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

2017년 2월 13일 오전 9시[1]경, 북한의 국방위원장이었던 김정일의 장남이자 현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갑작스러운 괴한의 습격을 받은 후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사망한 사건이다.

사건 경과[편집 | 원본 편집]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내부에서 한국계 남성이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은 후 고통스러워하면서 안내데스크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 남성은 도움을 요청할 당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누군가에게 스프레이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으며[2]공항내 의무실로 옮겨진 후 의식을 잃고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하였고, 병원 도착후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였다. 이후 국내 언론들은 피살당한 남성의 정체를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으로 기정사실화하여 앞다퉈 기사를 송출했으며, 주요 지상파 방송은 뉴스 특보로 이 사건을 조명했다.
2017년 2월 15일
김정남에 대한 1차 부검이 진행되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부검 결과 발표에 약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진입하여 부검을 중단하고 즉각 시신을 북측에 인도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2017년 2월 17일
김정남에 대한 2차 부검이 진행되었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나타난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강력한 어조로 말레이시아의 부검 결과를 부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2017년 2월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청의 부청장인 노르 라싯 이브라힘이 진행하는 공식적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부청장은 살해당한 남성이 소지한 여권에서 "김철"이라는 이름으로 신원이 파악된다고 하였고, 초미의 관심사인 북한의 개입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수사초기 상황에서 섣부른 예단을 할 수 없다면서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습격에 가담한 2명의 외국인 여성 용의자 외에도 북한 국적의 남성 4명 등 추가로 밝혀진 용의자들이 대부분 북한 국적이라 사실상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용의자들의 자세한 인적사항이나 행보, 김정남 시신의 인도와 관련된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을 하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2017년 2월 22일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직접 2차 기자회견을 주제하였다. 이 자리에서 사건에 연루된 남성 연루자는 모두 북한 국적이며,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등이 연루됐다고 발표하며 북한 개입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기존에 언론에 알려졌던 내용과는 다르게 범행 수법은 스프레이나 독침[3]이 아닌 독성 물질을 손에 바르고 직접 얼굴과 눈 부위에 문지르는 방식이었으며, 피습당시 김정남은 공항에 설치된 셀프 체크인 기기를 조작하던 중 무방비 상태도 용의자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한다.
2017년 2월 24일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은 김정남의 사인 분석 결과 독극물에 의한 공격으로 사망하였으며, 사용된 물질은 강력한 신경작용 화학제인 VX라고 발표했다. 김정남 시신의 얼굴과 눈 점막 부위에서 해당 화학작용제의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북한 개입설[편집 | 원본 편집]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상 김정일에게 버림받고 마카오 등지에서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김정남에 대해 이렇게 주도면밀한 피습이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내부결속 강화 목적의 공포통치를 자행하는 김정은이 후환을 없애기 위해 직접 김정남 제거를 지시했을 거라는 의견이 피습 직후부터 국내 언론 보도 등을 통하여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사건 발생후 2월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미 2012년부터 김정남 제거를 김정은이 직접 지시한 이른바 스탠딩 오더[4]라고 밝혔으며, 이에 생명에 위협을 느낀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고 한다.[5] 아무리 버림받은 김정남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지도자였던 김정일의 장남이고, 이른바 백두혈통이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의 지시 없이는 암살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북한 내부 사정이 김정은 지시설에 무게를 더해준다.

