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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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제(共和制, Republic)란 복수의 주권자가 통치하는 정치 체제를 말한다. 공화제에 의한 정치를 공화정, 공화제를 채택한 국가를 공화국이라고 한다. 제도의 밑바탕이 되는 정치사상공화주의라고 한다.

군주제에 반대되는 정치 체제로서, 국정에 참여하는 대표자와 국가원수국민에 의하여 선출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제의 형태를 취한다. 공화제의 특징은 국민주권·자유·평등·민주주의를 원리로 삼는다는 것이다.

어원[편집 | 원본 편집]

공화제의 영어 단어인 리퍼블릭(Republic)은 '공공의 것'을 뜻하는 라틴어의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에서 유래한다. 청나라 학자들에 의해서 Republic은 민국()으로 번역되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일본인이 Republic을 공화국()으로 번역하게 되었고 두 같은 의미의 한자어가 경쟁을 했는데 결국 공화국이 우세하게 되었다. 민국이 더 자주 쓰이던 시절 대한민국 임시정부(Republic of Korea),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 수립되어 민국이 국호에 새겨졌고 공화국이 우세하게 된 후 세계 여러 곳의 공화국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고 중화인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공화국이 그들의 국호에 사용되게 된다. '민국'이 민주주의와는 상관없이 공화국의 의미라고 봐야한다. 반면 비슷한 한자어지만 어원이 다른 것도 있다. 공화(共和)는 고대 중국의 국가인 주나라 여왕의 폭정으로 말미암아 반란이 발생하고, 왕이 도피하자 제후들이 연합하여 나라를 다스렸다는 공화시대에서 유래한 단어이나 현대적인 의미의 공화정과는 의미가 다르다.

분류[편집 | 원본 편집]

공화제는 단순히 복수의 주권자에 의한 통치를 의미하기도 하고, 민주제를 뜻하기도 한다.

전자의 의미에 따르면 영국은 공화제 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후자의 의미를 취하면 영국은 실질적인 통치권이 국민에게 있으므로 공화제 국가이다. 과거에는 (복수의 주권자에 의해 통치되는) 공화제 국가는 무조건 민주적으로 여겨졌으나, 현대에 와서는 민주제에 그 외의 많은 조건이 부과되었고, 많은 군주제 국가들이 민주화 또는 입헌군주제를 채택하여 그 구분의 실익이 감소하였다.[1]

학자에 따라 공화제를 민주적·귀족적·과두적인 것의 세 가지로 분류하거나 또는 일국적인 것과 연방적인 것의 두 가지로 분류하며, 혹은 정체를 민주제와 과두제로 나누어, 전자를 입헌군주제와 공화제로 분류하는 등 여러 유형에 따라 분류된다.

통치이념[편집 | 원본 편집]

사실상 공화국은 전근대적인 통치이념인 군주제를 부정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권력이 일부 지도층에 집중되어 각종 병폐를 나을 가능성이 높은 세습 위주의 군주제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가 공화국의 통치이념이며, 국민은 투표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다.

현대적인 의미의 공화국 제도는 시민의 힘으로 군주제를 혁파한 프랑스 혁명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서유럽을 중심으로 확립되어 근대화를 거치며 현재는 전 세계의 대다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물론 영국과 같이 입헌군주제를 유지하면서 군주인 여왕을 두는 국가도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국민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며 명목상 군주의 권한보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인 의회가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권한이 강력하다. 이는 천황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형태[편집 | 원본 편집]

공화국은 공화 정치를 하는 나라를 의미하며,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 특히 절대권력을 지닌 지도자인 군주가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 이를테면 대통령 같은 제도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편집 | 원본 편집]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총강

제1조

대한민국은 헌법의 첫 문장에서 언급하는 바, 엄연히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공화국이다. 영어 명칭도 Republic of Korea이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한국 국민들은 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투표를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선출할 수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대통령을 두고 있으며, 3권 분립의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한국의 현대사를 논할 때, 헌법을 개헌한 순서에 따라 숫자를 붙여서 제0공화국 이라는 시대 분류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통념이며, 이는 역사 교과서에서도 정식으로 다루고 있다.

