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도

Vanya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5월 26일 (화) 22:05 판 (→‎주향)

개요

그냥 지도가 땅 위에 뭐가 있는지를 보여준다면, 지질도는 땅속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똑같은 모래밭이어도 한 곳은 밑에 단단한 화강암이 있고, 또 한 곳은 밑에 석회암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분이 건물을 짓고 싶다면 화강암이 있는 모래밭을 파야 할 것이고, 시멘트를 만들고 싶다면 당연히 석회암이 있는 모래밭을 파야 할 것이다. 땅속의 모습을 자세히 알면 이처럼 유용한 점이 많으므로 따로 조사해서 지도를 만드는데, 그 지도가 바로 지질도이다.

지질도를 작성할 때는 '문헌 조사 → 노두 조사[1] → 노선 지질도 작성 → 지질 평면도 작성 → 지질 단면도 작성 → 지질 주상도 작성' 순서로 한다.

지질도의 종류

노선 지질도

정해진 길을 따라가면서 겉에 드러난 암석의 종류와 구조를 표시한 것이다. 망치로 표본을 채집하기도 하면서 노두를 자세히 관찰하는 단계로,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을 느껴볼 수도 있다 카더라. 인디아나 존스는 지질학자가 아니라 고고학자일 텐데? 노선 지질도에는 지층의 경계선에 더하여 습곡과 단층 등 지형에 관한 정보도 써넣는다.

지질 평면도

지질도라 하면 이 문서에 나오는 것들 전부를 포함하지만, 좁게는 지질 평면도를 줄여서 지질도라 할 때도 자주 있다.[2] 노선 지질도를 여러 장 모아서 합치면 지질 평면도가 되는 것인데, 같은 암석끼리 연결하고 다른 암석끼리는 주향과 경사를 반영하여 경계선을 그어 주기만 하면 끝이다. 참 쉽죠?[3] 지질 평면도 단계까지도 지표에 드러난 암석과 지층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입체적인 지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지질 단면도와 지질 주상도를 붙여서 그릴 때가 많다 보니 지질 평면도를 지질도라 부르곤 하는 것이다.

지질 단면도

지질 평면도에 나타난 한 지점을 택하여 그린다. 주향에 직각이 되게 선을 긋고, 그 선이 등고선과 만나는 점을 단면도 상에 표시하면 완성이다. 그러면 그 선상의 지하 지층 분포와 지질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지질 주상도

지질 단면도를 이용하여 지층이 쌓인 순서를 알아낸 다음, 이를 기둥 모양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지층이 포함하고 있는 화석도 기호로 표시하므로 서로 다른 지역의 지층이 쌓인 순서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지질 단면도
지질 주상도














왼쪽의 지질 단면도를 보면 이판암이 가장 먼저 쌓이고 나서 응회암, 석회암, 사암이 순서대로 쌓인 지층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쌓인 순서만 고려해서 지질 주상도로 나타낸 것이 오른쪽 그림이다. 실제로는 이판암은 어두운 줄무늬, 석회암은 회색 벽돌무늬 같은 식으로 암석별 무늬도 정해져 있지만 위 그림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림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대한 여러분의 기여가 시급합니다.

지질 기호

일반적인 지도와는 사용하는 기호도 약간 다르다. 표에 나온 것들은 극히 일부로, 전제 지질 기호는 훨씬 많다. 주향과 경사 표시는 여러 경우를 예로 든 것으로, 주향과 경사에 대한 아래 설명을 읽고 나서 보면 어떻게 표시하는 것인지 이해될 것이다.

지질 기호.png

경사

지층 면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지층 면에 을 떨어뜨렸을 때 물이 흘러가는 방향이 경사면이다. 물론, 실제로 지질 조사를 할 때는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므로 '클리노미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경사와 주향을 한꺼번에 측정하지만, 원리는 같다. 표기할 때는 30˚NE나 45˚SW 같은 식으로 나타내고, 각각 북동쪽으로 30˚, 남서쪽으로 45˚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경사가 0˚나 90˚인 특수한 지층은 따로 경사를 표시하지 않고 수평층과 수직층 기호로만 나타낸다.

표시가 안 돼 있는 지질도에서 경사를 구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주향선을[4] 두 개 그리고 고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화살표를 그렸을 때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경사 방향이다. 이때 주향선 사이 수평 거리를 삼각형의 밑변이라 놓으면, 주향선 간의 고도 차이가 삼각형의 높이가 된다. 그러면 삼각형의 밑변 분의 높이가 경사각의 탄젠트값임을 이용해 경사각도 구할 수 있다.

주향

지층 면과 수평면의 교선, 즉 주향선이 가리키는 방향을 전문 용어로 주향이라 한다. 주향선이 북쪽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15˚ 돌아가 있으면 주향은 N15˚E라 하는 식이다. 이때 북쪽은 정북 쪽을 기준으로 해야 하지만 클리노미터의 자침은 자기장북극인 자북을 가리키게 되어 있다. 만약 편각이 5˚W라면 '자기 북극'인 자북이 '진짜 북극'인 진북에서 5˚만큼 서쪽에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 예시의 주향도 자북에서 동쪽으로 15˚였지, 진북에서는 10˚만 동쪽에 있으므로 N10˚E로 바로잡아 주어야 정확하다.

주향이 정북이나 정남 쪽일 때는 NS라고만 하고, 정동이나 정서 쪽이면 EW라고만 한다. 지질 기호 단락의 표에서 제일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가 그러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경사와 주향은 항상 수직을 이룬다. 그러니 위 사례에서처럼 주향이 N10˚E라면 경사는 NW나 SE로밖에 나올 수 없고, 둘 중 어느 쪽인지는 높이를 비교하여 판단한다. 역으로, 위 설명이 너무 어렵다면 경사를 먼저 구해 놓고 주향을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표시가 없는 지질도에서 주향을 알아낼 때는 지질도 위에 주향선을 그려 보면 된다. 같은 높이의 등고선이 특정 지층 경계선과[5] 만나는 두 점을 연결하면 주향선이 된다. 이 경우에는 편각을 따질 것 없이, 주향선이 지질도 상의 방위 표시(4자 모양 기호)에서 북쪽과 비교해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만 읽어주면 주향이 된다.

각주

  1. 암석이 지표에 드러나 있는 것을 노두라 한다. 쉽게 말해 현장 조사라 할 수 있다.
  2. 이 문서에서는 혼동을 피하고자 지질 평면도와 지질도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3. 사실 주향과 경사를 판단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래 단락의 설명을 읽고 나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느낄 것이다.
  4. 바로 아래 단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경사를 설명할 때 주향선이 나오기 때문에 교과서에서는 주향을 먼저 다루지만, 경사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므로 여기서는 경사부터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5. 지형 전체가 나타나 있을 때는 지형 경계선이 폐곡선으로 나타나므로 하나밖에 없지만, 일부만 나타나면 경계선이 여럿 있을 수 있다. 양쪽이 잘린 지층은 경계선이 위아래로 나타나는 식이다. 그럴 때는 위든 아래든 경계선 하나만 골라서 등고선과 비교해야 한다.