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Kubota rotary tillers.jpg

경운기는 쟁기나 로타베이터(로터리) 정도를 달아서 경운 작업을 할 수 있는 농기계다. 해외에서는 "보행형 트랙터(Walking Tractor)"나 "2바퀴 트랙터(Two-wheel Tractor)" 등으로 불린다.

본래 보행형 관리기의 일종인데, 힘딸리는 가솔린 엔진 따위를 사용하는 관리기와 달리 디젤엔진을 사용하다 보니 힘도 좋고 이것저것 달 수 있는 작업기도 많아서 농가의 No.1 일꾼이 되었다. 특히 트레일러를 달 수 있어서 트럭이 충분히 보급되기 전까지는 이동수단도 겸했으며 현대에도 간간히 단거리 이동수단으로 쓰인다.

가격은 본기만 400만원이 약간 못되는 데, 가장 저렴한 트랙터의 절반에 못미치는 가격이며 중고로 사면 말이 필요없다. 아워미터조차 없는 무식한 기계라 엔진만 안 깨지면 오래 쓸 수 있다.

구조[편집 | 원본 편집]

경운기는 엔진에 PTO축과 바퀴 달린 단순한 기계라 어느 회사것을 사도 거기서 거기다. 심지어 디자인조차 주황색 계통으로 통일되어 있다.

  • 엔진
    수평대향 단기통 디젤엔진으로 대개 10마력 정도를 낸다. 기계식 엔진이기 때문에 수동으로 플라이휠을 돌려서 시동걸 수 있으며 키시동(키뭉치 및 스타터모터, 배선 일체)이 옵션이다. 엔진만 다른 곳(양수기 등)에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 털털거리는 이유는 단기통이라 모든 폭발충격이 소음으로 나는 것이다. 그래도 아예 전기가 없는 건 아니고 전조등을 켜기 위해 기계식 팬에 발전기를 내장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 변속기
    전진 3단, 후진 1단 주변속기에 부변속 2단으로 총 6단 변속기이며 갈이변속(PTO)는 2단(잘게, 굵게)으로 선택할 수 있다. 갈이변속(PTO)과 부변속 레버는 한몸으로 되어 있는 데, 레버를 양옆으로 움직이면 갈이변속이고 앞뒤로 밀고 당기면 부변속이다. 클러치는 주클러치와 조향클러치(양쪽에 은색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조향클러치는 경운기 사고의 주원인 중 하나인데 후술을 참고하라.
  • PTO 인출
    경운기에서 동력을 인출하는 방법은 2가지로, 하나는 플라이휠에 밸트를 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PTO축에 작업기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주로 양수기나 분무기 같은 걸 밸트에서 동력인출하고, 로터리나 트레일러 같은 걸 PTO축에서 동력인출한다. PTO축에는 주로 경운에 사용하는 작업기를 단다.

사용[편집 | 원본 편집]

항상 사용 전에 엔진오일 및 냉각수 보충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작업 후 이물질을 제거하여 보관하면 겨울에도 일발시동이 되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 시동
    작업자 기준으로 엔진 오른쪽에 크랭크축을 돌릴 수 있는 시동축이 있다. 조속기를 시동위치로 하고 감압레버를 누르면서 시동축의 시동핸들을 수바퀴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키시동은 위와 같은 절차를 하고나서 시동핸들 대신 키를 돌리면 된다. 시동이 잘 안걸리면 에어크리너를 들어내고 공기흡입구에 유류를 소량 부어주면 흰연기와 함께 시동이 걸린다.
  • 작업
    경운기의 이동은 클러치와 변속기로 통제한다. 경운기는 브레이크가 없으므로 경사지에 세워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시동을 걸었다면 속도를 맞추기 위해 주변속과 부변속을 적당히 조정한 뒤 클러치를 넣으면 경운기가 이동한다. 방향전환은 양쪽 핸들에 있는 조향클러치로 조작하며 클러지를 잡은 쪽으로 회전하나, 내리막에서는 그 반대로 회전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로타리, 수확기 등의 작업기는 갈이변속기를 중립해서 잘게 또는 굵게 위치로 이동하면 작동하며 잘게 쪽에 넣었을 때 동력축이 더 빠르게 회전한다.

위험성[편집 | 원본 편집]

트레일러를 연결한 모습

경운기의 위험성을 말할 때 트레일러를 달고 다니는 상황을 주로 지목한다. 원래 2륜 보행형으로 끌고다니는 걸 4륜으로 쓰다보니 경운기와 트레일러 특유의 운동성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중량물(=경운기)을 다루기 어려운 노약자가 사고를 당한다.

  • 중앙이 꺾이는 트레일러
    경운기를 트레일러에 연결하면 연결부위가 고정되지 않고 좌우로 움직인다. 트랙터나 자동차처럼 전륜을 꺾을 수 없는 경운기 전륜을 방향 전환에 사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해놨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할 때 휙 꺾이면서 경운기 조향손잡이가 운전자 쪽으로 날아와 신체를 강타하여 골절상 등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 조악한 브레이크
    먼저 경운기 자체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주차기어만 달려있다). 그래서 브레이크는 트레일러 쪽에 부속되는 데, 이게 유압식도 아니고 단순 링크식 드럼 브레이크라 육중한 경운기+트레일러를 경사지에서 세우기엔 역부족이다. 이게 클러치 문제와 합쳐지면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 익숙치 않은 조향클러치
    데후도 없는 육중한 경운기를 힘으로 방향을 돌리는 건 역부족이므로 경운기의 방향을 돌릴 때는 조향클러치로 가고자 하는 방향의 동력을 끊어서 그쪽 방향의 바퀴를 멈추게 한다. 문제는 이 이론이 평지나 오르막에서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내리막에서는 엔진브레이크가 걸린 상태가 되어 조향클러치를 끊었을 때 알고 있던것과 반대로 클러치를 끊은 바퀴가 더 많이 구르면서 방향이 반대로 꺾여 운전자를 당황케 한다.

대부분의 경운기 사고는 저 3가지가 겹치면서 도로 밖으로 추락하거나 날아오는 조향손잡이에 맞고 심각한 골절상을 입는 것이다. 거기에 다른 사고형태더라도 안전벨트조차 없는 조악함 때문에 인명피해를 야기한다.

그래서 대안책으로 이동할 때 만큼은 UTV, 트랙터, 트럭 등을 사용해야 하며 경운기는 본래 목적에 맞게 관리기와 유사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대안책들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농가에서도 경제적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동기 중 하나라 엔진만 떼서 별걸 다 한다. 양수기·발전기 개조는 기본이고 그럴듯한 차체를 짜서 경운기 엔진만 올린 "농운기"도 있었다. 농운기는 세레스와 포터·봉고, UTV가 보급되면서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고물값 내는 셈 치고 중고로 굴리는 곳도 간간히 보인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