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포마을

이 마을을 홍진호가 싫어합니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고포마을의 지적도. 마을 한 가운데를 도 경계선이 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으로 보이는 길 왼편은 경북 울진에, 오른편은 강원 삼척에 속한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월천2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나곡리(나곡6리)에 걸쳐져 있는 마을로 전체 약 20여가구가 모여서 사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경상북도 울진군의 가장 북쪽 마을이면서 동시에 강원도 삼척시의 가장 남쪽 마을이기도 한 곳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이런 이유가 발생한 것은 본래는 양 쪽 마을 모두 강원도 삼척군에 소속된 마을이었으나 1963년에 있었던 행정구역 개편 당시 마을 한복판을 흐르는 자그마한 개울이 강원도경상북도의 도단위 경계선으로 결정되면서 개울 남쪽에 있는 집들이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나곡6리로 떨어져 나가버린 것. 거기다 그 개울이 하필 복개천이라서 뚜껑(...)[1]이 덮혀있고, 그 위로 도로가 개설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마을 가운데 도로가 두 광역자치단체의 경계선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근본을 따지면 한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광역단위인 도(道) 단위에서 갈라져 버리게 된 요상한 형태의 마을인 것.

보통 자연지형을 행정구역의 경계선으로 삼는 것이 당연한 것은 맞는데 광역단위의 경계선을 정하는데 조그마한 개울(이라지만 사실상 이면도로) 하나를, 그것도 멀쩡한 마을의 한 가운데를 지나가게 정한 사례는 대한민국에서 이 곳이 유일할 것이다. 당시 담당 공무원이 그냥 지도만 보고 선을 그었을 수도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원래 자연적으로는 하나의 마을이기 때문에 양쪽 주민들의 언어와 풍습은 완전히 동일하다. 또한 울진쪽에 자리잡고 있는 고포항을 삼척쪽의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있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상황이다. 아예 공동어로와 공동작업을 하는 수준.

골때리는 현상[편집 | 원본 편집]

사실 인접한 마을 내부에서 행정구역의 경계가 다를 수는 있지만 이 경우는 그 골때리는 정도가 특히나 심각하다. 보통 인접한 마을이 행정구역이 서로 다른 경우는 원래 떨어진 마을이 서로 커지면서 인접하게 되면서 연결되거나[2] 동일한 기초자치단체 내에서 갈라지는 경우인데 이 고포마을의 경우는 원래 하나의 자연취락이 기초자치단위인 시나 군단위도 아니고 광역자치단체인 도단위에서 갈라져 버린 것이라 여러 가지로 골때리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 맨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 이름은 하나인데, 주소는 월천리와 나곡리 2개의 주소로 나뉜다.
  • 길 건너편에 자리한 앞집에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지역번호를 눌러야 한다. 같은 마을인데 지역번호2개!!
  • 양쪽 마을이 강원도와 경상북도로 나뉘어 있다 보니 하나의 마을인데 이장은 2명이다. 강원도 삼척시의 이장과 경상북도 울진군의 이장이 서로 다르게 임명되어있다.
  • 마을을 방문해 보면 마을회관도 울진군쪽의 마을회관과, 삼척시쪽의 마을회관이 각각 존재한다. 마을은 하나인데 회관은 2개. 무슨 더블커맨드냐
  • 마을 남쪽 한울 원자력 발전소로 인해 한전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주는데, 길 건너편의 월천리 주민들에게는 같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울진군이 아니라 삼척시 주민이라는 이유로 한푼도 돈이 돌아가지 않는다. 앞집은 돈 받는데 우리집은 못받아요
  •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길 건너편에 사는 친구라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에서 마주칠 일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을 같은 대학으로 가지 않는 한 학교에서는 빠빠이~. 하나의 마을인데 학군이 광역단위 규모에서 2개로 나누어진다.
  • 길 건너편 앞집으로 편지를 보내면 각각 반대편 우체국으로 간 다음 강릉과 대구의 우편집중국을 각기 거쳐서 배달된다. 때문에 한 마을에 강원도쪽 우체부와 경상도쪽 우체부가 각기 나눠서 돌아다닌다. 즉 20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인데 담당 우체부가 2명이다. 그냥 직접 들고 가는게 더 빠르겠다
  • 선거를 할 때 같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삼척과 울진으로 각기 나뉘어서 선거를 치뤄야 한다. 한 마을인데 선거구가 2개!! 선거철에 한쪽에는 강원도쪽 후보 현수막이, 건너편에는 경상북도쪽 후보 현수막이 걸리게 되는지라 직접 가서 보면 꽤나 아스트랄해진다.
  • 월천리쪽 주민들의 농경지는 길 건너편의 나곡리쪽에 9할쯤 존재한다. 문제는 집과 밭의 문제 때문에 서류를 떼려고 관청을 방문하거나 기타 민원업무 처리를 하려면 강원도경상북도를 오가야 한다. 문제는 양쪽 관청은 서로 남북으로 70km이상 떨어져 있다. 가장 심한 경우는 개인 소유의 사유지가 양쪽에 걸쳐있는 경우 민원을 양쪽 관청에 동시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왕복하면 다른 시간 다 빼고 이동시간만 2시간 이상이 걸린다.
  • 조그마한 도로가 도의 경계선이 되다 보니 폭 2미터 남짓한 하나의 길에 2개의 이름이 붙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삼척쪽에서는 "고포월천길"이라고 부르고, 울진쪽에서는 "고포길"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한동안은 이 길이 이 마을의 유일한 진입로이기도 했었던 것
  • 이 동네에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자 "범죄없는 마을"표지판을 세웠는데... 문제는 강원도쪽의 춘천지검과 경상북도쪽의 대구지검에서 각기 표지판을 붙여줘서 범죄없는 마을 표지판도 2개가 되었다.
  • 도가 갈라지는 경계선이다 보니 군 작전지역도 이쪽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 덕분에 "울진, 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정확하게 이쪽 동네의 해안으로 침투를 하였다. 문제는 하나의 마을을 관할하는 군부대가 두 곳이라 서로 책임소재를 떠넘기기에 바빴었다.(정확히는 책임 경계구역의 딱 중간지점에 해당한다.)
  • 도 단위가 다르다 보니 당연히 마을의 담당 법원도 2곳이 된다. 만일 도로 남쪽 주민과 북쭉 주민간의 민사나 형사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건의 관할을 놓고 꽤나 아스트랄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다행히 그런 경우는 없다고 한다. 괜히 범죄없는 마을 표지판이 2개가 아니다)
  • 마을의 가로등도 디자인이 울진군쪽의 가로등과 삼척시쪽의 가로등이 서로 다르다. 다만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서인지 도 경계선 부근의 가로등은 모두 울진군쪽에서 설치한 가로등으로만 되어있다. 아무래도 구 7번 국도쪽에서 들어오는 진입로의 경우 울진군 지역에서 시작하기 때문인 듯. 대신 삼척쪽으로 연결되는 해안도로의 가로등은 얄짤없이 삼척시에서 설치한 가로등이다.
  • 1996년에는 인근에서의 규사(모래) 채취로 인한 어장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하는데 울진쪽만 하고 삼척쪽은 하지 않아서 삼척과 울진 사이에서 갈등요소가 되기도 하였었다.[3]
  • 원래 마을의 진입로는 울진군 관할지역에서 진입하여 마을 한가운데 도로가 도 경계선이 되는 방식이었는데 이후 삼척시쪽에서도 해안도로를 개설하여 삼척에서 직접 시내버스가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이 덕분에 마을 진입로가 2개가 되었으며, 별로 크지도 않은 마을 안에 버스 정류장도 2개가 자리하게 되었다. 참고로 두 버스 정류장간의 거리는 불과 120m밖에 되지 않는데다 들어오는 버스도 삼척과 울진쪽의 버스 2개 노선이 들어온다.

