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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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천주(天主)는 가톨릭 교회에서 유일신을 일컫는 한자 표기이다. 오늘날에는 하느님이라는 표기를 더 자주 쓰지만, 폐기된 표기법은 아니다.

유례

중국에 가톨릭이 처음 소개되던 시절, 선교사 마태오 리치는 그리스도교의 유일신(Deus)을 한자어로 번역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사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냥 한자 신(神)으로 번역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리치는 결코 그렇게 번역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본래 한자 신(神)은 영혼, 귀신, 정령 등 '초자연적인 인격체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지, 서양의 Deus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1] 때문에 리치는 당시 중국에서 초월자를 일컫던 말인 '천주(天主)'를 번역어로 채택한다.[2]

또 다른 표기법

리치의 시대때 중국 가톨릭 교회에서는 천주 말고도 '천', '상제'라는 표현도 쓰였다. 다만 원칙적으로는 Deus의 번역을 '천주'로 하였고, 상제와 천을 허용하는 형태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천(天)

천은 본래 주나라에서 초월자를 일컫던 말이었으며, 논어나 맹자 등에서도 쓰이는 매우 유서깊은 '초월자의 호칭'이다.

" 하늘(天)이 나를 버리셨구나 !"

-< 논어 > 선진 -

{{하늘(天)이 뭇백성을 낳으셨다.
-< 시경 >-}}

{{맹자가 말했다 . “하늘(天)이 준 벼슬이 있고 사람이 준 벼슬이 있다 . 인, 의, 충, 신(信)의 마음과 선을 좋아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 는 마음은 하늘이 준 벼슬이다 . 공, 경, 대부 같은 것은 사람이 주는 벼슬이다. 옛사람들의 경우 하늘이 준 벼슬을 닦았기에 자연히 사람이 주는 벼슬도 따라 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하늘이 준 벼슬을 닦아서 사람이 주는 벼슬을 구하고, 일단 사람이 주는 벼슬을 얻고 나서는 하늘이 준 벼슬을 내팽개치는데 ,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결국은 사람이 주는 벼슬조차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맹자 > 고자 상 -}}

다만 천은 천주와는 달리 '범신론적 세계 질서'의 뉘앙스도 가지고 있었다. 이 단어는 그리스도교의 초월자가 가지는 특성을 왜곡할 수 있었기 떄문에, 리치는 천을 공식 번역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다만 후대에 하느님(天)이라는 표현은 인격적 초월자로서의 의미가 강화되어,[3]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한국 천주교회에서 '하느님(天)'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상제

이쪽도 천 못지 않게 한자문화권의 매우 유서깊은 표현이며, 조선인 중 천주교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한 이들 역시도 '상제'로 가장 많이 이해하였다. 다만 이쪽도 문제가 없는 표현은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상제는 도교의 옥황과 동일시되는 표현으로도 쓰였기 떄문이다. 물론 리치는 "천주는 상제이지만 옥황은 아님!"이라고 뜻을 분명하게 하였다.

주석

  1. 신은 Deus보다는 한자 영(靈)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때문에 과거에는 '성령'을 '성신'이라고 불렀다.
  2. 본래 천주는 불교에서 대자재천(시바)과 제석천(인드라)을 일컫던 말이었으나, 리치의 시대에는 불교적 색체가 빠져나가 '초월자'를 일컫던 말로 쓰였다.
  3. 이는 천주교보다 먼저 '하늘'을 초월자의 의미로 사용한 한국 개신교의 영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