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칼

거인의 칼(The giant's sword)은 서사시 《베오울프》에서 영웅 베오울프가 사용한 검이다. 스웨덴 및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는 트롤스베르드(Trollsverd)라고 부른다.

외견

이 검은 본래 태곳적에 거인들이 만들고 그들이 직접 사용하던 검이라, 그 크기는 웬만한 장정의 키를 훌쩍 뛰어넘을 뿐더러 투박한 형상이라 인간이 쓸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공할 힘을 자랑하는 베오울프에게는 별 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바다 괴물을 베다

덴마크의 궁전을 습격하던 마인(魔人) 그렌델이 베오울프 손에 결딴 난 뒤, 그 어미인 바다 괴물이 또 다시 덴마크 궁전을 습격하자 베오울프는 그렌델의 어미를 처단하기 위해 괴물의 처소인 늪 속으로 들어갔다. 그 늪 속에 있던 바다 괴물의 소굴에 이 검이 보관되어 있었다.

덴마크 왕의 신하 운페르스가 빌려준 보검 흐룬팅조차 그렌델의 어미에게는 통하지 않았으나, 한창 싸우던 와중에 베오울프는 동굴 벽에 걸려있는 이 거대한 칼을 발견하고 괴물을 베어버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베오울프의 신력을 톡톡히 살려낸 이 보검은 아쉽게도 독성을 띤 괴물의 피 때문에 손잡이만 남기고 녹아버린다.

『거인』이란 누구?

성경에 나오는 천사(그리고리)와 인간의 혼혈아, 네필림이 제조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베오울프 전설이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변질되어 나온 결과물로 보인다. 기독교의 영향을 받기 전, 원래의 스칸디나비아 전설에서는 요툰, 즉 서리 거인들이 만들었다는 설정이었을 것이다.

반면 스웨덴 및 덴마크 등지에서는 이 거인의 칼을 트롤스베르드, 즉 트롤의 칼이라고 부르는데, 이로 보아서 알 수 있듯이 북유럽에서는 트롤의 작품이라 보는 듯하다. 사실 트롤 자체가 북유럽 신화의 거인들이 영락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으니 요툰의 검이든 트롤의 검이든 본질적으로는 같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