정말 예외적으로(?) 이 마을에서 도 경계선을 무시하고 양쪽을 넘다드는 시설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전에서 설치한 전기선로이다. 전봇대는 삼척, 울진쪽을 가리지 않고 양쪽에 다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전기선도 양쪽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잘 넘어다닌다. 마을 가운데 도로를 보면 아예 전봇대를 양쪽에 지그재그로 설치해 놓은 상황. 이게 모두 스마트 그리드 덕분이다.[4] 대신 전기세를 걷어가는 곳은 당연히 삼척과 울진 양쪽에서 제각각 걷어간다.

통합은 불가능한가?[편집 | 원본 편집]

이런 어이없는 현실 때문에 당연히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연히 1990년대주민투표 등의 과정을 거쳐서 삼척시 월천2리 주민의 90%이상이 울진군의 나곡6리로 편입되는 것을 찬성했다고 한다.[5] 이를 근거로 청와대까지 민원을 넣었었으나 당시 내무부의 담당자가 일을 미루다가 유야무야 되어버렸다고 한다. (당시 높으신 분들 중 한분이 삼척출신이라 그냥 뭉개버렸다는 카더라가 있다.) 거기다 삼척시 입장에서는 마을은 넘겨주겠지만 어로구역(바다) 관할은 넘겨줄 수 없다면서 사실상 반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6] 아무래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포미역이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그 미역의 채취권을 넘겨주면 삼척시 입장에서는 그만큼 세금이나 인지도 면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 근데 주민만 넘겨주면 미역 채취는 누가 하는데?

이외에 부수적인 문제로 마을 북쪽의 갈령치 능선을 도의 경계선으로 바꿀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마을 북쪽에 있는 고포해수욕장의 관할은 강원도로 남게 되지만, 여지껏 해수욕장 관리를 해 오던 삼척쪽의 고포마을은 경상북도로 편입이 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만일 기존 고포마을 주민들이 해당 해수욕장에서 영업을 할 경우 장사는 강원도에서 하고 돈은 경상북도로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게 달가울리가... 거기에 만일 이렇게 도 경계선을 조정하게 된다면 삼척시 입장에서는 상당 면적의 임야를 울진군쪽으로 함께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포마을이 울진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껄끄러운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고포마을을 통째로 삼척으로 넘기는 방안은 우선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 상황이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울진쪽은 한울원전의 보상지원금이 있지만 삼척쪽에는 그런게 없기 때문.

다른 지역의 고포마을[편집 | 원본 편집]

울진과 삼척에 걸쳐있는 고포리 이외에 대한민국에서 고포마을이나 고포리라는 명칭을 쓰는 곳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내비게이션에서 그냥 고포마을로 검색하면 이 마을은 안나오고 아래 두 마을만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동네를 찾으려면 월천리나 나곡리로 검색을 해야 한다 마을 이름도 2개

유사 상황[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정확히는 콘트리트 포장, 이후에 아스팔트 포장을 덧칠함
  2. 이런 경우 바로 길 건너라고 하여도 같은 마을이라는 인식은 적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광역시 부개동경기도 부천시 송내동과 같은 경우는 두 도시가 확장하면서 경계선까지 주거지역이 맞닿은 경우이다.
  3.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4. 사실 전봇대 설치는 한전 관할인데 아무리 공기업이라고 하여도 한전 입장에서는 이런 곳에 굳이 중복투자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5. 본래 양쪽 모두 삼척의 마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울진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여론이 더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한울원전의 지원금이 가장 큰 이유였을 가능성이 크다
  6. 고포마을의 어장인 고포항의 접안시설은 삼척쪽에 붙어있다. 항구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작은 포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