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빈

카빈(carbine)은 길이를 단축시켜 휴대성을 높인 단축형 소총을 의미한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프랑스 혁명 당시 사용되었던 카빈
M1 개런드 소총(위)과 M1 카빈(아래)
현대적인 카빈의 업계 표준, M4 카빈

카빈이라는 어원은 프랑스어carabine에서 유례한 것으로, 17세기 무렵 기병대가 마상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총열의 길이를 단축시킨 형태의 총기를 의미한다. 기병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기총(騎銃)이라 표기하는 것도 가능하나, 항공기에 장착하는 기총(機銃)과 혼동될 여지가 있으므로 보통 영어 발음을 음차한 카빈이라 칭한다.

인간이 전쟁에 활용한 역사는 1만 년에 가까울 정도이고, 말보다 빠르고 육중한 장갑을 갖춘 대체제인 전차군용 차량이 전쟁의 전면에 등장한 시점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로 볼 수 있다. 심지어 나치 독일이 전차와 장갑차로 서유럽을 휩쓸었던 제2차 세계 대전에서도 기병을 굴리던 나라가 존재했었다. 따라서 마상에서 신속한 조준 및 휴대성이 높은 카빈은 꾸준히 개발되었고 하나의 무기체계로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적인 의미의 카빈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이 보급한 M1 카빈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미군은 M1903 소총을 대체하고자 M1 개런드1936년부터 제식소총으로 보급하였는데 당시 M1 개런드는 약실에 장전된 8발의 탄을 재장전 없이 발사할 수 있는 반자동 소총이었고, 당시 적군이었던 나치 독일이나 일본군은 대부분 볼트 액션 소총을 사용하였기에 화력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 다만 전선에서 직접 적과 맞부딪혀 싸울 일이 거의 없는 기행부대포병, 기갑 같은 장비운용 인원들은 이러한 소총을 들고 직접 교전을 벌이는 일이 드문 보직이었다지만 이들도 역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군인으로서 당연히 총을 휴대해야 했는데, 무겁고 길이가 긴 M1 개런드는 휴대성이 떨어졌고 과한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고 권총을 지급하자니 사거리가 너무 짧아 실전적이지 못하였고, 톰슨같은 기관단총은 당시에도 무게가 가벼운 편이 아니었고 권총탄을 사용한다는 한계로 역시 적당한 무기는 아니었다. 따라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경량화된 소총을 개발한 것이 바로 M1 카빈이었다. 미국은 기행병과나 포병, 기갑같은 인원들 외에도 공수부대 인원들에게도 M1 카빈을 상당수 지급했는데 이는 좁은 수송기 안에서 활동성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후 현대로 넘어오면서 기관단총의 성능이 발전하여 카빈의 위치를 상당부분 대체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기갑이나 공수부대 등 카빈의 수요는 남아있었고, 결정적으로 현대전에서 시가전이 자주 발발하는 관계로 교전거리가 짧아졌고, 가옥수색같은 상황이 크게 증가하면서 휴대성이 좋고 근거리에서 충분한 화력이 보장되는 카빈의 인기가 높아졌다.

특징[편집 | 원본 편집]

구경[편집 | 원본 편집]

길이가 짧아 휴대성이 높은 기관단총과 카빈을 구분짓는 핵심적인 요소는 사용하는 탄약의 구경이다. 기관단총은 권총탄을 사용하지만 카빈은 소총탄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권총탄의 단점인 짧은 유효사거리와 관통력 부족은 소총탄을 사용하는 카빈에게 있어서 큰 걸림돌이 아니다. 다만 소총보다 총열 길이가 단축되었기 때문에 같은 소총탄을 사용하더라도 유효사거리나 명중률이 다소 저하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이러한 단점도 카빈이 주로 사용되는 좁은 공간의 전투에서는 큰 문제점이 아니며 권총탄이 뚫지 못하는 방탄복에 대해서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대테러부대특수부대에서는 기관단총보다 카빈을 선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이[편집 | 원본 편집]

카빈의 길이 단축은 크게 총열과 개머리판의 길이를 줄이는 형태이다. 물론 총열의 길이를 무작정 단축시키면 탄환이 강선에 의한 충분한 회전력을 얻기 어려워 명중률이나 유효사거리가 떨어지므로 적절한 선에서 절충을 하는 편. 개머리판의 경우 M4 카빈의 그것처럼 사수의 체형에 맞게 길이 조절이 가능한 신축식 혹은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는 접철식과 같은 형태로 길이를 단축한다.

목록[편집 | 원본 편집]

카빈이라는 명칭도 소총을 보다 세분화해서 나누기 위한 개념이며, M1 카빈이나 M4 카빈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정식으로 카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총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용[편집 | 원본 편집]

교전 거리가 짧고 제한된 공간에서 활동하는 대테러 임무 위주의 경찰과 군이 사용한다. 물론 소총을 휴대하기에 거추장스러운 차량이나 항공기 승무원도 카빈을 지급받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의 경우 경찰특공대, 해양경찰특공대에서 카빈을 주로 사용하며 군에서는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제707특수임무단, 해군특수전전단예하 특임대에서도 카빈을 사용한다. 또한 특전사 대다수 인원들이 사용하는 K1은 소총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카빈 혹은 단축형 소총으로 볼 여지가 높지만 제식명칭이 K1A 기관단총이어서 표면상으로는 카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보병 부대에서는 주로 무거운 장비를 운용하는 보직에 K1이 지급되며, 위관급 장교들에게도 대부분 K1이 지급된다. 이는 대한민국 국군이 K2 소총을 단축한 카빈을 제식으로 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사실상 K1이 K2의 카빈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2010년대 들어서 K2를 개량한 K2C1은 기존 접철식 개머리판 기능에 길이조절이 가능한 신축기능도 접목하여 사수의 체형에 맞게 길이조절이 가능하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