용의자[편집 | 원본 편집]

  • 도안 티 흐엉 (베트남 국적 여성, 29세, 체포)
사건 이후 공항을 벗어나는 모습이 CCTV에 잡혀 가장 먼저 언론에 노출된 용의자.
북한이 말레이시아에 파견한 외화벌이 노동자. 사건 직후 숙소에서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체포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 현광성 (북한 남성, 44세)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직원.
  • 김욱일 (북한 남성, 37세)
고려항공 승무원.
  • 리지현 (북한 남성, 32세)
  • 홍성학 (북한 남성, 34세)
  • 리재남 (북한 남성, 57세)
  • 오종길 (북한 남성, 55세)
  • 리지우 (북한 남성, 30세)

반응[편집 | 원본 편집]

말레이시아[편집 | 원본 편집]

피살된 남성의 정체가 다름 아닌 김정남으로 확실시되고, 수가 결과가 발표되면서 북한 정권의 깊숙한 개입 정황이 계속 드러나는 등 그나마 북한과 호의적인 관계를 가졌던 말레이시아의 여론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그래도 사건 초기에는 북한 개입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으나, 경찰의 수사결과 및 부검결과, 강철 북한 대사의 연일 이어지는 억지주장 및 과도한 말레이시아 흠집내기에 결국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북한의 이러한 외교적 무례를 직접 언급하면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급기야 나스리 아지즈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북한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 깡패국가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공개석상에서 발표했다.[6] 말레이시아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북한과의 단교를 강력히 천명하는 상황이고, 북한 대사 추방 및 대사관 폐쇄와 같은 강경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외교관계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40여년 가까이 북한과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을 정도로 북한 입장에서는 절친한 국가였다. 이런 분위기를 북한이 스스로 깨버리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업자득.

북한[편집 | 원본 편집]

피습 직후부터 줄곧 자신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면서 극구부인하는 모습을 취했다. 또한 강철 말레이시아 대사는 연일 음모론을 주장하고,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결과를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외교적 마찰을 자초하였다. 특히 말레이시아 당국이 외국세력(남한)과 결탁하여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북한 당국은 사건 직후 이렇다할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고 반응을 살피다가 2월 23일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담화를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담화문을 통해 북한은 이번 사건이 남조선이 미리 짜놓은 대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7]

대한민국[편집 | 원본 편집]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김정남의 피살이 정치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대한민국 정치 특성상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에 밀리는 상황에서 시기 적절한 북풍[8]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 그러나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여론에 큰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9]되었으며, 북한의 남한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도발이 아닌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이라서 상대적으로 국민적인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하였다. 또한 남조선이 미리 짜놓은 대본이라는 북한의 공식입장은 워낙 내용 자체가 황당한 수준이라 외교적으로도 이렇다할 반응을 하지 않고 넘겨버리는 모양새.

중국[편집 | 원본 편집]

김정남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던 중국은 북한의 이러한 돌출행동에도 불구하고 대북 영향력을 고려한 듯 사건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과 보도통제를 시행하여 이 사건의 피해자를 김정남이 아닌 북한 남성으로 지칭[10]하는 등 소극적인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각주

  1. 말레이시아 현지 시간 기준
  2. 김정남이 도움을 요청하면서 , 영어로 "Very painful, very painful, I was sprayed liquid!"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것이 김정남이 사망 직전 남긴 마지막 말이다.
  3. 북한 공작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암살 병기로 알려져있다. 실제로도 사건 이후 언론 인터뷰에 나온 북한 공작원 출신인 김현희원정화도 독침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4. 명령을 내린 사람의 중단명령이 있기 전까지는 반드시 완수해야할 임무를 말한다.
  5. 국정원 "김정남 암살은 스탠딩 오더… 김정은에 '살려달라' 서신", 데일리한국, 2017년 2월 15일
  6. 말레이 장관 “북한, 도넘은 깡패국가”, KBS, 2017년 2월 24일
  7. “남조선이 미리 짜놓은 대본” 북한 김정남 피습 관련 첫 입장, 국민일보, 2017년 2월 23일
  8. 北風, 즉 북한의 도발이나 변고로 국민들의 여론이 북한에 집중되고, 보수진영이 힘을 얻는 현상
  9. 김정남 피살에도 덤덤한 여론···수명 다한 ‘北風’, 뉴스웨이, 2017년 2월 22일
  10. 中 관영언론 '눈치 보도' 계속…김정남 아닌 '북한 남성', 머니투데이, 2017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