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179 견인곡사포

KH-179
2013.2.13 육군 25사단 포병연대 주둔지 포탄사격 The Fire Drill of Artillery Regiment in ROK Army 25th Div (8486597609).jpg
무기 정보
종류 견인포
제조 현대위아
설계 국방과학연구소
운용 대한민국
생산연도 1984년~현재
사용연도 1984년~현재
사거리 유효:
22 Km(일반탄)
30 Km(RAP탄)
탄약 155 mm 포탄
발사속도 분당 2발~4발
길이 10.3 m
총포신 7.08 m
무게 6,855 Kg

KH-179 견인곡사포(KH-179 Howitzer)는 대한민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한 155 mm 구경의 견인포이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KH-179의 흔한 방렬

국군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미군으로부터 공여받은 155 mm M144 견인포를 오랜 시간 사용했으나, 1970년대가 지나도록 북한이 보유한 포병 장비들에 비해 사거리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1978년 3월에 기존 M144 견인포를 개량하는 사업이 미국측으로부터 제안되었지만, 높은 기술료를 지불해야 했고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은 우리나라가 떠앉아야하는 불합리한 조건이어서 국방과학연구소는 이 제안을 검토끝에 고사하고, 우리의 기술력으로 사거리 20~30 Km를 확보할 수 있는 곡사포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였다.

물론 이전에 번개사업으로 몇 가지 화기를 역설계하거나 복제하여 생산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155 mm급 대구경 화포를 개발하기에는 당시 대한민국의 기술적 바탕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열악한 조건에 굴하지 않고 국방과학연구소는 미국의 퇴역 포병장교를 영입하고, 서방 국가의 자료를 구하는 등 파나는 노력 끝에 1982년 국산 곡사포 개발을 성공하였다. 제식명칭인 KH-179에는 당시 국과연의 의지가 담겨있었는데, KHKorean Howitzer의 약자로서 국산 곡사포를 의미하며, 숫자 1은 첫 번째로 개발하는 곡사포라는 상징성, 79는 개발 시작연도인 1979년에서 따온 것이었다.

개발에 성공한 KH-179는 양산을 거쳐 1984년부터 전방부대를 시작으로 구식 M114를 대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징[편집 | 원본 편집]

  • 사거리 증대
    기존 M114는 포신의 길이가 3.62 m로 짧아 사거리가 15 Km를 넘기기 어려웠다. 당시 북한의 다양한 곡사포와 방사포의 사거리는 20~30 Km 정도는 충분히 확보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M114의 짧은 사거리는 국군으로서는 전술적인 우위를 북에게 넘겨주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북한이 보유한 화포들과 비등하거나 더 긴 사거리를 확보하길 원했었다. 국과연은 이러한 국방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포신의 길이를 M114의 2배에 가까운 7.08 m로 연장하여 일반탄 사격시 22 Km, 로켓추진보조탄(RAP, Rocket Assistant Projectile) 사용시 30 Km의 사거리를 충족시켰다.
  • 경량화
    포신의 길이가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소재를 곳곳에 적용하여 경량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총 중량이 7톤을 넘기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따라서 KH-179는 육군의 CH-47 치누크 헬리콥터에 슬링을 연결하여 공중수송이 가능하며,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적재도 가능하게 되었다.

사용[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 육군해병대포병 부대가 운용한다. 현대 전장의 포병 교리는 대부분 적군의 대포병사격을 의식하여 신속한 방렬 및 사격, 그리고 신속히 다음 진지로 이동하는 회피의 개념(Shoot and scoot)이 중요하여 포병 장비도 자주포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전방 부대들을 중심으로 대다수 KH-179는 K-55나 K-9으로 교체되고 있으며[1], 향후 예비군용 장비로 돌려질 예정이다. 물론 KH-178 105 mm 곡사포를 차량에 탑재하는 형태로 개조한 K105A1 자주포의 사례를 따라 KH-179도 차량에 탑재하여 자동화된 차륜형 자주포 형태로 개조될 가능성이 높다.

허리분쇄기[편집 | 원본 편집]

KH-179가 아무리 경량화를 추구했다 하더라도 그 경량화의 목적은 수송성에 중점을 둔 요소이지, 이 물건을 운용하는 인원들에 대한 배려라고 보기는 어렵다. 2000년대에 등장한 미군의 M777 곡사포처럼 운용 편의성을 높인 설계사상도 KH-179가 개발되던 1980년대에는 그다지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니.

KH-179는 사격절차의 모든 과정이 100%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수동식이며, 방렬에 필요한 부품들 모두 평등하게 무겁기 짝이 없는 쇳덩이들 뿐이다. 또한 정식 운용인원은 10명 정도를 상정하고 있지만, 병력 자원의 부족으로 실질적으로는 8명 정도가 1문을 운용하는 현실이다. 그나마 구형 M114와 비교 시 장점이라면 포신의 길이가 길어져서 견인포 바퀴를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잘 맞아서 포다리를 잡고 있는 인원들의 부담이 다소 경감되었다는 점.

견인포 운용인원들의 고생이란 정말 눈물겨울 정도인데, 대략 다음의 과정들이 진행되는 동안 쉴 새 없이 무거운 쇳덩이와 씨름하는 과정들 뿐이기 때문이다.

일단 방렬 명령이 떨어지면 포차에서 포를 분리한 이후, 포반원들이 사이좋게 포다리를 잡고 양쪽으로 벌려서 정위치 시킨 후 사격시 반동으로 포가 밀려나지 않도록 포다리 끝에 닭발 모양의 가신을 끼우는 과정이 수반된다. 문제는 이 가신 하나의 무게가 족히 80 Kg은 된다는 점. 가신이 결합되면 가신의 발톱이 땅속에 단단히 고정될 수 있도록 삽, 곡괭이 등을 열심히 휘둘러서 땅을 까야하며, 가신을 지표면에 밀착시키기 위하여 가신 1개당 3개의 철주(쇠못)를 박아야한다. 이 철주도 만만치 않은게 길이 1 m, 무게 10 kg 정도의 육중한 쇠못이고, 이 거대한 물건을 오함마를 휘둘러서 박아 넣어야 한다. 운이 좋아서 철주가 잘 박히는 부드러운 땅이면 모를까, 한 겨울 꽁꽁 얼어있는 땅이면 최악의 경우 철주가 튕겨져 나오는 경우도 흔하다. 설상가상으로 가신을 고정하려고 땅을 까던 도중 거대한 바위가 나타난다면?

또한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포의 본체를 지상에서 띄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자키(Jackey)가 들어갈 자리의 땅을 평평하게 다져야하고, 견고한 발사판을 넣어야 하는데, 이 발사판 역시 단순 무식한 쇳덩이 판이라 무게가 40 Kg은 된다. 발사판이 정위치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자키에 지랫대를 걸어서 좌우로 밀고 당기면서 포를 들어올려야한다. 이 모든 과정이 100% 수작업이라는 사실 자체로 얼마나 KH-179 운용 인원들의 노고가 대단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전장 상황에서는 1분 1초가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급박한 현장이므로 이에 대비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방렬을 완료하길 바라는 간부들의 닥달도 날아드는 것은 덤.

운용 국가[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물론 교체에도 우선순위가 주어지므로 자주포 기동이 용이한 서부전선 부대들이 먼저 교체되며, 상대적으로 자주포 기동이 어려운 동부전선 산악 부대들은 일부 KH-179를 유지하고 있는 부대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