제1공화국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 이후부터 1960년 4·19혁명으로 6월 15일 제2공화국이 탄생하기까지 존속하였던 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공화제이다.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있었고, 자유당이 정권을 담당한 시대이다.
제2공화국
1960년 4·19 혁명으로 제1공화국이 붕괴된 후 1961년 5·16 군사정변 때까지 존속된 두 번째 공화헌정 체제. 이 시기의 대통령은 윤보선 이었으며, 정치적 혼란기로서 영국식 의원내각제로 통치체제를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던 시기이다. 당시 국무총리장면이었다.
제3공화국
1961년 5·16 군사정변에 의한 1년 7개월간의 군정의 뒤를 이어 1962년 12월 17일 국민투표로 확정된 개정헌법에 의하여 1963년 10월 대통령선거와 11월 제6대 국회의원선거를 거쳐 12월 17일 대통령 박정희가 취임함으로써 출범한 3번째 공화헌정체제. 사실상 군사정권이 출범하며 민주주의의 암흑기가 시작되었다.
제4공화국
1972년 10월 유신으로 수립된 뒤 1979년 10·26 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까지의 유신체제와 그 이후에 들어선 최규하 정부 그리고 제8차 헌법 개정이 이뤄지기 이전인 1981년 3월까지 지속된 대한민국의 네 번째 공화국. 박정희는 독재를 굳히기 위하여 대통령의 연임제한을 철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신헌법을 강행하였고, 김대중, 김영삼 등 야당 정치인을 노골적으로 탄압하였다.
제5공화국
1981년 3월부터 1988년 2월까지 지속된 한국의 다섯 번째 공화국. 10.26 사건으로 박정희가 김재규의 저격으로 서거한 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출발한 최규하 정권체제의 빈틈을 파고든 이른바 신군부 세력의 수장인 전두환12.12 군사반란을 감행하였다. 비교적 쉽게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은 헌법을 개정하고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당시 박정희의 죽음으로 비로소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시작되나 기대하였던 국민들은 또다시 군사정권이 들어서는 암흑기를 지켜봐야 했고, 1980년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전두환은 군사력을 동원하여 시민들을 무참히 무력진압 하는 등 한국 현대사에 흑역사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제6공화국
1987년 10월 27일[2] 국민투표로 확정된 제6공화국 헌법에 따라 12월 16일 실시된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정당노태우 후보가 당선, 1988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섯번째 공화헌정체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유지하는 내용이 개헌의 요지이다. 노태우는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당선[3]되었으므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 대통령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신군부의 주요 인물들이 정치권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이후 김영삼이 당선되었고, 그는 군사정권의 잔재르 청산하겠다는 의지로 하나회를 해체시켰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강력하게 추진하여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워 심판을 받게 하였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진보주의 정권이 들어섰고,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주의 정권으로 이어지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예외[편집 | 원본 편집]

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독재 내지는 일부 지도층들에게 권력이 집중된 사실상 독재국가가 제법 존재한다. 특히 정치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국가들이 겉으로는 공화국을 내세우나 실상 군벌에 의한 독재가 횡행하는 현상이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한다. 또한 사회주의를 통치이념으로 채택한 국가들도 공화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련
소련의 정식 명칭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USSR)이었다. 소련은 러시아 · 우크라이나 · 벨라루스 · 우즈베키스탄 · 카자흐스탄 · 아제르바이잔 · 몰다비아 · 키르키스탄 · 타지키스탄 · 아르메니아 · 투르크멘 · 그루지야 · 에스토니아 · 라트비아 · 리투아니아의 15개 공화국으로 구성되었던 거대한 연방이었다. 공통적으로 사회주의를 통치이념으로 사용하였고, 가장 군사력이 강력했던 러시아의 영향력이 막강했지만 연방 국가들은 그 나름대로의 대표자가 존재했었다.
중국
중국 역시 정식명칭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을 사용한다. 하지만 정치체제 자체가 중국 공산당에 의한 사실상 독재국가로 볼 수 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개발을 이유로 서구권과 교류를 통해 자본주의를 도입하면서 다소 희석되어 보일지 모르지만 엄연히 공산당의 1당 독재체제가 갖춰진 상황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권에서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독재를 비난하고 있다.
북한
사실상 전제군주제 국가인 북한도 대외적으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껍데기를 두르고 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을 보자면 민주주의, 국민을 의미하는 인민, 그리고 공화제를 의미하는 공화국이라는 완전체에 가까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왕조나 다름없으며, 공통적으로 전직 지도자가 뒈지면 사망하면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는 세습을 해왔다. 또한 북한의 지도자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인 3권 분립을 장식으로 만들어버리고 오로지 지도자 한명이 국가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 모든 권한을 휘두른다. 이는 사회주의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깡끄리 무시한 1인 독재인 것이며, 명목상 존재하는 소위 인민을 대표한다는 조선노동당은 그저 하루하루 지도자의 눈치만 보는 거수기에 불과하다.

대중문화 속의 공화제[편집 | 원본 편집]

대중문화 작품에서도 공화제는 폭넓게 언급된다. 보통 세계관을 묘사하는 작품에서 독재자에 맞서 투쟁하는 세력은 대부분 공화제를 근간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워즈
스타워즈 세계관에서는 클래식 3부작의 독재국가인 은하제국이 출번하기 이전, 즉 프리퀄 3부작의 정치체계인 은하공화국이 묘사된다. 수많은 은하계의 행성 대표자들이 은하계의 수도인 코러산트의 의회에서 일종의 연방정치를 수행하며, 대표자로서 의회의 동의를 얻은 의장을 선출한다. 즉 영국식 의원내각제의 모습과 유사하다. 물론 또 다른 권력기구인 제다이가 존재하긴 했지만.. 실상 제다이는 정치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보다는 공화국을 위협하는 세력을 견제하는 한국으로 치자면 국가정보원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클론 전쟁에서 공화국의 위임을 받아 대규모 클론 군단을 지휘하는 지휘관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에서 테란 연합아크튜러스 멩스크테란 자치령을 세우기 이전에 존재했었던 통치기구이다. 겉으로는 민주주의 공화제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재력과 권력을 갖춘 귀족인 구 가문들의 독재정치가 횡횡하였다. 어떻게 보면 겉으로는 민주주의 공화제를 주장하는 북한과 비슷한 구도.
은하영웅전설
독재체제인 은하제국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다양한 형태의 공화제를 수행하던 정치세력들이 존재했다.

각주

  1. 공화제 [共和制, republic], 이병태, 2011. 1. 15., 법문북스
  2. 이 때문에 이 공화국 혹은 이 정부 하에서의 체제를 87년체제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3. 물론 선거과정에서 김대중김영삼이 서로 반목하면서 표가 갈려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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