 즉 까대기만을 지칭했고 조금 넓게 봤을 때 까대기에 넣기 영 좋지 않은 사람들이나 짬이 찬 사람들을 보내는 스캔, 분류 작업 정도였다. 하지만 근래에는 3PL, 풀필먼트 서비스 등 물류대행 산업이 등장하면서 창고를 돌아다니면서 주문 내역에 따라 물건을 챙기는 피킹(집품), 검품, 포장(패킹) 등의 작업도 알바로 풀리곤 한다. 이들 작업은 주간에 이뤄지고 피로도도 높지 않으므로 초심자나 여성이 지원해볼만 하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